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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원영식 초록뱀그룹 회장, 라임 연루 재판서 '사채업자'로 등장

에스모 인수한 기업사냥꾼 판결문에 '지인','사채업자'로 등장…초록뱀 "개인적인 사안"

2022.09.30(Fri) 10:41:59

[비즈한국] 배우 박민영 씨의 열애설이 보도된 뒤 여러 인물이 화제에 오르고 있다. 박 씨의 열애 상대로 지목된 강종현 씨와 그의 여동생이자 비덴트 지배구조의 정점인 강지연 이니셜 대표는 물론, 강 씨와 손잡은 것으로 알려진 원영식 초록뱀그룹 회장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박 씨가 원영식 회장이 이끄는 초록뱀그룹의 자회사 후크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초록뱀그룹과 비덴트(버킷스튜디오그룹)의 관계가 재조명되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최근 라임펀드와 연루된 기업사냥꾼들의 족적에서 원 회장의 그림자가 포착됐다. 비즈한국이 입수한 라임 관련 재판의 판결문에 따르면 원 회장은 조원일 등 라임 연루 기업사냥꾼의 ‘지인’이자 자금을 대여해준 ‘사채업자’였다. 이 기업사냥꾼들은 경영권을 확보한 상장사의 전환사채 대금 일부를 공시한 목적과 달리 원 회장 소유 회사의 전환사채를 인수하거나 주식을 매수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영식 초록뱀그룹 회장이 라임 연루 기업사냥꾼들의 1심 판결문에서 ‘지인’, ‘​사채업자’​로 명시됐다. 라임 자금이 투입돼 무자본 인수된 코스닥 상장사 에스모에는 W홀딩컴퍼니 자금이 흘러들어왔다 나갔다. 사진=사회복지공동모금회 블로그

 

원 회장은 2018년 12월 ​KH그룹이 삼본전자(현 KH전자)를 인수할 때 이를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 KH블루홀딩스가 삼본전자 주식을 담보로 대출 받아 마련한 자금으로 삼본전자를 인수한 이후 삼본전자가 발행한 전환사채를 원 회장 측이 대량 매입했기 때문이다. 원 회장(바르트투자조합)​은 현재에도 KH필룩스의 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을 정도로 KH그룹과 긴밀하다. 

 

이 일은 복잡한 단계를 거쳤다. 먼저 KH블루홀딩스는 인수 예정이던 삼본전자 주식으로 2018년 8월 29일 주식 담보제공 계약을 체결, 한국투자증권과 에스모(현 에이펨)로부터 100억 원을 차입했다. 담보 설정 금액은 에스모가 48억 원, 한국투자증권이 120억 원이다. 당시 에스모는 라임 연루 기업사냥꾼들(루트원투자조합·조원일)에게 무자본 인수된 상태였다. 

 

이후 KH블루홀딩스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2018년 11월 2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한다. 납입일은 2018년 12월 5일이다. 이 전환사채는 블루마운틴1호조합이 전량 인수한 뒤, 같은 날 초록뱀미디어, W홀딩컴퍼니, 아이오케이컴퍼니 등에 매도한다. 원 회장 측이 매입한 전환사채는 총 40억 원 규모다. 

 

정리하면 KH그룹이 삼본전자를 인수할 때 기업사냥꾼들이 장악한 에스모가 KH그룹에 자금을 대출해줬고, 이후 원 회장은 전환사채 매입을 통해 KH그룹에 자금을 지원한 셈이다. 여기까지 살펴보면 원 회장과 에스모(기업사냥꾼)는 각자 KH그룹을 지원한 것처럼 보인다. KH그룹을 동시에 지원한 것 외에는 원 회장과 에스모의 연관성을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지난해 2월 3일 징역형이 선고된 조원일 등 라임 연루 기업사냥꾼 일당의 1심 판결문에는 원 회장이 자금을 대여해준 ‘사채업자’로 등장한다. 

