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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IMF의 한국 성장률 상향조정…알고 보면 속 빈 강정?

G20 국가 중 하위권, 백신 접종으로 경제 정상화 전제로 한 것이라 현실화 의문

2021.04.23(Fri) 15:33:12

[비즈한국] 우리나라 경제의 두 축인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을 이끄는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이주열 한은 총재가 올해 3%대 중반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연일 강조하고 나섰다. 3%대 중반 성장 자신감에는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 성장률을 3% 중반으로 상향조정한 점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OECD와 IMF 성장률 전망치 조정에서 한국 성장률은 다른 국가, 특히 주요 20개국(G20) 중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통한 일상생활 회복과 경제 회복을 전제로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자영업자의 폐업이 늘어가는 가운데 올해 2월 서울 중구 한 화장품 판매 전문점이 폐업정리 현수막을 걸고 할인 판매를 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홍남기 직무대행은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올해 성장률과 관련해 “회복 흐름세가 이어져서 올해 3%대 중반 성장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며 “백신 보급 영향으로 글로벌 경제가 많이 회복세”라고 말했다. 앞서 이주열 총재도 15일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3%대 중반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며 “올해 1분기를 지나 몇 달 간의 움직임을 볼 때 3%대 중반은 얼마든지 충분히 가능한 숫자”라고 밝혔다.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조기 확보에 실패하면서 코로나19 장기화와 이에 따른 경기 회복 둔화 우려가 커지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특히 홍 직무대행과 이 총재의 ‘3%대 중반 성장’은 기재부나 한은이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보다 높다. 기재부는 올해 성장률을 3.2%로 전망했고, 한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3.0%다. 

 

홍남기 직무대행과 이주열 총재가 경기 회복 부진에도 기재부나 한은 전망치보다 높은 3%대 중반 성장을 내세운 건 OECD와 IMF가 우리나라 성장률을 3%대 중반으로 상향조정한 데 따른 것이다. OECD는 지난해 12월 2.8%로 전망했던 우리나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올 3월에 3.3%로 0.5%포인트 상향조정했다. IMF 역시 우리나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2.9%에서 올 4월 3.6%로 0.7%포인트 올렸다. 

 

그러나 OECD와 IMF의 우리나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낮은 편이다.  OECD가 내놓은 G20 성장률 전망치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3.3%)는 G20 국가 중에서 15위 수준이다. 우리나라보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낮은 국가는 남아프리카공화국(3.0%)과 독일(3.0%), 러시아(2.7%), 일본(2.7%), 사우디아라비아(2.6%) 등 5개국에 불과하다. G20 국가 중 인도의 경우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12.6%에 달했고, 중국도 7.8%로 전망됐다. 미국의 올해 성장률도 6.5%로 예상됐다. 특히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는 G20 평균인 6.2%의 절반 수준이었다.

 


IMF의 성장률 전망치에서는 사정이 좀 더 나빴다. IMF 올해 성장률 전망치에서 G20 국가 중 우리나라(3.6%)보다 낮은 국가는 일본(3.3%), 남아프리카 공화국(3.1%), 사우디(2.9%) 등 3개국에 불과했다. OECD와 달리 IMF는 러시아(3.8%)의 올해 성장률이 한국을 앞서고 독일(3.6%)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IMF도 G20 중에서 인도가 올해 12.5%의 가장 높은 성장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8.4%)과 미국(6.4%)이 그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는 G20 중 하위권인 데다 상향조정 폭도 다른 G20 국가들에 비해 크지 않다. OECD는 G20 국가들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평균을 지난해 12월 4.7%에서 올 3월 6.2%로 1.5%포인트 올렸다.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 폭(0.5%포인트)의 3배다. 특히 경제성장이 정체현상을 보이는 선진국인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같은 기간 3.2%에서 6.5%로 2배 넘게 상향조정된 것과는 큰 차이다. IMF도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2.9%에서 올 4월 3.6%로 0.7%포인트 올린 데 반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는 같은 기간 3.1%에서 6.4%로 역시 2배 이상 높였다. 이는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문제는 OECD와 IMF의 성장률 전망이 백신 접종을 통해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해지면서 생산과 소비 등이 늘어날 것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다. OECD는 올 3월 전망에서 “백신 확보가 불균형적이기는 하지만 탄력을 받고 있고, 정부 부양책이 경제 활동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전제했다. IMF도 “전염병을 줄일 수 있는 여러 백신을 보유하게 됐으며 보건 및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는 길이 점점 더 가시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백신 확보가 늦어지는 국가는 전망치가 하향조정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OECD는 “백신 프로그램이 감염률을 낮출 정도로 충분히 빠르지 않을 경우 소비자와 기업 심리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만든 ‘아워 월드 인 데이터’에 따르면 21일 현재 미국의 경우 한 번이라도 백신을 맞은 인구 비중이 40.20%인데 반해 한국은 3.71%에 불과하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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