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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편의점일까 편집숍일까, MZ세대 '라이프스타일 스토어' 인기 비결

'편의점' 내걸고 트렌드 민감한 2030세대 '유인'…새로운 유통 채널 자리 잡을까 업계 관심

2021.11.10(Wed) 18:14:46

[비즈한국] 이곳은 편의점일까, 편집숍일까. 아니면 새로운 무언가일까. F&B상품부터 주류, 생활용품에 문구류, 음반, 의류까지…. 없는 것 빼곤 다 있는 새로운 형태의 편의점에 유통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CNP컴퍼니가 작년 3월 가로수길에 오픈한 나이스웨더는 지난 8월 현대백화점의 지분 투자도 이뤄냈다. 유통업계가 이들을 주목하는 이유는 MZ세대의 소비 패턴과 관련이 있다. 사진=김보현 기자

 

이 편의점들은 백화점에 입점하거나 가로수길 같은 핫한 거리에서도 접근성이 높은 곳에 있다. 현장에서 만난 MZ세대들은 이곳을 ‘최신 트렌드를 읽기 위해’, ‘온라인에서 구경하던 상품을 실물로 보고 구매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말했다. 라이프스타일 스토어들이 편의점을 표방하는 이유는 뭘까. 직접 방문해 궁금증을 풀어봤다. 

 

#백화점도 주목, 소비 경험 강조하기 위해 공간 디자인에 주력

 

올 하반기, 동탄 롯데백화점 오픈과 동시에 주목받은 브랜드가 있다. 감성 편의점을 표방하는 ‘노닷프라이즈[노점상]’는 동탄 롯데백화점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 시작을 알렸다. 노닷프라이즈는 동탄 롯데백화점이 MZ세대를 위한 백화점으로의 변화를 홍보하며 가장 선두에 내세운 브랜드다. 

 


주말인 지난 6일 방문한 동탄 롯데백화점 노닷프라이즈. 군데군데 포토존이 있어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설 정도로 방문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사진=김보현 기자

 

11월 6일 토요일 오후 방문한 동탄 롯데백화점 내 노닷프라이즈 매장은 편의점이라기엔 다르고, 백화점 입점 브랜드라기엔 생경했다. 군데군데 있는 SNS용 포토존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매장을 방문한 이들은 곳곳의 거울과 로고 앞에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매장을 꾸민 점도 눈에 띄었다. 냉장고 매대 안에 양말과 신발, 의류가 진열되어 있거나 한쪽 벽면을 모두 시리얼로 구성하는 식이다.  

 

노닷프라이즈는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핫한 카페 브랜드 여럿을 운영하는 CIC F&B 작품이다. CIC F&B의 대표 브랜드는 파주의 대형 카페 ‘더티트렁크’와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 입점한 ‘GET THAT SHOT’이다. 이날 매장을 방문한 이현지 씨​(31·가명)는 “백화점에 느껴지던 벽이 많이 허물어진 듯하다. 노닷프라이즈는 그런 역할을 하는 매장 중 하나인 것 같다. 가볍게 구경하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거나, 방문 기념으로 작은 생활용품을 구입하기에 딱이다. 오프라인 매장이 소비자 경험과 관련된 고민을 이어가는 시대인 만큼 ‘편의점’이라는 공간의 확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편의점과 같고도 다른…트렌드에 민감한 F&B사가 디자인

 

CNP컴퍼니가 작년 3월 가로수길에 오픈한 ‘나이스웨더’도 편의점을 표방한다. CNP컴퍼니는 도산분식, 호랑이식당, 아우어인절미, 아우어베이커리 등 최근 핫한 F&B 브랜드를 만들었다. 

 

나이스웨더는 지난 8월 현대백화점으로부터 3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도 받았다. 현대백화점 측은 “현대백화점이 스타트업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현대서울 지하 1층에 입점해 있는 ‘나이스웨더’의 구매 고객 80%는 20·30대 젊은 세대”라고 밝혔다. 

