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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기임원 올리고, 직원 내리고' 지난해 현대산업개발 급여 계산법

비정규직 비율 전년 대비 6.7%P 증가로 전체 인건비 감소…정몽규 회장 상여 기준 모호 지적도

2022.03.25(Fri) 18:01:46

[비즈한국] 광주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를 낸 에이치디씨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회사 비정규직 비율을 높이고 직원 급여를 낮춘 반면, 미등기임원 급여는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2018년 5월 모회사 에이치디씨에서 분할한 이후 실적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는데, 회사가 경영 악화의 짐을 직원들에게만 지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이치디씨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직원 비정규직 비율을 높여 전체 급여를 줄인 반면, 미등기임원 급여는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박정훈 기자

 

#미등기임원 올리고, 직원 내리고…비정규직 비율 높인 현산의 급여 계산법 

에이치디씨현대산업개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현산이 미등기임원에게 지급한 급여는 총 45억 7300만 원으로 2020년보다 6억 2300만 원(16%) 늘었다. 미등기임원의 평균 연봉은 3억 5200만 원으로 같은 기간 2300만 원(7%) 증가했다. 등기임원의 총 보수는 11억 1500만 원 , 등기임원 1인당 평균 보수는 1억 5900만 원으로 각각 3800만 원(-3%), 600만 원(4%) 줄었다.

미등기임원은 법인등기부에 오르지 않은 임원을 말한다. 경영에 참여할 권한은 있지만 이사회 활동을 하지 않아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운 자리다. 현산 미등기임원은 지난해 말 기준 13명으로 전년보다 1명(전무 직위) 늘었다. 직위별로 정몽규 전 회장과 김대철 부회장, 전무 3명, 상무 8명 등이다. 

현산은 직원 급여를 줄이고, 비정규직 비율은 높였다. 지난해 현산이 전체 직원에게 지급한 급여는 총 1208억 6000만 원으로 2020년보다 43억 1100만 원(3%) 줄었다. 직원 평균 연봉도 73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600만 원(8%) 감소했다. 현산 근로자 중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율은 45.6%로 전년 대비 6.7%포인트 증가했다. 정규직 근로자는 905명으로 2020년보다 66명(6.8%) 줄어든 반면, 비정규직 근로자는 760명으로 140명(22.6%) 늘었다. 

현산은 모회사 에이치디씨와의 분할 이후 실적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3조 3639억 원, 영업이익 2734억 원, 순이익 1763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8%, 53%, 20% 줄어든 실적이다. 2020년에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 증가했지만,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13%, 47% 감소했다. 현산은 지난해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손실을 장부에 반영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정몽규 에이치디씨 회장(사진)은 지난해 현산 미등기임원을 지내며 총 15억 62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사진=박정훈 기자


#‘미등기임원’ 정몽규 회장 보수로 15억 6200만 원…상여금 기준 모호

정몽규 에이치디씨 회장은 지난해 현산 미등기임원(현산 회장)을 지내며 총 15억 62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상여금이 344억 원으로 전년 대비 8000만 원(30.3%) 늘었지만, 연봉이 12억 1800만 원으로 3억 1400만 원(20.5%) 줄어들며 전체 보수가 2억 3400만 원(13%) 감소했다. 지난해 정 회장이 받은 연봉은 현산 전체 미등기임원 급여의 34% 수준으로 이 회사에서 5억 원 이상 보수를 받은 임원은 정 회장이 유일했다. 정 회장은 올해 1월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책임을 지고 현산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현산이 지난해 정몽규 회장에게 지급한 상여금에 대한 산정기준도 모호하다. 이 회사는 2020년 정 회장 상여금 산정기준을 ‘전사 목표관리(MBO) 평균 점수’로 내세웠다. 전사 MBO가 70점 이상이면 기준 지급율 대비 1.5배를 지급토록 하는 정량적인 기준을 따랐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올해 현산 측은 상여금 산정 기준과 관련해 “이사회 내의 보상위원회 결의에 따라 실적, 업무수행 결과, 차기 연도 사업계획 등을 고려하여 상여를 결정”했다고만 설명했다. 이사회가 줄어든 정 회장 보수를 보존하고자 정량적인 상여 지급기준을 변경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에이치디씨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미등기임원의 급여가 오른 것은 퇴임, 승진 등 인사에 따른 일반적인 급여 변동이 비정규직 비율과 직원 급여가 감소한 것은 현장 프로젝트 진행 상황에 따른 인사 변동이 반영된 것이다. 장기적으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 정규직 비율을 높이고 능력있는 직원들을 확대 채용할 계획”이라며  “(정몽규 회장의) 지난해 상여금 산정기준은 표현이 다를 뿐 2020년과 같다”고 설명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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