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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닷컴, 내년 상장도 '노란불'…지금은 자세 낮추고 기다릴 때

불황, 적자 증가, 쪼개기 상장 금지, 배송기사와 갈등까지…"경기 흐름 지켜보고 있다"

2022.10.10(Mon) 10:37:00

[비즈한국] 금융당국이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쪼개기 상장’ 방지 대책을 내놓으면서 SSG닷컴의 상장에도 먹구름이 꼈다. 당초 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불안한 증시로 인해 내년으로 미룬 상황에서 새로운 변수가 떠오른 것이다. 2017년 이마트로부터 물적분할한 SSG닷컴은 ‘5년 이내 물적분할’ 기준에 걸려 규제 영향권에 들게 됐다. 상장까지 SSG닷컴의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연내 상장이 유력했던 SSG닷컴이 증시 악화와 규제 강화 등 대내외적 변수가 발생함에 따라 상장 시기를 미루고 있다. 서울 시내 이마트 점포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사진=박정훈 기자


#‘5년 이내’ 물적분할 자회사, 주주가치 보호책 있어야 상장 가능

 

SSG닷컴은 지난해 10월 미래에셋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한 뒤 상장을 준비했다. 투자업계가 추정하는 기업가치는 9조~10조 원에 달한다. 하지만 올해 초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기업공개(IPO) 타이밍을 조정한 데 이어 금융위원회의 규제 압박이 더해지면서 상장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관련 일반주주 권익 제고방안’의 핵심은 기존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고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는 것이다. LG화학, SK케미칼 등 대기업들이 핵심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자회사를 세우고 ‘쪼개기 상장’하면서 모회사 주주들의 주주가치가 훼손되는 사례가 잇따르자 금융당국이 내놓은 대책이다.

 

SSG닷컴은 이 중에서도 ‘상장심사 강화’의 장벽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규제는 물적분할한 자회사가 상장하려는 경우, 모회사가 일반주주에 대해 어떤 보호책을 마련했는지를 ​거래소가 심사한 뒤 미흡하다고 판단하면 상장을 못 하게 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물적분할 후 5년 이내인 자회사를 대상으로 한다. ​SSG닷컴은 2018년 이마트와 신세계 온라인사업부로부터 물적분할해 신설법인으로 설립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SSG닷컴은 이마트와 신세계가 각각 45.58%, 24.4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주주 보호방안으로는 모회사 주주에게 모회사 보유 자회사 주식을 현물 배당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외에도 모회사 주식과 신설 자회사 주식을 교환할 기회를 부여하거나, 배당확대·자사주 취득 등을 통해 자회사 성장 이익을 모회사 일반주주에게 환원하는 방법이 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에 기업들은 대주주의 지배력을 상실하지 않으면서 핵심사업의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으로 물적분할과 분할 자회사의 상장을 이용했다”며 “이번 조치로 물적분할 기업들이 예전처럼 쉽게 자회사를 상장하기 어려워지고 주식시장에서는 IPO 물량 부담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SSG닷컴은 자사의 경우 모기업의 주주가치가 훼손된 앞선 사례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SSG닷컴 관계자는 “SSG닷컴은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해 함께 운영하는 사업이 많기 때문에 상장 후 성장을 하면 모기업의 사업에도 이익이 된다.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거나 기업 가치를 하락시키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 외에도 법적으로 검토할 사항이 있다면 상장 절차에서 세심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거래소 상장 기준 개정을 10월까지 완료하고 주식매수청구권 도입과 관련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은 연내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SSG닷컴 김포물류센터 배송기사들은 사측에 운송료 현실화, 무분별한 변제 책임 떠넘기기 금지 등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민주노총 마트노조 제공


#엎친 데 덮친 격…적자 확대·배송기사 시위

 

이에 따라 주주권 강화가 가시화되면서 SSG닷컴은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앞서 SSG닷컴은 올 상반기 목표했던 IPO 시점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금리인상과 긴축 기조 속에서 유동성이 떨어지자 상장 시기를 재조정한 것이다. 적자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보수화한 가운데 특히 유통주의 주가 하락폭이 커진 것도 한몫했다.

 

SSG닷컴은 총 거래액이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적자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07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 상반기 영업손실액이 662억 원을 넘었다. 전년 동기(296억 원)와 비교해 3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이커머스 운영 특성상 흑자 전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물류창고 설비 구축과 인건비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새벽배송의 경우 밤샘 작업이 필요해 인건비 부담뿐만 아니라 새벽배송 차량 운행 등으로 운영비용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SSG닷컴은 이마트 점포와 자동화 물류센터를 활용하고 있어 타 사에 비해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업계 특성상 물류 네트워크 구축과 유지에 큰 비용이 들어간다”며 “자동화 수준이 높은 센터로 통합하고 그마저도 기존 목표치보다 규모를 줄이는 대응을 했으나 영업이익 측면에서 즉각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SSG닷컴 김포물류센터 배송기사들이 운송료 현실화와 무분별한 변제 금지 등을 요구하고 나선 상황도 악재로 꼽힌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온라인배송지회 측은 SSG닷컴이 교통상황으로 인한 배송지연, 포장 불량 등 배송기사의 잘못이 아닌 경우에도 상품 누락·반품에 따른 책임을 배송기사에게 전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SSG닷컴​은 배송기사들과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SSG닷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배송 협의체를 구성해 근무 현장의 의견을 수렴 중”이라​며 “​지속적으로 배송기사의 근무 여건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장 안팎의 악재로 상장 계획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SSG닷컴은​ 속도전보다 적정 가격으로 평가 받을 적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상장 준비는 된 상태”라면서도 “현재 증시 불확실성이 큰 만큼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주관사들과 함께 경기 흐름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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