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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상 받은 전자식 마스크, 마스크 아닌 '휴대용 공기청정기'?

LG전자, 4개월째 식약처 '의약외품' 인증 못받아 해외서만 판매…'마스크형 공기청정기'로 파는 곳도

2021.01.15(Fri) 16:41:47

[비즈한국] 공기청정 기능이 담긴 ‘웨어러블 전자식 마스크’가 우리나라에서 결국 마스크라는 이름 대신 공기청정기 이름을 달고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마스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가장 먼저 인증을 신청한 LG전자가 아직도 인증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임상시험을 통해 안정성 등이 완벽히 인증되지 않는 한 식약처 허가는 계속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LG전자 퓨리케어 전자식 마스크. 이 제품은 일회용 마스크와 달리 충전식 제품으로 재사용이 가능하다. 마스크 앞면에 교체 가능한 헤파필터(H13 등급)를 2개 달았다. 0.3㎛(마이크로미터·1㎛는 100만 분의 1m) 크기의 초미세먼지를 99.95%까지 걸러준다. 필터에 있는 초소형 팬으로 공기 흡입을 쉽게 한다. 2시간 충전하면 최대 8시간을 쓸 수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우리나라는 약사법에 따라 마스크를 의약외품으로 분류한다. 기존에는 수술용·보건용 마스크만 의약외품으로 인정됐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말 차단용’ 마스크도 의약외품에 포함됐다. 의약외품 마스크 지정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결정한다. 의약품 통합 정보 시스템 ‘의약품안전나라’에 따르면 국내 허가된 의약외품 마스크는 총 4526건으로 확인됐다.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왔던 2020년 1월 20일 이후에 허가된 마스크만 3400건에 달한다. 

 

전체 의약외품 마스크의 75%가 2020년 1월 20일 이후 식약처 허가를 받을 만큼 활발하지만, 웨어러블 마스크에 대한 허가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LG전자는 2020년 7월 ‘LG 퓨리케어 전자식 마스크’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일회용 마스크와 달리 충전해서 사용하는 전자 제품이다. LG전자는 CES2021에서 전자식 마스크로 혁신상을 받았다. 

 

앞서 LG전자는 제품 공개 한 달 전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전파 인증을 받았다. 전자 제품은 전파 인증을 받아야 시중에 판매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LG전자는 2020년 9월 식약처에 전자식 마스크의 판매 승인을 신청했다. 국내 시장에 ‘마스크’로 판매하려면 식약처 승인이 필수인 데다가 사후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해가 바뀌어도 전자식 마스크의 승인 여부는 감감무소식이다. 통상 의약외품 허가 처리 기한은 근로일 기준 55일이다. 새로운 물질이 함유된 제품일 경우 70일을 기한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기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식약처 승인은 떨어지지 않았다. 

 

국내 판매가 미뤄지자 LG전자는 현재 홍콩, 대만, 이라크, 두바이, 인도네시아 등에 퓨리케어 전자식 마스크를 판매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연세세브란스병원의 의료진이 LG전자로부터 제품 2000대를 기부받아 사용 중이다. 

 

대현엔텍의 웨어러블 공기청정 마스크는 마스크형 공기청정기로 판매 중이다. 사진=대현엔텍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화면 캡처


이 같은 상황에 중소기업 ‘대현엔텍’의 경우 CES2021에서 공개한 웨어러블 공기청정 마스크를 우리나라에서는 ‘마스크형 공기청정기’로 판매 중이다. 이 제품은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사용을 승인 받았지만, 식약처로부터 마스크 허가를 받지 못해 국내에서는 마스크로 판매될 수 없다. 대현엔텍 관계자는 식약처 인증에 대해 “아직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현재 웨어러블 마스크는 전 세계에서 현재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다. LG전자와 대현엔텍 외에도 CES2021에 공개된 글로벌 기업들의 웨어러블 마스크가 꽤 있다. 삼성전자 사내 벤처 육성프로그램 C랩 인사이드 소속인 에어포켓은 ‘스마트 마스크’를 CES2021에 출품했다. 게임용 PC·주변기기 전문업체 레이저(Razer)도 미래형 스마트 마스크 콘셉트를 공개했다. 에어팝은 센서를 부착해 착용자 상태를 분석하는 스마트 마스크를 선보였다. 

 

그러나 식약처의 전자식 마스크 판매 승인 여부는 미지수다. 식약처는 민원 신청 및 검토 진행 중인 사항에 대해서는 외부에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분간 판매되는 전자식 마스크는 ‘마스크’ 이름을 달지 못한 채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된 제품이라면 식약처가 쉽게 승인을 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허가가 어려울 수 있다. 안정성과 같은 측면에서 임상 연구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면서도 “일회용 마스크는 비용 문제뿐만 아니라 환경 문제까지 야기할 수 있으므로 재활용·재사용이 가능한 전자식 마스크의 출현은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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