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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지금은 기본에 충실해야 할 시기다

단기 투자 몰린 비주택들 폭탄 돌리기 시작됐나…부모 세대의 교훈 되새겨야

2021.10.25(Mon) 08:51:01

[비즈한국] 국내 경제 전문가 중에서 2007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예측한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거의 없었을 것이다. 적어도 공식적인 매스컴에서는 없었다. 세계 최고의 경제 강국 미국도 대비를 못 한 터이니, 한국이야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2005~2006년은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의 부동산 호황기였다. 2007년을 분기점으로 부동산 침체가 시작될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금융위기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0%에 가까

운 확률의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서울 대치동 한 은행 외벽에 주택담보대출 상품과 개인신용대출 상품 관련 안내문이 함께 붙어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이 시기에 부동산 투자자들은 무방비로 당했다. 초보든 전문가든, 심지어는 부동산계의 고수라 하는 투자자층도 이 황당한 사건을 망연자실하여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특히 투기성 투자, 즉 ‘묻지 마 투자’를 한 사람들에게는 지옥 같은 나날이었을 것이다.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었던 많은 투자자가 이때부터 부동산에 대한 회의를 가지기 시작했다. 특히 1997년 IMF와 2007년 금융위기를 모두 경험한 투자자층에게는 끔찍한 트라우마가 되었다.

 

그런데 이 엄청나게 혼란스러운 시장에서도 큰 피해를 보지 않은 분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전문가들이 아니라, 전업 투자자들이 아니라, 부동산 투자라고는 특별히 해본 적 없이 살아온 우리 부모님 세대다. 

 

투자든 투기든 전혀 모른 채 자기 집 한 채 만을 가지고 평범하게 살아온 분들은 거의 피해를 보지 않았다. 더군다나 부모님 세대는 대출도 거의 받지 않은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의 급락 속에서도 평소처럼 묵묵히 일만 하면 되는 분들이었다. 

 

그런 시장의 흐름과는 무관한, 안전가옥이라고 할 수 있는 자기 집 한 채가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이 아닌 단독주택(다가구 포함)을 소유한 층은 재산 가치가 오히려 더 높아졌다. 월세까지 받으면 수익률이 더 높다.

 

과거 금융위기를 통해 부동산 시장에 나타난 변화와 각 계층의 대응 행태를 통해 네 가지 포인트를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대출 없이 집을 소유한 경우에는 부동산 시장의 폭락에도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둘째, 부동산을 전세나 월세 등으로 임대한 경우, 특히 월세로 세팅한 경우는 전혀 흔들릴 이유가 없었다.

 

셋째, 단독주택을 소유한 사람은 어떤 시장에서도 늘 승자다. 단독주택은 건물보다 땅의 가치가 훨씬 크다. 땅의 가치는 대한민국 부동산 역사상 하락한 적이 거의 없었다. IMF 때도, 금융위기 때도 거의 피해가 없는 유일한 부동산 상품이었다.

 

넷째, 부동산은 입지가 가장 중요하다.

 

특히 네 번째 교훈을 다시 한 번 새겨볼 필요가 있다. 부모님 세대가 살고 있는 곳은 대부분 기반시설이 잘 갖추어진 곳이다. 입지가 좋은 곳이라는 의미다. 부모님 세대 대부분은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다. 오히려 반대인 경우가 더 많다. 하루하루의 생활에 충실했고, 어떻게 하면 의식주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까만을 고민하며, 생활의 문제를 하나하나 헤치며 살아온 분들이다. 

 

그들은 생활하기에 편리한 입지를 자연스럽게 선택했을 것이다. 그 입지 위에 안전가옥을 만들었다. 말 그대로 리스크가 매우 낮은 투자를 해온 것이다. 

 

세종특별자치시 아파트 전경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임준선 기자


아파트는 아무리 좋은 입지라도 쉬지 않고 계속 오르지는 않는다. 매매 가격도, 전세 가격도 마찬가지다. 전세 시세는 앞으로도 쉬지 않고 끊임없이 오를 거라고 많은 사람이 예상한다. 하지만 이미 몇몇 지역에서 오르지 않는 현상, 오히려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소위 역전세다.

 

투자자라면 이런 부동산 시장의 위기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 이미 몇몇 단기 투자 수요가 몰렸던 지역은 위험 징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 부모님 세대의 방법을 벤치마킹하는 것이다.

 

첫째, ‘묻지 마 투자’는 절대 하면 안 된다. 아무리 이자가 싸다고 해도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선 절대 안 된다. 자신이 늘 성공하는 투자라고 생각하는 방법이 묻지 마 투자는 아니었는지 의심해봐야 한다.

 

둘째, 실거주층이 주로 매수하는 시장이 아니라 투자자들끼리 매물을 돌리는 시장은 아닌지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 지금 가장 핫한 지식산업센터나 오피스텔, 생활형 숙박시설, 분양전환 임대주택 분양권 시장도 당장 그 수요를 받아줄 실수요층이 있는 지역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고정 수요가 부족한 지방의 중소도시는 정말 조심해야 한다. 인구가 몇 십만 명밖에 안 되는 지역은 몇 명만 달려들어 집중적으로 매수해도 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 

 

실거주 위주 시장은 쉽게 폭등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수급으로 상승한다. 아무 이슈가 없는데 갑자기 시세가 오르는 시장, 매물이 갑자기 없어지는 시장은 투자 수요가 대규모로 들어왔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방 소도시 시세 변동이 크다면 대부분 그런 이유일 것이다. 

 

초기 투자자들은 이 시장을 즐길 수 있겠지만, 남들 따라 아무 생각 없이 후발 진입한 어설픈 투자자들은 불안에 떨게 될 것이다.

 

본질에 충실한 투자를 해야 한다. 부동산의 본질은 입지다. 입지를 알고 투자해야 한다. 입지를 안다는 것은 수요가 있는 지역인지, 적정 가격인지, 지역별 선호 상품이 무엇인지, 미래가치가 있는지를 파악한다는 것이다. 지금 투자하기에 적합한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기본을 지키는 투자가 안전한 투자다. 안전한 투자를 해야만 부동산 시장에 이전과는 다른 위기가 발행한다 해도 그 리스크를 충분히 헤쳐 나갈 수 있다. 지금은 그래야 하는 시기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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