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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수' 홍남기·이주열, 바닥 쳤던 경제 성적 살아나나

정치권 영향에 못 펼쳤던 소신…경기 살아나며 막판 성과에 기대감

2021.04.02(Fri) 12:41:52

[비즈한국] 우리나라 경제를 이끄는 양대 수장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모두 역대 최장 기간 기재부와 한은을 지휘하고 있다. 2018년 12월 11일 취임한 홍 부총리는 2일 현재 재임기간이 844일로, 이명박 정부 시절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이 세웠던 842일을 넘어섰다. 이 총재는 2014년 4월 1일부터 7년째 한은을 이끌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10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조폐공사 등 종합국정감사를 앞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이주열 총재는 문재인 정부에서 연임에 성공하며 사실상 첫 연임 총재에 이름을 올렸다. 기재부와 한은을 가장 오래 지휘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역대 위기로 인해 두 수장 모두 경제 성적은 신통치 않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으로 경제 심리가 다소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어 두 수장의 임기가 대미로 장식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홍남기 부총리는 취임 후 ‘홍백기’ ‘홍패싱’으로 불리는 수난을 겪었다. 부동산 정책을 추진할 때는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에게 밀렸고, 금융정책에서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에게 주도권을 내줬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등 여러 정책들에 반대 목소리를 냈지만 결국 모두 백기를 들었다.

 

경제 성적도 시원치 않다. 홍남기 부총리 취임 전인 2018년 2.9%였던 경제성장률은 취임 1년 차인 2019년에 2.0%로 하락했고, 지난해에는 -1.0%까지 떨어지며 외환위기였던 1998년(-5.1%) 이래 첫 역성장을 기록했다. 취업 상황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다. 지난해 취업자 수는 1년 전에 비해 21만 8000명 감소하면서 1998년(-127만 6000명) 이래 가장 큰 감소를 기록했다. 이러한 취업자 수 감소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가격은 큰 폭으로 뛰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홍 부총리가 취임하기 전보다 12.9% 상승했으며, 특히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같은 기간 20.1% 올랐다. 홍남기 부총리가 지난해 신년사에서 “경기 회복의 흐름을 보여주리라 전망된다”며 “일자리를 확충하고 사회안전망을 보강하겠다”고 밝힌 것과 정반대 성과였다. 

 

이주열 총재는 1977년 한은 입행 뒤 부총재 퇴직 후 2년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고문으로 일한 기간을 빼고 42년째 한은에 몸담고 있다. 한은 직원 중에서 역대 최장 근무 기록이다. 이 총재는 1977년 김성환 전 총재 이후 44년 만에 연임에 성공한 총재지만, 1998년 이전엔 한은 총재가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이 아니었던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첫 연임 총재로 평가된다.

 

이주열 총재는 2009년 4월 부총재로 첫 기준금리 결정에 참석한 이래 104회 기준금리 회의에 참석했다. 부총재로는 36회, 총재이자 금통위 의장으로는 68회 기준금리 회의에 자리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 의장으로 참석한 68번의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9번, 인상은 2번 결정했다. 이 총재 취임 당시 2.5%이던 기준금리는 현재 0.5%로 떨어진 상태다.

 

이주열 총재는 통화당국을 이끌고 있지만 한은 독립성을 크게 지켜내지는 못했다는 평을 받는다. 부동산을 통한 경기 부양을 추진하던 박근혜 정부의 유무형 압박에 한은은 기준금리를 6차례 낮췄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이 부동산 안정을 이유로 기준금리 인상을 압박했고 한은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하지만 이후 코로나19로 경기가 악화되자 정부 여당에서 기준금리 인하로 방향을 선회했고 한은 통화 정책 방향은 인하로 돌아섰다.

 

부동산 정책실패와 낮은 기준금리로 인해 ‘빚투’‘영끌’이 급증하면서 가계부채는 지난해 말 1726조 1000억 원으로 1년 전에 비해 7.9% 늘었다. 이 총재가 지난해 신년사에서 “가계부채 누증, 취약가구 채무상환 능력 저하 등을 면밀히 점검·분석하고 대응방안 모색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결과는 더욱 나빠진 셈이다. 

 

홍 부총리는 당분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이고, 이 총재는 임기가 앞으로 1년 남아있다는 점에서 막판에 성과를 거둘 여지가 남아있다. 특히 최근 경기가 다소 살아날 기미를 보이는 점이 두 경제 수장에게는 희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전산업생산지수는 전월 대비 2.1% 오른 111.6으로 관련 통계가 나온 2000년 1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3월 수출은 1년 전에 비해 16.6% 오른 538억 3000만 달러로 5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3.3%로 올렸고, 국제통화기금(IMF)은 3.1%에서 3.6%로 상향조정하는 등 회복세에 대한 기대를 보였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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