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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세 경영시대] 주가 하락하자 지분 증여, 애경그룹 3세 승계 시작?

채형석 부회장 장남 채정균에 지주사 지분 대거 증여…업계 관계자 "아직 유학중이고 어려"

2020.09.17(Thu) 17:08:07

[비즈한국] 애경그룹 2세 채형석 AK홀딩스 총괄부회장과 채동석 애경산업 부회장이 보유하던 AK홀딩스 주식 일부를 자녀에게 증여했다. 이번 증여는 AK홀딩스 주가가 급락한 시기에 이뤄져, 3세들은 수십억 원에 달하는 증여세를 절감하게 됐다. 재계에서는 애경그룹 3세 승계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 해석한다. 

 

서울 마포구 애경 본사 건물. 사진=이종현 기자

 

8월 11일 AK홀딩스는 채형석 총괄부회장이 보유주식 25만 주를 장남 채정균 씨에게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채동석 부회장은 보유주식 가운데 24만 주를 두 딸 채문경 씨와 채수경 씨에게 12만 주씩 증여했다. 채정균 씨의 AK홀딩스 보유 주식 수는 2만 608주에서 27만 608주(2.08%)로 증가했으며, 채문경 씨와 채수경 씨의 보유 주식도 1만 4099주에서 13만 4099주(1.01%)로 각각 늘었다. 

 

#이스타 인수 무산 뒷처리와 오너리스크가 과제

 

애경그룹은 지난해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새로 지정(58위)​된 후 올해 두 단계 떨어진 60위를 기록했다. 화장품, 백화점, ​화학, 항공운송 등을 주요사업으로 다루는 만큼 올해 상반기부터 이어진 코로나19로 전방위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애경그룹을 이끄는 건 고 채몽인 창업주의 부인인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과 2세들 3남 1녀다. 첫째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 둘째 채은정 애경산업 부사장, 셋째 채동석 애경산업 부회장은 경영 전면에 있다. 막내 채승석 애경개발 전 사장은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기소돼 경영에서 물러났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왼쪽)과 현재 그룹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장남 채형석 총괄부회장. 사진=비즈한국 DB, 연합뉴스

 

채형석 총괄부회장은 2006년 11월 그룹 총괄부회장 겸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후 그룹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채 총괄부회장은 항공업에 관심이 많은 만큼 지난해부터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 인수에 연이어 뛰어들면서 사업 확장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 등의 악재로 두 차례 인수전에서 별다른 성과 없이 철수를 결정했다. 

 

특히 이스타항공과는 계약금 반환과 관련해 법정 공방을 벌여야 하는 등 남은 과제가 많아 시장에서의 신뢰를 잃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6월 초 채 총괄부회장은 “애경도 같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이스타항공 인수를 우려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체불임금을 갚으라고 요구하면서 M&A를 중단시켰다

 

9월 10일에는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채 전 대표는 1994년 애경그룹에 입사한 뒤 계열 광고회사 애드벤처 차장과 애경개발 전무를 거쳐 2005년 애경개발 대표로 부임했다.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지난해 11월 사의를 표명했으며 올해 7월 열린 첫 공판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지분 넘겨받은 3세…채 부회장 장남 94년생 ​채정균 주목

 

채형석 총괄부회장은 슬하에 1986년생 문선 씨, 1990년생 수연 씨, ​1994년생 정균 씨 등 2녀​ 1남을 두고 있다. ​이번 증여로 채 총괄부회장의 장남 채정균 씨가 개인 가운데 6대 주주로 부상했다. ​채정균 씨는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가운데서도 지분율이 크게 늘어 유력한 3세 경영 승계자로 주목을 받게 됐다. 

 


채형석 총괄부회장의 장녀인 채문선 씨는 일찍이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미국 맨해튼음악대에서 성악을 공부한 채문선 씨는 애경그룹 계열사가 아닌 타 소비재 관련 기업에서 실무경험을 쌓은 뒤 2013년 1월 애경산업 마케팅부문 마케팅기획파트 과장으로 발령받았다. 같은 해 7월 고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의 장남 이태성 세아홀딩스 전무와 결혼한 뒤 현재는 그룹 경영에서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다. 둘째 딸 채수연 씨는 2016년 4월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장녀 정성이 이노션 고문의 아들 선동욱 씨와 결혼했다. 

 

한편 애경 오너 일가는 이달 초를 주가의 저점이라고 판단해 지분 증여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 주가는 2015년 3월 주당 11만 원을 돌파했다가 올해 3월에는 1만 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증여가 이뤄진 이달 초에는 1만 7000원 선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로 실적 부진이 이어진 데다 이스타항공 인수 무산까지 터진 영향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1세와 2세가 함께 그룹을 경영하는 만큼 본격적으로 3세 경영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 유의미한 지분율 변동을 보인 채정균 씨도 나이가 어리고 해외에서 공부 중인 걸로 알려져 있다. 돌아와서 경영 수업을 받게 된다면 추후 지분율과 경영 승계 구도에 변동이 생길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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