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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주요 경영진, 기습적인 주식 대량 매도 후폭풍 앞뒤

개미 등 투자자들만 제대로 뒤통수 맞아, 당분간 주가 변동성 불가피

2021.12.17(Fri) 18:12:02

[비즈한국]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기습적인 주식 대량 매도 사태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 8명은 지난 10일(금) 장 마감 후 시간외 거래를 통해 보유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지난 11월 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이자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된 당일 벌어진 일이다. ​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사진=카카오페이

 

류 대표는 지난 10일 자신이 보유한 자사주 23만 주를 주당 20만 4017원에 팔아 469억 원(세전)의 차익을 실현했다. 이 외에도 이진 사업총괄 부사장(7만 5193주), 나호열 기술총괄 부사장(3만 5800주), 신원근 기업전략총괄 최고책임자(3만 주), 이지홍 브랜드총괄 부사장(3만 주), 장기주 경영기획 부사장(3만주), 전현성 경영지원실장(5000주), 이승효 서비스 총괄부사장(5000주) 등도 같은 날 같은 방식으로 주식을 매도했다. 모두 44만여 주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핵심 경영진 전원이 같은 날 특정 시점에 보유 주식을 대량 매각한 것은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로 평가된다.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매도 시점으로 삼은 지난 10일 장 마감 시점과 관련해 치밀한 사전 모의 아래 진행된 기습 매도라는 분석이 대두된다. 코스피200 편입 첫날임에 따라 대량 매도가 쉽고 더욱이 당일은 금요일이어서 장 마감후 장이 열리지 않는 주말과 휴일로 인해 주목을 덜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영진이 매도한 주식은 카카오페이 전체 유통 주식에 비하면 비중은 많지 않은 규모지만 ‘카카오’라는 브랜드를 믿던 투자자들에게 뒤통수를 제대로 후려 친 꼴이 됐다. 경영진의 주식 대량 매도 소식은 해당 회사의 주가 고점이자 당분간 주가 호재가 없다는 시그널로 읽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경영진의 주식 대량 매도는 악재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결국 카카오페이 경영진은 주가가 떨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막대한 차익을 챙겼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통상적으로 기업 임원들은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에 의무보호예수 1년을 걸어두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카카오페이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상장 후 5년 내 매각할 수 있다고만 규정돼 있어 이번 경영진의 매도는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카카오페이 인터넷 주식 토론방 등에서는 경영진의 행위를 ‘먹튀’로 규정하는가 하면 ‘모럴 해저드’라고 서슴없이 비판하는 게시물들이 쇄도하고 있다.

 

기관들은 공모 물량의 약 60%가 록업(의무보유확약)에 걸린 상태다. 우리 사주를 받은 카카오페이 임직원들도 보호예수기간인 1년 뒤 주식을 팔 수 있어 당장 차익 실현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카카오페이는 공모 당시 처음으로 일반청약 물량에 대해 100% 균등배정 방식을 택해 주목 받았다. 당시 류영준 대표는 “공모주 청약 장벽을 낮추는 방안을 고민했다”며 목돈 없이도 청약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공모가 9만 원인 카카오페이에 주식 초보 개미 투자자들까지 대거 몰려 들었다. 

 

지난 11월 30일 코스피200 편입 기대감에 장중 한때 24만 8500원을 찍었던 카카오페이 주가는 경영진의 지분 매도 이후 5거래일 동안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17일 종가 기준 17만 7000원으로 전일에 비해 7500원(마이너스 4.07%) 하락했다. 상장 이후 한 때 27조 원을 훌쩍 넘게 찍던 카카오페이 시가총액은 17일 종가기준 23조 3368억 원으로 시총이 약 4조 원 가까이 빠진 상태다.

 

카카오페이의 주가 변동성은 당분간 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카카오(47.28%)에 이어 2대주주인 싱가포르 자본인 알리페이 지분(현재 38.68%) 중 상당 부분이 6개월 보호예수 기간이 풀리는 내년 늦봄 이후 언제 쏟아져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카카오페이를 코스피200에 편입하면서 알리페이의 지분을 고정주식이 아닌 유동주식으로 구분했다. 거래소는 알리페이 보유 지분을 언제든 매물로 쏟아질 수 있는 잠재적 대량 물량을 의미하는 ‘오버행’으로 본 것이다. 

 

지난 10월 25일 기업공개(IPO) 설명회 당시 알리페이의 단기 지분 매각 가능성에 대해 류영준 대표는 “100% 확신할 수는 없지만 단기적으로 매각 의사는 없는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정작 류 대표와 경영진이 기습 주식 매도에 나서면서 투자자들의 배신감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공매도도 변수다. 코스피200 편입으로 공매도가 가능해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내리면 이를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 갚아 차익을 내는 방식이다.

 

한국거래소 공매도 종합포털에 따르면 카카오페이가 코스피 200에 편입된 10일부터 17일까지 6거래일 동안 공매도 거래대금은 630억 원에 육박하며 일 평균 100억 원 이상이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코스피200 편입 후 40여 거래일이 지난 후부터 적용 받는 공매도 거래 금액이 상위 50종목 중 최상단에 위치하는 수준이다. 그만큼 공매도 세력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카카오페이 측은 “경영진의 지분 매각은 보유하고 있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의 일부를 행사한 것이다. 전량 행사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만 보일뿐 구체적인 해명은 하지 않았다. ​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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