 

가로수길에 첫 매장을 오픈한 나이스웨더는 짧은 시간에 자체 브랜드를 구축해 굿즈 상품도 판매한다. 생활용품 유통을 넘어 자체 PB 제품군을 확대해 나가는 일반 편의점 브랜드들과의 공통점이다. 사진=김보현 기자

 

8일 오후 방문한 가로수길 나이스웨더 매장은 평일임에도 북적였다. 크지 않은 공간에는 은은한 아로마 인센스 향이 났으며 군데군데 ‘편의점’이라고 적힌 팻말이 붙어 있었다. 공간 가득 여러 종류의 물건이 꽉 차 있는 점은 편의점과 같았지만, 판매 중인 물건의 면면을 살펴보면 일반적인 편의점과는 확연히 차이를 보였다.  

 

자체 굿즈를 판매한다는 점은 노닷프라이즈와도 달랐다. 티셔츠, 컵, 휴대폰 케이스, 엽서 등 나이스웨더의 마크와 이름이 적힌 여러 굿즈가 매장 한가운데 진열돼 그 자체로 브랜드가 됐음을 보여줬다. 공간 자체는 문화 예술적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한쪽 벽면 전체가 아티스트 갤러리와 LP 제품으로 구성되거나 빈 공간 없이 여러 종류의 포스터로 가득 차 있는 식이다. 매장은 SNS용 사진을 찍거나 구석구석 배치된 제품들을 구경하는 손님들로 가득했다. 

 

노닷프라이즈 매장이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은 제품 배치다. 냉장고 안에 신발이나 양말을 진열하고, 한쪽 벽면 전체를 시리얼로 꾸미는 등 매장 전체가 포토존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특이한 배치가 눈에 띄었다. 사진=김보현 기자

 

매장에 머무른 30분가량 사이 배달 주문을 위한 오토바이도 세 대가 오갔다. 매장 안에 숍인숍으로 입점한 ‘올드페리도넛’ 때문이었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한성호 씨(27)​는 “가로수길을 방문한 김에 매장을 구경 왔다. 더현대서울 백화점의 나이스웨더 매장 방문에서도 좋은 기억이 남았다. 물건을 사기보다 경험을 남기기 위해 일부러 찾아간다. 트렌드를 파악하고 온라인에서 보던 제품을 실제 눈으로 보기 위한 목적으로 방문하는 이들이 많아서 매장도 그런 방향으로 특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스스로 편의점이라 부르는 이유가 뭘까

 

이 라이프스타일 스토어들은 ‘편의점’을 표방한다는 것 외에도 여러 공통점이 있다. 유통업계에서 빠르게 성장 중인 F&B사가 배경에 있다는 점과 백화점 등 기존의 유통강자들이 협업을 위해 눈독 들이고 있다는 점,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다 보니 온라인에서의 화제성이 더욱 눈에 띈다는 점 등이다. 

 

입점 브랜드사 관계자는 “매장 수나 규모보단 화제성을 보고 입점을 결정했다. 트렌드에 민감한 이들은 매장 방문이나 소비에서 그치지 않고 이를 콘텐츠로 재생산한다. 입점 브랜드나 공간에겐 그 자체로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주목할 만한 트렌드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이라기보단 잡화 편집숍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 이들이 스스로 ‘편의점’이라 정의하는 이유를 살펴보는 게 더 의미 있을 거라 생각한다. 편의점은 무엇을 팔아도 이상하지 않은, 요즘 생활방식에 딱 맞는 매장이다. ‘이런 것도 팔아?’라는 의문이 들었다가도 편의점이라서 납득할 수 있게 된다. 그만큼 판매 제품이나 공간에 재밌는 요소를 접목하기에도 좋은 아이템이다. 백화점 같은 유통사 입장에서도 공간의 장벽을 낮춰 다음 세대를 유입할 수 있는 매력적인 분야”라고 전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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