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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집값 오를까, 떨어질까? 답은 정해져 있다

1기 신도시처럼 대규모 공급 없인 대세 하락 어려워…3기 신도시 최소 5년 뒤부터 공급

2021.08.02(Mon) 15:15:13

[비즈한국] “집값, 오를까요? 떨어질까요?”

 

대한민국 국민의 모두가 궁금해하는 질문일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미 4년간 이렇게 많이 올랐는데 또 오르겠냐고 냉소적인 웃음을 지으며 말하고, 누군가는 흐름으로 봤을 때 아직 더 오를 것이라고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주장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오를 수도 있고, 떨어질 수도 있다. 답변이 미적지근하다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시는 분도 있을 것이다. 그런 분들을 위해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이 답변을 드리고 싶다. ‘여러분이 관심을 보이는 지역은 지금보다 오를 가능성이 높고, 그렇지 않은 지역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난 4년간 많은 집들의 가격이 올랐지만, 모든 지역이 오른 것은 아니다. 서울, 경기권 그리고 지방의 몇몇 구를 제외하고는 지지부진한 지역도 많다. 수도권 이외 지역은 편차가 더욱 크다. 대전의 서구, 대구의 수성구, 부산의 해운대구 등이 많이 올랐다. 오를만한 이유가 있는 곳만 올랐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두 번째)이 7월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은성수 금융위원장, 홍 부총리,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김창룡 경찰청장. 사진=임준선 기자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일까? 수요와 공급이다. 다른 말로 ‘희소성’이란 단어로 이야기할 수 있다. 가장 쉬운 예가 다이아몬드 같은 보석류다. 사치재인 보석은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물건은 아니다. 하지만 엄청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찾는 사람은 많지만, 재화는 한정적이기 때문에 판매자가 가격을 올려도 사는 사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실물자산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서 그 가격이 변하게 된다. 

 

부동산은 어떨까? 부동산은 실물자산이고 우리에 삶에 꼭 필요한 요소임과 동시에 ‘한정된’자원이다. 누군가는 땅과 재료만 있으면 얼마든 늘릴 수 있지 않느냐며 지금도 지방에는 빈 땅이 많다고 대답한다. 중요한 것은‘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지역의 땅이 한정적’이라는 점이다. 

 

서울의 경우, 2000년대 초 개발을 시작한 마곡지구를 마지막으로 대규모 택지 사업을 벌일 땅이 없다. 심지어 경기도도 과거와 달리 무작정 늘릴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미 많은 구역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사고자 하는 사람은 많은데 공급이 한정적이므로 가격이 오른 것이다.

 

앞으로는 어떨까? 정부는 지난 4년간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 25차례 넘게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고 세금, 신도시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아쉽게도 결과는 좋지 못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문제에 대한 원인 분석이 애초부터 잘못됐고, 그렇다 보니 해결 방향도 완벽하게 잘못 설정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대책은 단기간에 해결하려고 하면 역효과만 나게 된다. 가격을 잡기 위해서는 수요·공급이라는 경제 원리에 입각해서 접근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대책들은 수요 억제라는 근시안적인 측면에서만 해결하려 했다. 세금, 대출 등의 규제책으로 억제하기만 하니, 그 나비효과가 고스란히 서민들의 피해로 이어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부동산 시장 안정화의 기본은 수요와 공급으로 해결해야 한다. 바꿔 말해 공급량을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이상으로 계속 늘려야 한다. 이미 서울이나 경기도에 자리 잡은 사람을 끄집어내는 것이 아니라 새로 그 지역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을 분산시킬 방법을 찾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미분양 아파트가 생길 정도로 수도권과 각 도시 인근 지역에 주택을 건설한다면 벌써 집값이 떨어지지 않았을까? 주택은 실거주 수요이기 때문에 매년 꾸준하게 공급해줘야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1기 신도시 이후 그런 꾸준한 대규모 공급은 없었다. 미분양이 조금만 나도 바로 공급을 줄여버릴 정도였다. ‘준공 후 미분양’처럼 악성 미분양도 아닌데 말이다.

