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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창사 45년만에 첫 파업 위기 '물류대란' 긴장감 최고조

노조 "기록적인 실적 향상 감안해 임금 정상화 해달라"…최대주주 산업은행 "과도한 인상은 경영부담"

2021.08.13(Fri) 13:28:49

[비즈한국] 국내 유일의 원양 컨테이너 해운회사인 HMM이 창사 45년만에 첫 파업 위기에 직면했다. 

 

HMM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가뜩이나 선복(화물 적재 공간) 부족으로 고통을 겪는 수출업체들의 물류대란이 현실화 될 전망이어서 산업은행과 정부의 결단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HMM 2만 4000TEU급 컨테이서선 알헤시라스호. 사진=HMM


HMM 육상노조(사무직노조)는 사측과 4차 임단협 교섭이 결렬되면서 지난 7월 30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한데 이어 HMM 해상노조(선원노조)도 지난 11일 4차 임단협 교섭 결렬로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노사간 입장차가 워낙 커 중노위에서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HMM의 해상직과 육상직 직원들은 2019년까지 각각 6년, 8년씩 임금이 동결됐다. 지난해 노조는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해 8% 임금인상을 요구하면서 사측과 마찰을 빚으면서 파업 직전까지 갔지만 2.8% 인상에서 극적인 타결이 이뤄진 바 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수년간 동결된 급여를 정상화 해 달라며 임금 25% 인상을 요구해 왔다. 이에 대해 사측은 임금인상 5.5%와 격려금 100% 지급을 고수했다. 

 

임단협 결렬로 공이 넘어간 중노위에서도 조정에 실패하면 HMM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하면서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해 파업 여부를 결정한다.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면 1976년 창사 이래 첫 파업이다. 

 

육상노조의 경우 오는 19일 중노위의 조정 결과가 나온다. 해상노조는 육상노조와 공조하면서 중노위의 조정 절차에 응한다는 방침이다. 중노위의 조정 절차가 2주 정도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HMM 노조의 파업 여부에 대한 결론은 이르면 이달 안에 날 전망이다. 

 

노조 측의 임금 25% 인상 요구는 실적 호황을 근거로 하고 있다. 글로벌 운임 상승세에 힘입어 HMM은 지난해 2분기부터 기록적인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컨테이너선 글로벌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13주 연속 상승하며 지난 6일 기준 4225.86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무려 3.8배나 높은 수준이다. 

 

HMM은 지난해 1분기까지 20분기 연속 적자에 허덕여 왔으나 지난해 2분기부터 흑자로 전환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 9808억 원을 달성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은 지난 2분기 연결기준 1조 2548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최대 분기 실적이었던 올해 1분기 실적(1조 193억 원)을 능가하는 수치다. HMM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규모는 5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 측은 25% 임금 인상안을 받아들여도 사측이 부담해야 할 추가 인건비 규모는 1200억 원 정도로 충분히 수용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주장한다. 

 

복수의 노조 관계자들은 “국내 다른 해운회사들에 비해 급여 수준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사측에서 최소한의 성의도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적 상승에 따른 주가 급등으로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대박이 났는데도 직원들은 적절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HMM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6246만 원이었다. 다른 유가증권 상장 해운회사인 팬오션의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8700만 원, 대한해운은 7100만 원으로 HMM에 비해 높다.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HMM의 주가는 1주당 2000원대에 불과했지만 이후 급등하면서 올해 5월에는 5만원 대로 치솟았고, 지난 12일 기준 종가는 4만 650원으로 마감됐다. 

 

이에 대해 HMM 측은 “올해 임단협이 결렬돼 안타깝다. 노조 측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업계에선 HMM 측이 산업은행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사안이며 노조의 파업 여부도 산업은행의 결단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HMM의 전신인 현대상선은 2016년 해운업의 전반적인 침체에 따른 워크아웃으로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산업은행이 채권 출자전환으로 최대주주가 됐다. 이달 현재 산업은행은 HMM 지분 11.94%를 보유하고 있고 두 번째 주주는 4.38%를 보유한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해양진흥공사다.

 

지난 2016년부터 HMM에 투입된 출자전환과 영구채 직접 지원 금액을 합하면 투입된 공적자금 규모는 총 3조 8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산업은행은 표면적으로 노사 문제라며 간섭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HMM의 과도한 임금인상이 경영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호황을 계기로 내실강화에 나서야 한다. 향후 해운시황 변동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HMM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심각한 수출 물류 대란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정부와 산업은행이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개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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