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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업계, 수도권은 텅텅 지방은 꽉꽉…손님 많아도 적어도 '한숨'

수도권은 객실 3분의 1 못 쓰고 예약은 예년 절반 이하…강원·제주는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몸살

2021.08.03(Tue) 15:47:13

[비즈한국] 여름 휴가철 성수기를 기다렸던 호텔업계 분위기가 침울하다. 성수기를 앞두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진 탓에 취소 문의가 빗발치고, 신규 예약은 뚝 끊겼다. 특급호텔은 예약률이 반 토막 났고, 비즈니스호텔은 격리시설로 전환하는 등 생존을 위한 절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7월 말~8월 초는 ​호텔업계 성수기인데 올해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여름 특수가 사라졌다. 서울 중구 신라호텔의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박정훈 기자

 

#예약률 반 토막 난 수도권 특급호텔, 지방은 8월 예약 모두 마감   

 

통상 호텔업계 성수기는 여름 휴가철인 7월 말~8월 초로 꼽힌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호텔업계가 여름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시행으로 운영 가능 객실이 전체의 3분의 2로 제한되면서 영업에 더욱 차질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작년보다 예약률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수도권은 객실을 3분의 2만 운영해야 하는 지침이 있어 타격이 더욱 크다”고 설명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도 “지난해에도 코로나19 영향이 컸다. 올해도 마찬가지 상황이라 작년과 비교하면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며 “현재 서울 및 수도권 특급호텔의 객실 예약률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태”라고 전했다.

 

고객의 투숙 현황을 예측하고 대응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보통 호텔 투숙객은 실제 투숙일보다 1~2개월 전에 객실 예약을 완료하기에 호텔 측이 객실 수요를 예측하고 미리 준비할 수 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는 등 추후 상황을 예견하기 어려워진 탓에 고객들도 예약하는 것을 꺼리는 모양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최근 들어 예약 후 실제 투숙까지 이어지는 시간이 짧아졌다. 장기적으로 계획을 짜서 투숙하는 고객보다는 사회적 분위기나 상황을 지켜본 뒤 예약 후 바로 투숙하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제주도 한 호텔의 예약 현황. 8월 전객실이 마감됐다.

 

반면 지방 호텔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서울 및 수도권 호텔에는 공실이 넘치는 데 비해 지방은 빈 객실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휴가객들이 지방으로 몰리며 지방 호텔은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붐비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7월 31일 고속도로를 이용한 차량은 500만 대 이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84만 대보다 늘었다.

 

강원도, 제주도 등의 인기 리조트·호텔 등은 8월 예약이 모두 마감된 지 오래다. 주말은 물론 평일 예약까지 꽉 찼다. 제주도의 한 호텔 관계자는 “지방은 수도권보다 상황이 나은 편이다. 고객 예약률이 높아 주말 객실은 빠르게 마감됐다”며 “아직 사회적 거리 두기가 4단계까지 적용되지 않다 보니 객실 운영 제한 등이 덜하다”고 설명했다.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서울에서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는 호스트 A 씨는 “최근 신규 예약이 뚝 끊겼다. 취소건만 이어지는 상황이라 난감하다”며 한숨지었다. 반면 강원도 양양에서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는 호스트 B 씨는 “예약이 너무 많아 지칠 지경이다. 혼자서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는데 최근 게스트 예약이 끊이지 않아 직원을 고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울 명동의 한 호텔. 코로나19로 인해 기약 없는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사진=박해나 기자

 

#격리시설로 전환한 비즈니스호텔, 평균 예약률 60%

 

힘든 상황을 겪는 것은 비즈니스호텔도 마찬가지다.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찾던 서울 명동의 호텔 상당수는 폐업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부터 임시 휴업을 반복하며 겨우 영업을 이어오던 호텔들은 올여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영업을 거의 포기했다. 최근 나인트리프리미어호텔명동2가 매물로 나왔고, 롯데시티호텔 명동, 티마크그랜드호텔, 스카이파크 명동센트럴 등도 매각 가능성이 크다. 

 

몇몇 호텔은 일반 투숙객 대상의 영업을 포기하고 격리시설로 전환했다. 서울 명동의 한 호텔에 예약을 문의하자 담당자는 “코로나19 밀접접촉자 격리시설로 운영 중이라 일반 고객 예약은 받지 않는다”고 답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격리시설로 지정된 서울 시내 호텔은 4곳이다. 그 중 3곳이 명동에 있다. 명동 중심가에 위치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이 호텔들은 코로나19로 외국인 관광객 입국이 끊기며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격리시설로의 전환을 결정했다. 격리시설에는 밀접접촉자, 해외 입국자 등이 2주간 머무르며 생활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격리시설로 운영되는 호텔을 혐오시설 등으로 인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상호를 밝히지 않는다”며 “현재 격리시설로 운영 중인 호텔 4곳의 평균 객실 이용률은 6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격리시설로 운영되는 호텔은 3성급 기준 1인 140만 원(1박 10만 원, 14일 입소)의 격리 비용을 받는다. 밀접접촉자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생활지원금에서 숙박료가 제외되고, 해외 입국자는 개인이 비용을 지출하는 형태다. 호텔로 운영되던 때와 마찬가지로 격리시설도 객실이 사용되는 만큼 수입이 생긴다. 입소자가 줄면 경영난을 겪는 것은 마찬가지다.

 

해당 호텔 관계자는 “현재 격리시설로 운영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입소자가 많을 때나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이용자가 적어지면 격리시설로도 운영이 어렵다”며 한숨지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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