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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채권 98% 탕감" 투명치과 원장 회생 신청에 환자들 반발

강 원장 "파산 대신 채무 조금이라도 변제하려" vs 환자들 "기각해 추가 피해 막아야"

2020.07.15(Wed) 19:27:52

[비즈한국] 환자 수백 명에게 선금을 받고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먹튀​ 논란’에 휩싸인 강 아무개 투명치과 대표원장이 지난 4월 법원에 일반회생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진료비 채무 311건을 포함한 회생채권 98%를 탕감하는 게 핵심인데, 진료비를 돌려받지 못한 환자들이 이를 기각해달라며 반발하고 있다.

 

2018년 서울 압구정 가로수길에 자리했던 투명치과의원. 사진=박정훈 기자

 

#강 아무개 투명치과 원장 회생절차 개시명령 신청

 

비즈한국이 강 원장의 채권자로부터 입수한 회생절차개시신청서에 따르면 강 원장은 지난 4월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개시 결정을 구하는 신청을 냈다. 진료비 등 담보물이 없는 회생채권 149억 7774만 원 중 98%(146억 7819만 원)를 탕감하고 나머지 채권을 자산 매각 대금과 급여소득으로 변제하는 게 핵심이다. 강 원장은 담보채무액이 10억 원(무담보 5억 원)을 초과해서 개인회생이 아닌 일반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신청서에 따르면 올 4월 기준 ​강 원장의 ​채무는 218억 3097만 원. 은행 대여금 등 담보물 있는 채권(회생담보권) 44억 9500만 원과 대여금, 보증, 진료비를 포함한 상거래 채무 등 담보물 없는 채권(회생채권) 149억 7774만 원, 체납 세금 21억 1000만 원, 직원 미지급 급여 및 퇴직금(공익채권) 2억 4822만 원 등이다. 4월 기준 진행 중인 진료비 반환소송은 총 311건으로 관련 채무액이 21억 612만 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자산과 향후 발생하는 급여소득으로는 앞선 채무를 변제할 수 없다는 게 강 원장 주장이다. 강 원장이 보고한 4월 기준 보유 자산은 2019년 6월 법원 임의경매 개시결정이 내려진 서울 성동구 소재 ‘갤러리아포레’ 자택(감정가 43억 3000만 원)과 부동산담보신탁 수익증권 20억 원을 포함해 총 73억 4100만 원이다. 강 원장은 4월 15일부터 서울 마포구 소재 A 치과에서 월 급여 500만 원을 받는 봉직의로 근무를 시작했다며 향후 급여소득을 같은 금액으로 내다봤다.

 

강 원장은 “환가 가능한 자산이 73억 4100만 원 남짓한 반면 갚아야 할 채무가 이를 초과하는 상태”라며 “소유 부동산과 매월 받는 급여 수입만으로는 채권자의 상환요청 및 이자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파산의 원인이 이미 생겼다고 할 수 있음으로 채무자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 정한 회생절차를 신청할 수 있다”고 신청서에 적었다.

 

강 원장은 환자 진료비를 포함해 담보물이 없는 회생채권 149억 7774만 원 중 98%(약 146억 7818만 원)를 탕감받고, 잔여 회생채권을 포함한 전체 채권을 자산 매각대금과 향후 급여소득으로 변제하겠다고 밝혔다. 경매 절차가 아닌 조기 매각으로 부동산 처분 가치를 높이고, 월 500만 원 수준의 급여소득으로 향후 10년간 총 3억 7920만 원의 채무를 변제하겠다는 것이다.

 

강 원장은 신청서에서 “채무자가 회생되지 않고 파산에 이르게 된다면 지금까지 채무자가 연마해온 전문지식이 사장될 뿐만 아니라 채무자의 가족도 국가에 경제적 지원을 요청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하는 등 사회 경제적으로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며 “회생절차를 진행하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제 가격에 처분해 변제하고, 채무자의 급여소득 등 부단히 노력해 얻은 수입으로 채권액 일부라도 상환할 수 있는 기회와 여건을 부여한다면 채권자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채무자에게는 제2의 인생 출발의 기회가 될 수 있으라 생각된다”고 밝혔다.

