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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독주' 올리브영, 입점 브랜드 속은 타들어가는 까닭

올리브영, 팬데믹 불구 매장 수 증가…수익성 낮고 수출 후광효과도 예전만 못해

2021.03.26(Fri) 10:03:53

[비즈한국] 헬스&뷰티(H&B) 시장이 사실상 올리브영의 독주로 재편되면서 입점 브랜드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올리브영 입점’이 전처럼 수출에 주요한 간판으로 작용하지 않는 분위기인 데다 높은 수수료만큼 매출이 나오지 않는다는 불만 때문이다. 신규 브랜드의 경우 입점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는 “H&B 매장은 브랜드사와 함께 살아남을 길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명동에 위치한 올리브영 매장. 사진=이종현 기자

 

코로나19로 화장품 업계도 온라인 전환에 가속도가 붙으며 H&B 시장이 정체기를 맞았다.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던 유통 대기업들의 H&B 매장도 지난해에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각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롭스’ 매장은 2019년 말 129개에서 작년 말 101개로 줄었으며, 같은 기간 GS리테일의 ‘랄라블라’는 140개에서 124개로 줄었다.

 

반면 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장 수가 13개 늘어, 2020년 말 기준 1259개의 매장 수를 유지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산업군의 오프라인 매장이 타격을 입은 가운데 오히려 매장 수를 늘린 것이다. 현재 전국의 올리브영 매장 수는 롭스와 랄라블라 매장 수를 더해도 5배 이상 많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매장 수에 대한 특별한 전략이 있진 않다. 현재 주력하는 부분은 전국 오프라인 매장 망과 자사 온라인몰을 결합하는 O2O(Online to Offline) 시너지 강화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온라인몰 구매 상품을 배송지와 가까운 매장에서 당일 배송하는 ‘오늘드림’ 서비스에 소비자가 호응했다. 온라인 채널의 성장률이 높지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인 상황은 아니다. 올리브영은 기본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개별 브랜드사 사이에선 전체 H&B 시장이 작아졌기 때문에 입점으로 인한 이점이 줄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올리브영에 입점해 있는 한 브랜드 관계자는 “예전에는 올리브영에 입점한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레퍼런스가 됐다. 수출 시 바이어에게 ‘우리는 올리브영에 입점한 브랜드’라고 소개할 수 있는 한 줄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이 레퍼런스의 영양가가 높지 않다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나온다. 과도한 비용을 내고도 얻는 게 없으니 확실히 1~2년 전보다 올리브영 입점에 관심이 식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브랜드사의 가장 큰 고민은 ’올리브영 입점으로 무엇을 얻을까‘이다. 브랜드사들은 “올리브영 입점 브랜드 중 순이익을 내는 브랜드는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았다. 앞서의 입점 브랜드 관계자는 “행사 달에는 더더욱 손실 폭이 커진다. 행사를 하는 건 행사를 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매출이 나오는 브랜드로 만들기 위함이지만 그렇게 연결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점 브랜드 관계자도 “올리브영은 수년 전부터 수익 개선을 위해 유통 마진을 인상해왔다. 카테고리마다, 브랜드마다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유통 마진 50%와 물류비, EDI 사용료 등의 수수료가 10% 내외로 책정된다. (기본 유통 마진은 매입가 기준, 수수료는 판매분 기준이다) 공정거래법상 유통 마진 인상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이전에 비용을 받지 않던 작은 부분까지 비용에 추가되는 식으로 계약서가 수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국적으로 배치된 올리브영의 오프라인 매장에 제품이 입점됐을 때의 파급력은 여타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사이트에 비교해 여전히 크다. 그 때문에 계속해서 많은 신규 브랜드가 입점을 고민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규 브랜드가 입점하려면 현재 올리브영에 입점돼 있는 브랜드를 매출, 인지도 면에서 앞질러야 하는데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브랜드존이 아닌 단품의 경우는 더더욱 경쟁이 치열하고 입점 후 바로 성과를 내야만 하는 구조다. 롭스, 랄라블라 등 타 H&B 매장에서 성과를 낸 다음에 오라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해당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어떤 반응을 얻고 있는지, 내부적으로 추구하는 전략이나 방향성이 우리와 부합하는지, 실제 입점 시 상품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는지 등 다방면의 항목에서 꼼꼼하게 체크하고 있다. 고객이 ‘올리브영에 입점된 브랜드나 상품은 믿을 만 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2021년 (화장품 분야의) 핫한 유통 채널은 SNS와 라이브커머스다. 이 말은 반대로 오프라인 채널은 모두 어렵다는 뜻이다. 올리브영은 CJ라는 대기업을 등에 업고 있기 때문에 온·오프라인 전환을 통해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브랜드사와 함께 성장해야 H&B 스토어의 성장도 의미가 있다. 과도한 수수료 문제는 예전부터 지적돼 온 부분인 만큼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입점으로 인한 후광효과도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H&B 업계가 브랜드사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갈 수 있는 길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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