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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이순신 장군을 따라가는 통영 역사 기행

'삼도수군통제영'서 따온 '통영' 곳곳엔 그때 역사…그림 같은 다도해 풍광도 함께

2020.06.09(Tue) 09:00:00

[비즈한국] ‘동양의 나폴리’ 통영은 곳곳에 이순신 장군의 흔적이 남아 있는 역사 도시이기도 하다. 통영이란 이름 또한 임진왜란 당시 통영 한산도에 있던 ‘삼도수군통제영’에서 유래되었다. 이순신 장군은 삼도수군통제사로 통제영을 이끌었다. 통영에는 여전히 그 무렵 역사를 간직한 유적들이 곳곳에 있다. 

 

삼도수군통제영의 객사로 쓰였던 세병관, 선조가 세운 이순신 장군 사당 충렬사, 그림 같은 다도해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달아공원과 아름다운 야경을 자랑하는 통영 운하까지. 역사와 자연, 사람이 어우러진 여행길이 이어진다. 

 

‘동양의 나폴리’ 통영은 아름다운 항구 도시이자 곳곳에 이순신 장군의 흔적이 남아 있는 역사 도시다. 달아공원에서 내려다본 다도해의 낙조. 사진=구완회 제공

 

#한산도에서 확인하는 조선 수군의 저력

 

이순신 장군을 따라가는 통영 여행의 출발은 한산도다. 통영에서 배를 타고 30분이면 도착하는 아름다운 섬. 배에서 내려 해안길을 1km쯤 걸어가면 삼도수군통제사의 중심 건물 제승당이 보인다. 지금은 충무공 이순신을 모시는 사당인 제승당의 원래 이름은 운주당이었다. 이순신 장군이 머물면서 참모들과 밤늦도록 작전 회의를 열던 곳이다. 이곳이 제승당으로 바뀐 것은 영조 16년(1740). 운주당은 사라지고 터만 남은 이곳에 유허비를 세우고 제승당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현재의 건물은 1930년대에 새로 지은 것이란다.

 

삼도수군통제사의 중심 건물 제승당. 본래 이름은 운주당으로, 이순신 장군이 머물면서 참모들과 밤늦도록 작전 회의를 열던 곳이다. 사진=구완회 제공

 

제승당 안으로 들어가니 널찍한 실내에 당시 전투를 그린 그림들과 함께 ‘현자총통’, ‘지자총통’이라는 이름이 붙은 화포들이 보인다. 이 무기들은 조선 수군 승리의 1등 공신이다. 당시 일본 수군의 주력 무기는 육군과 마찬가지로 조총이었다. 하지만 조총은 사정거리가 짧고 힘이 약해 조선의 주력 군함이었던 판옥선을 뚫을 수 없었다. 반면에 화포는 먼 거리에서도 일본 배들을 부수었다. 여기에 이순신 장군의 뛰어난 전략과 용맹한 군사들이 더해져 ‘23전 23승’이라는 기적 같은 신화를 이룩한 것이다. 

 

제승당 앞 수루에 오르니 한산도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로 시작하는 시조 속 바로 그 수루다. 사진=구완회 제공

 

제승당 앞 수루에 오르니 한산도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로 시작하는 시조 속 바로 그 수루다. 물론 당시의 건물은 아니지만 그 시절 분위기가 그대로 느껴지는 듯하다. 이 바다에서 한산도 대첩이 벌어졌고, 왜군은 60척 가까운 군함과 1만에 가까운 병사를 잃었다. 일본이 다시는 조선의 바다를 넘보지 못할 만큼 큰 승리였다. 한산도 대첩이 고구려 을지문덕의 살수대첩, 고려 강감찬의 귀주대첩과 함께 우리 역사의 3대 대첩으로 손꼽히는 까닭이다. 

 

#세병관, 충렬사, 그리고 달아공원 낙조

 

한산도를 나온 역사 기행은 통영 시내에 한복판의 세병관으로 이어진다. 정면 9칸, 측면 5칸의 세병관은 여수 진남관과 더불어 조선시대 목조 건물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삼도수군통제영의 객사로 쓰였는데, 지금 건물은 임진왜란이 끝나고 6년 뒤에 세워진 것이다. 비록 이순신 장군 사후에 지어진 건물이지만 그 무렵 통제영의 규모를 짐작하게 해 준다. 

 

삼도수군통제영의 객사로 쓰인 세병관은 여수 진남관과 더불어 조선시대 목조 건물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사진=구완회 제공

 

세병관에서 1km쯤 떨어진 충렬사는 임진왜란 8년 후 선조의 명령으로 세워진 사당이다. 이순신 장군을 모신 사당이야 전국 여러 곳에 있지만, 여기야말로 ‘국가 공식 사당’이라 할 수 있겠다. 홍살문과 정문을 지나 가장 안쪽의 내삼문을 지나면 장군의 영정을 모신 정당이 나오는데, 여기서는 지금도 봄가을이면 전통 제례를 지낸단다.​

 

이순신 장군을 모신 충렬사(위). 장군의 영정을 모신 정당에서는 지금도 봄가을에 전통 제례를 지낸다. 사진=구완회 제공

 

이쯤이면 통영의 이순신 장군 유적을 대부분 둘러본 셈이다. 기왕 통영까지 왔으니 좀 더 여행을 계속해볼까? 그렇다면 다도해를 배경으로 떨어지는 아름다운 낙조를 볼 수 있는 달아공원으로 가보자. 여기서는 저도, 송도, 학림도, 추도에서 멀리 욕지도까지 수십 개의 섬을 한 눈에 볼 수 있으니. 공원에는 섬 이름이 적혀 있는 대형 지도가 있어 아이와 함께 실물과 하나씩 짝지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달아’는 이곳 지형이 코끼리 어금니를 닮아 붙은 이름이란다.

 

달아공원에서 일몰을 본 뒤에는 통영 운하의 야경이 좋다. 통영은 시내를 가로지르는 운하 덕분에 ‘동양의 나폴리’라는 별명을 얻었다. 코로나19 탓에 하늘길이 끊긴 마당에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니 더욱 좋을 듯하다. 

 

<여행정보>


한산도 제승당

△위치: 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면 한산일주로 70

△문의: 055-254-4481

△관람 시간: 09:00~18:00(3~9월), 09:00~17:00(11~2월), 연중무휴

 

세병관

△위치: 경상남도 통영시 세병로 27 

△문의: 055-645-3805

△관람 시간: 09:00~18:00(3~9월), 09:00~17:00(11~2월), 연중무휴

 

충렬사

△위치: 경상남도 통영시 여황로 251

△문의: 055-645-3229

△관람 시간: 09:00~18:00, 연중무휴

 

달아공원

△위치: 경상남도 통영시 산양읍 산양일주로 1115

△문의: 055-650-0580(통영시 관광안내소)

△관람 시간: 24시간, 연중무휴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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