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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포켓몬 빵 '띠부씰' 열풍으로 본 취미 투자의 자세

희소성과 보관성에 따라 수익률 결정…투자 수익은 보너스, 취미로 즐겨야

2022.03.31(Thu) 14:23:22

[비즈한국] 띠부씰 열풍이 거세다. 띠부씰이란 떼었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를 뜻하는데, ‘띠고 부치고(떼고 붙이고) 띠고 부치는 씰’​을 앞글자만 딴 용어다. SPC삼립이 16년 만에 재출시한 포켓몬빵 속 스티커가 열풍의 주인공이다. 이 스티커를 모으기 위해 포켓몬빵​ 구매 수요가 몰리면서 품귀 현상까지 일으켰다.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 명품 매장에서나 볼 법한 오픈런이 재현되기도 하고, 온라인상에서는 웃돈 거래까지 이뤄지고 있다. 일부 스티커는 개 당 몇 천 원에서 비싼 것은 5만 원을 훌쩍 넘기도 한다. 희귀 스티커인 포켓몬 뮤의 경우 1500원 가격의 빵이 5만 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스티커 재테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전에 포켓몬빵을 사서 스티커 500개를 보관해뒀다는 A 씨는 지금 팔아야할지 고민했다. B 씨는 “팔 생각이라면 지금이 적절한 시기”​라고 말했다. 물론 투자를 하기 위해 모은 것은 아니었지만, 이처럼 취미 생활이 돈벌이가 되는 경우는 제법 많다.

 

포켓몬 빵에 동봉된 '띠부씰' 모으기 열풍이 심상찮다. 일부 인기 스티커의 경우 5만 원 상당에 거래되기도 한다. 사진=SPC 제공

 

C 씨는 금융회사에 다니고 있다. 그가 하는 재테크는 금융인들이 흔히 하는 주식이나 부동산 등의 재테크는 아니다. 그는 돈을 아껴 ‘레고 블록’​에 투자하고 있다. 레고 블록을 사서 조립하는 즐거움도 있지만, 한정판이나 스페셜 에디션을 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덤으로 희소성이 더해져 가격이 오를 것 같은 기대감도 투자에 확신을 더한다. C 씨는 “아직 팔 생각이 없지만, 돈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계속 사 모으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레고 타지마할은 지난 2011년 300달러에 출시됐는데, 중고 시장에서 200만 원을 호가하기도 했다. 레고 타지마할은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조립했다고 해서 화제가 된 물건이다.

 

D 씨는 ‘우표 수집’​이 꽤 오랜 취미다. 해외에 나가거나 우리나라에서 한정으로 발매되거나 혹은 대통령 우표 등을 차곡차곡 사서 모아뒀다. 과거 한창 우표 수집이 인기가 있던, 그러니까 돈이 되던 시절부터다. 우표는 특이하고 귀할수록 값어치가 높았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모았다고 한다. 하지만 우표 시장이 그리 크지 않아 거래도 쉽지 않고, 재테크로서의 수익은 예전만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밖에도 운동화나 오래된 와인, 희귀 식물 등도 재테크 수단이 되고 있다. 예금이나 주식, 부동산 등 전통적인 금융 재테크와는 결이 다르다. 이러한 재테크의 공통점은 희소성과 보관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희소성이 있어도 보관 상태가 좋지 않으면 가격이 떨어지고, 보관 상태가 좋더라도 희소성이 떨어지면 가치가 내려간다. 그렇다면 전통적인 금융재테크보다 유망할까. 답은 투자자산은 될 수 있지만, 수익은 장담할 수 없다. 팔 때는 수요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안정적인 투자수단으로 보기에는 다소 미흡하다. 남들이 한다고 해서 무작정 따라 했다가 손해만 볼 수 있다. 하지만 취미생활로 즐거움과 애정을 쏟았다면 수익을 못 낸다고 해도 아쉬움이 없을 것이다.

 

띠부씰 모으기 열풍에 휩싸였을 때 오히려 주식시장에 관심을 가진 이들도 있다. 최근 SPC삼립을 투자한 투자자들은 요즘 함박웃음이다. 지난 1월만 해도 7만 원대였던 주가가 9만 원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물론 포켓몬빵 인기가 식게 되면 다시 주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SPC삼립이 외형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PC삼립이 거듭되는 영업실적 안정성에 따른 구조적인 체력개선 가시화를 통해 프리미엄 재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주요 카테고리인 베이커리와 푸드의 견조한 성장과 제빵과 맥분가격 등 제품가격 인상에 따른 전년동기대비 성장이 예상되며 시장기대치 136억 원에 부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필자는 한동안 결핵씰을 모은 적이 있다. 초등학교 시절 크리스마스만 되면 반강제적으로 사야 했던 크리스마스 결핵씰 말이다. 물론 어린 마음에 결핵환자들에게 힘이 되기를 바라며 열심히 샀던 이유도 컸다. 매년 12월만 되면 새로운 디자인으로 판매되는 결핵씰을 모아놓으면 마음이 꽤 부자가 된 듯했다. 수익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른이 된 후 조용히 판매가격을 찾아봤다. 역시 값어치는 그리되지 않았다. 취미생활과 기부는 순수한 목적을 잃지 않는 것이 성공하는 길이다. 어떤 방법의 재테크던지 진정한 즐거움을 얻는다면 성공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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