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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전쟁 승리의 핵심' 전자전, 국산 AESA 재머로 도전

우크라이나 반격 가능케한 '전자전 능력' 주목…우리나라도 독자 전자전 장비 확보해야

2022.09.15(Thu) 16:42:06

[비즈한국] 지루하게 이어지던 우크라이나 전쟁이 갑작스럽게 진행되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으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9월이 시작되면서 진행되는 우크라이나군의 공세는 젤렌스키 대통령에 따르면 마을 30여 개에 달한다고 하며, 민간 군사전문가들은 이번 공세로 우크라이나가 수복한 영토가 부산시보다 크고 경기도 정도의 면적에 달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알렉시스 AESA 전자전 포드를 장착한 그리펜 전투기. 사진=SAAB 제공

 

이런 우크라이나군의 성공적 반격이 가능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의 우수한 전략, 미국 및 나토의 지원, 러시아군의 부족한 훈련상황 등 여러 가지를 꼽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제공권을 장악하지 못하고 하늘이 러시아의 지배 아래에 있었다면 그 어떤 역습도 성공하지 않았을 거라는 것에는 그 누구도 이견을 제기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러시아군은 왜 우크라이나 공군의 지상군 지원을 왜 막지 못하고 있을까? 가장 큰 이유로는 8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공군의 ‘대공미사일 사냥’이 효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은 둘 다 적의 전투기나 공격기와 같은 항공기를 요격하는데 S-300과 같은 대공미사일(SAM)을 주로 사용하는데, 우크라이나군은 미국의 도움을 받아 구소련제 Mig(미그)-29 전투기에 미제 AGM-88 HARM(함)을 장착한 뒤 러시아의 대공미사일을 파괴하는 데 성공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모든 미사일을 파괴하지는 못했지만, 한번 공격이 성공하자 러시아군은 대공미사일의 활동을 크게 줄였고,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지상군이 공습에서 안전해진 것이 이번 역습 성공의 큰 원동력이 된 것이다.

 

다만, 방공망 제압을 위해서는 단순히 공격할 미사일과 비행기만 있으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 군사용어로 적의 대공미사일을 사냥하는 작전을 SEAD(Suppression of Enemy Air Defenses)라고 하는데, 대공미사일을 사냥하기 위해서는 적이 사용하는 모든 무기의 전파가 어떤 것인지 파악하고, 어디에 어떤 전파가 나오는지 추적하는 능력, 즉 전자전(Electronic Warfare) 능력이 중요하다.

 

우크라이나군의 경우 한때 러시아와 같은 소련 연방이었기 때문에 러시아군의 S-300 미사일의 레이더나 통신 차량에서 나오는 전파를 모두 알고 있었고, 러시아군이 전자전에서 미숙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이렇게 성공한 것이고, 전자전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또 한 번 증명하게 된 것이 이번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자전을 수행할 전자전 장비(EW Suite)는 장갑차에 탑재할 수 있는 지상형, 전투함에 탑재하는 해상형, 그리고 항공기에 탑재하는 것이 있는데, 그중 항공기형 전자전 장비가 가장 중요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지상이나 바다에 있는 장비는 지구 곡면 때문에 전파의 도달 범위가 짧지만, 하늘의 항공기는 수백 km 이상의 멀리 있는 장비까지 적이 내뿜는 전파를 탐지할 수 있고, 반대로 멀리 있는 적에게 방해전파를 보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전자전의 핵심은 항공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미래에 인공위성이나 우주선이 전자전을 수행하기 전까지는 항공기를 사용한 전자전이 성공해야 전자전에서 이기고, 더 나아가 전쟁에서 이길 수 있게 된 것인데, 대한민국의 경우 독자적인 전자전 항공기가 없는 실정이다.

 

현재 한국은 항공기용 자체방어 전자전 장비인 ALQ-200 전자전 포드를 국내 개발하여 실전 배치 중이고, KF-21에 장착되는 내장형 전자전 장비를 순조롭게 개발 중이다. 하지만 이들 전자전 장비는 자체방어(Self Protection) 용도로 개발한 것이고, 적극적으로 적 장비를 공격하는 전자 공격(Electronic Attack)을 위한 장비는 아직 개발하지 못한 실정이다. 하지만 대형 전자전 장비를 수송기에 탑재하는 전자전 전용 항공기는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전력소요분석을 통과하지 못해 진행이 요원하고, 일부 유튜버들이 언급하는 미국제 NGJ(Next Generation Jammer)를 수입해서 F-15K에 장착하자는 주장은 무기 도입과 운용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는 아마추어적인 생각일 뿐이다. 수출금지 품목으로 지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적 전파 방해에 필요한 정보가 제한되어 우리 군이 스스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방법이 있을까? 필자가 개인적으로 제안하고 싶은 것은 KF-21 보라매 전투기용으로 ALQ-200을 대체할 새로운 전자전 포드를 개발하는 것을 고려해 볼 만 하다. 물론 ALQ-200은 자체방어 용으로 개발된 장비로서 적극적인 행동 보다는 비행기를 노리는 대공미사일에 대해서 방해전파를 발사하는 등 방어적 용도로써 사용하고 있으나, 전자전 기술 발달은 우리에게 또 다른 가능성을 펼쳐주고 있다.

 

가령, 스웨덴 샤브(SAAB)사의 JAS-39E 그리펜(Gripen) 전투기에는 이제 스웨덴이 독자 개발한 알렉시스(Arexis) 전자전 포드가 장착될 예정인데, 이 전자전 포드는 KF-21의 레이더에도 적용된 GaN(질화 갈륨) 소자를 사용한 AESA(능동 위상배열) 안테나로 전자전을 수행해서 기존 전투기용 전자전 포드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 역시 GaN AESA 안테나 기술이 성숙 단계이고, 차세대 해군 함정형 전자전 시스템(SONATA-II)가 GaN AESA 안테나 기술을 사용하는 만큼, ALQ-200을 대신하는 차세대 AESA 전자전 포드를 개발하여 세미 스텔스 전투기인 KF-21과 통합하면 미국의 기술 통제 없이 적진에 침투할 수 있는 전자전 항공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전자전은 대잠수함 작전과 함께 그 어떤 나라도 철저히 비밀에 부치는 핵심 군사기술로, 아무리 강한 동맹국이라도 정보와 노하우를 쉽게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독자 개발로만 발전할 수 있는 아주 비밀스럽고 어려운 영역이다. 다행스럽게도, 50년 역사의 대한민국 전자전 기술 개발 역사 동안 쌓아 올린 성과가 상당한 만큼, 더욱더 발전하여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키는 핵심 전자전 역량을 키울 수 있길 기대해 본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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