 

방금 말한 것처럼 공급으로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킨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바로 신도시 사업이다. 대한민국의 부동산 역사상 부동산 가격이 크게 빠졌던 적은 단 세 번밖에 없다. 그중 첫 번째가 89년도부터 계획하기 시작해서 92년 입주를 완료한 1기 신도시 사업인데, 당시 폭등하는 집값을 안정시키고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 근교 5개 지역에 신도시를 건설하는 계획이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성남시의 분당, 고양시의 일산, 부천시의 중동 등이 1기 신도시다. 이즈음 약 200만 호에 가까운 주택을 공급했고 자연스럽게 서울로 시선을 돌리던 사람들의 시선을 분산시켰다. 정부의 정책이 성공적으로 발휘된 사례다.

 

다른 두 번의 하락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는 큰 연관이 없다. 1997년도 IMF와 2008년도 금융위기 시기인데, 외부 충격으로 부동산뿐만 아니라 경제 자체가 흔들린 시기라고 보는 게 맞다.

 

누군가 이렇게 물을 수도 있다. ‘외부에서 경제적 충격이 오면 집값이 하락할 수 있다고 했는데, 왜 코로나 때는 하락하지 않고 올랐냐’는 질문이다. 복잡한 이유가 혼재되어 있지만 몇 가지 이유를 들면, 일단 코로나19로 인해 시작된 경제위기를 막기 위해 각국에서 막대한 통화를 풀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한민국은 다른 나라보다 코로나로 인한 피해가 적은 편이다. 경제가 공포에 떨 만큼 흔들리지는 않았다. 

 

IMF와 금융위기 때도 집을 유지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IMF 때는 대출이자가 너무 비싸고 기업이 흔들리는 상황이었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집을 파는 사람이 많았기에 급락할 수밖에 없었다. 금융위기는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 2007년에는 투기 수요가 많이 몰려있던 시기였다. 다들 똘똘한 한 채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과열되었을 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경제 구조가 급변하면서 급락한 것이다.

 

이런 과정들을 보면, 투기 수요가 몰렸을 때는 급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수요는 투기 수요라고 보기 어렵다. 대부분 실거주 수요다. 그러므로 특별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 한 급락할 가능성은 적다. 종합해 보면 외부의 경제적 충격이 없을 때, 공급을 늘리지 않는 한 집값은 급락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대단위 주택 공급은 1~2년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7월 28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김창룡 경찰청장 등 부동산 관계부처와 합동 브리핑을 열고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홍 부총리는 모두발언을 통해  “부동산시장 안정은 정부 혼자 해낼 수 없다.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함께 협력해야 가능한 일이다”며 국민 참여를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노 장관은 “차질 없는 공급 확대 정책 추진을 위해 오늘부터 시작되는 3기 신도시 일부 지역에 대한 사전청약을 공공택지 민영주택과 ‘2·4대책’을 통해 추진할 도심 공급 물량에도 확대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실수요와 무관한 부동산 관련 대출에 대해 더욱 촘촘하게 점검·감독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김 청장도 3월부터 운영 중인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의 부동산 투기사범 단속 결과를 공개한 뒤, 하반기에는 부동산 투기 비리 이외에 부정청약, 기획부동산 투기 등을 집중적으로 단속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근 3기 신도시 사전청약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3기 신도시가 실입주를 시작하려면 최소 5년이란 시간이 남았다. 그마저도 신도시 투기와 관련해 잡음이 많은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향후 5년간은 눈에 띄게 많은 신규 입주 물량이 없다. 향후 5년 동안 거주할 집은 지금 구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이사 대기 수요가 감소하지 않는 이상 매매 시세든 전세 시세든 하락하기가 어렵다. 적어도 인기 지역들은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누군가는 폭락을 주장한다. 많은 사람들이 집값이 빠지기를 기대한다. 집을 매수하는 것이 싫은 것이 아니라, 집을 구매하고 싶으나 더 싼 가격에 집을 사고 싶은 것이다. 기대, 희망, 실제 시장은 늘 다르다. 다를 수밖에 없다. 정부도, 언론도, 전문가도 이 부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 헛된 기대를 주기보다는 정확한 팩트만 전달하는 것이 오히려 필요한 시기다. 그러니 앞으로 ‘7월 28일 담화’ 같은 건 하지 않았으면 한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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