 

주가조작 행위를 주도한 이 씨를 비롯한 11명의 기업사냥꾼들은 라임자산운용 펀드 자금이 투입된 코스닥 상장사 에스모 머티리얼즈의 주가를 조작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코스닥 상장사 이에스브이(현 커머스마이너)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뒤 2018년 4월경 글로벌투자펀드1호·2호를 상대로 각각 100억 원의 제3차·제4차 전환사채를 발행한다는 대규모 자금조달 관련 공시를 했다. 전환사채 납입자금의 목적은 바이오메디컬사업과 인공지능 관련 신규 사업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2018년 10월에는 전환사채 대금 200억 원이 납입돼 바이오 신사업 등에 적극 투자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도 배포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공시한 자금 사용의 목적대로 신규 사업에 사용할 의사가 없었다. 판결문에 따르면 글로벌투자펀드1호에서 납입한 제3차 전환사채 대금은 전액 상상인저축은행으로부터 차용한 후 예금담보로 제공했기에 이에스브이에서 임의로 사용할 수 없었다. 

 

기업사냥꾼들은 글로벌투자펀드1호에서 납입한 제3차 전환사채 대금 100억원 가운데 73억 8000만 원을 전환사채 대금을 차용해준 상상인저축은행의 허락을 받아 조원일 씨와 함께 피에스엠씨의 경영권을 획득하기 위한 적대적 M&A를 진행하는 데 사용했다. 또 원영식 회장이 운영하는 W홀딩컴퍼니(현 초록뱀컴퍼니)의 전환사채 인수에 5억 8000만 원, 조원일 씨의 아버지 조성옥 씨가 회장으로 있는 삼부토건 주식 매수자금으로 10억 원 등을 사용했다.

 

글로벌투자펀드2호에서 납입한 제4차 전환사채 대금 100억 중 50억 원은 ‘사채업자인 원영식’이 운영하는 업체의 전환사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되돌려줬다. 다시 말해, 원 회장이 글로벌투자펀드2호에 돈을 빌려줬고, 글로벌투자펀드2호로부터 전환사채 대금을 받은 이에스브이가 다시 원 회장이 운영하는 업체의 전환사채를 매입해 준 것.

 

제4차 전환사채 대금은 삼부토건 주식 매수에 5억 5000만 원, 초록뱀미디어 주식 매수에 14억 원 등이 사용됐다. 판결문에는 ‘제4차 전환사채 대금 100억 원이 흘러들어간 회사들의 주요 임원을 보면, 피고인 강 아무개, 피고인 김 아무개 또는 조원일의 여동생 조 아무개, 조원일 및 피고인 이 아무개의 지인인 사채업자 원영식 등으로 위 회사들의 업종 역시 신사업과 무관하다’며 ‘피고인 이 아무개는 위 자금이 원영식으로부터 흘러들어왔다 다시 나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왜 그렇게 했는지 모른다고 진술했다’고 명시됐다. 

 

판결문에 원 회장의 지인으로 언급된 조원일 씨는 라임 사태의 주역인 ‘라임 회장단’ 이인광 에스모 회장과 한 몸처럼 움직였다는 의심을 받은 기업사냥꾼이다. 지난해 3월 체포돼 재판에 넘겨져 29일 징역 20년과 벌금 300억 원을 선고 받았다. ​​라임 연루 기업사냥꾼들은 쌍방울그룹과는 연관성이 제기된 바 있으나, 현재까지 원 회장이나 초록뱀그룹과의 관계가 드러난 적은 없다(관련기사 [단독] 검찰 조사받는 쌍방울그룹, 라임사태 관련자 다수 연루 정황 포착)​. ​그러나 판결문에 따르면 원 회장은 기업사냥꾼들이 장악한 코스닥 상장사에 자금을 지원했다가 다시 회수해간 것으로 보인다.  

 

에스모와 초록뱀미디어, 초록뱀컴퍼니의 자금 거래와 관련해 초록뱀컴퍼니 관계자는 "원 회장 개인에 관련된 사안이라 회사에서 별도로 밝힐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여다정 기자 yeop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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