 

#“​회생절차 기각해 추가 피해 막아야”​ 투명치과 환자 11명 법원에 공동탄원서 제출

 

진료비를 돌려받지 못한 투명치과 환자 채권자 11명은 회생 신청을 기각해달라며 6월 24일 법원에 공동탄원서를 냈다. 이들은 회생절차 신청서에 기재된 자산과 소득활동에 심각한 오류가 있고, 그간의 병원 경영활동과 상습적인 채무불이행 등을 고려했을 때 강 원장의 회생절차가 받아들여질 경우 추가 피해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A 치과에 확인해보니 현재 강 원장은 근무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치과의사의 월 수입은 1주 3일 근무 기준 1022만 원인데 5일 근무하면서 500만 원밖에 받지 않는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며 “채무자(강 원장)는 2009년~2010년 현금매출을 신고하지 않는 방식으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50억 원을 선고받았다. 채무자가 그동안 자산을 담보로 빌린 돈만 해도 200억이 훌쩍 넘는데 그 큰돈을 어디에 사용했고 왜 목돈이 필요했는지 알 수 없다”고 탄원서에 적었다.

 

탄원서를 제출한 한 채권자는 “강 원장은 계속 최선을 다해 환자들을 치료한다고 했지만 제대로 치료받은 사람은 거의 없다. 새롭게 문을 연 치과는 코로나19를 핑계로 문을 닫고 폐업 절차에 들어갔다. 진심 어린 사과와 보상은커녕 문제를 제기한 피해자들에게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메시지를 보냈다”며 “이런 와중에 잘못된 사실로 회생 신청해 채무를 탕감하려는 것이 원통해 다른 채권자들과 공동탄원서를 제출했다. 잘못에 대한 인정과 사과, 그리고 의사직 박탈이 필요하지만 채권자들의 피해를 고려해 영업 활동으로 채무를 갚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원장 측 관계자는 환자 탄원 내용에 대해 “과거 대여금은 20명에 달하는 의사와 직원 봉급, 건물 임대료, 재료대, 기공료 등으로 사용됐다. 강 원장의 모든 재산은 경매가 진행되고 있고, 집안의 집기물까지 유체동산 압류 및 추심되었기 때문에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집을 나오게 되면 법원에서 인정해주는 최저 임차보증금도 확보하지 못해 주거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무담보 신용채권은 강 원장이 벌어서 갚아야 하는데 현재 여건상 이마저도 한계가 있다. 이런 큰 사고가 난 의사를 고용해줄 곳이 마땅히 없고, 고용한다고 해도 진료를 맡길 수는 없어, 지금 근무하는 치과에서도 의사로서 인정되는 기본급여도 지급받지 못한다고 한다. A 치과 봉직의로 근무하면서 환자들로부터 치과에 항의 전화가 와서 고용주인 대표 원장이 강 원장을 계속 고용할지를 고민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강 원장은 무사히 회생절차를 밟을 수 있을까.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법원은 신청이 성실하지 않거나 회생절차를 밟는 게 채권자 일반의 이익에 적합하지 않을 경우 회생절차개시신청을 기각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강 원장 측이 부채상환계획을 기반으로 향후 제출하게 될 회생계획안은 채권액 기준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이상,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엄정숙 법도 종합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기본적으로 회생은 채권자 동의요건을 충족해야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회생 인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채권자의 의견도 반영되는데, 강 원장의 실제 수입이 월 500만 원인지, 숨겨놓은 재산이 없는지 등 채권자 의견의 진위를 살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손해배상 청구나 진료비 반환소송을 진행하는 환자 중 이런 의심을 가졌다면 법원에 가족들 명의의 재산이 무엇이 있는지를 법원에 요청해 확인하고, 채무자의 채무 발생시기와 부동산 등 자산 취득 시기를 비교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이 과정에서 대여금을 가족에게 빼돌린 것이 확인된다면 사해행위 취소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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