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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 이통 스테이지엑스, '승자의 저주' 피할 묘수 있나

6128억 원 투입해 내년 상반기 서비스 목표…구체적 자금 조달 계획 등은 아직 미공개

2024.02.12(Mon) 10:58:55

[비즈한국] 신규 이동통신 사업자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가 내년 상반기 5세대(5G) 28Ghz 서비스 상용화를 추진한다. 주파수 경매에서 사업권을 따낸 스테이지엑스는 개략적인 사업 방향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첫 공식 행보에 나섰다. 총 6128억 원을 투자해 전국에 28Ghz 기지국 6000개 망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재무건전성 문제나 제대로 된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겠냐는 시장 우려에 대한 명쾌한 답변은 내놓지 못했다. 제4 이동통신사로 출발선에 선 스테이지엑스가 막대한 투자비용을 극복하고 과점시장 생태계에 균열을 낼 수 있을까. 

 

​신규 이동통신 사업자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가 첫 공식 간담회를 열고 내년 상반기 5세대 28GHz 서비​스 상용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현장. 사진=강은경 기자

 

#‘진짜 5G’ 차별화, 온라인 유통 통한 가격경쟁력으로 승부

 

스테이지엑스는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 전략과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새로운 28Ghz 대역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파격적인 5G 요금제를 선보이고 저렴한 단말기로 고객 부담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는 “사용자 입장에서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며 “올해 2분기 안에 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서비스 구축을 시작해 내년 상반기 전국망 통신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후 28Ghz​ 기지국을 확대하고 중저대역 주파수도 추가로 확보해 자체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복잡한 요금제, 저렴하게 단말기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발품을 팔아야 하는 기존의 과점 구조를 지적하면서 클라우드, AI 기술 기반 효율적인 운영체제로 고객에게 요금 인하 혜택이 돌아가게 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스테이지엑스는 카카오에서 계열 분리된 알뜰폰업체 스테이지파이브가 신한투자증권,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세의료원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만든 신규 법인이다. 지난달 31일 주파수 경매에서 최고입찰액 4301억 원을 제시하며 마이모바일 컨소시엄을 제치고 신규 사업자로 선정됐다. 주파수 할당금액은 5년간 분납하는데 첫해는 10%를 낸다. 이 밖에 향후 3년간 무선기지국 6000대를 구축하는 의무 조건도 적용된다.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스테이지엑스 제공


서 대표는 “주파수와 통신설비에 총 6128억 원이 투입될 것”이라며 “정부 정책자금 지원을 제외하고 초기자금 4000억 원을 준비했다. 내년 상반기 론칭 일정에 맞춰 시리즈A 유상증자로 2000억 원 이상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외 투자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테이지엑스는 온라인 유통 구조로 비용을 절감하고 설비투자를 최소화해 경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계획대로라면 공연장, 병원, 학교, 공항을 비롯한 밀집지역에서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의 강점을 가진 5G 서비스가 제공된다. 28Ghz 대역 5G는 현존하는 단말기 기준 일반적인 5G 서비스보다 4~10배 정도 속도가 빠르다. 스테이지엑스는 북미 시장에 나와 있는 삼성전자 갤럭시 및 애플 아이폰 28Ghz 지원 단말기를 국내에서도 쓸 수 있도록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하고, 대만 폭스콘과는 전용 단말기를 개발할 의지도 내비쳤다. 서비스 출시 후 3년 이내 매출액 1조 원 달성과 흑자 전환이 목표다. 

 

#로밍 대가·​자금 여력·​운영 방식은 “아직 공개 일러”​

 

이 같은 공언과 별개로 28Ghz 주파수 사업 완수가 가능할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정부는 2010년부터 제4 이통사 유치를 시도했지만 실패를 거듭했다. 재무적 요건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는데 스테이지엑스를 둘러싼 우려 역시 자금조달이 관건이다. 

 

정부는 시장 진입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이번 경매에서 최저경쟁가격을 2018년 이통3사(2070억 원) 때의 3분의 1 수준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경쟁이 붙으면서 최종 낙찰액은 과거의 2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재무적 투자자 신한투자증권 등으로부터 확보한 차입 성격의 8000억 원 규모 자금에서 이미 절반 이상을 주파수 낙찰 대가로 사용해야 하는 셈이다. 

 

초기 설비를 구축하더라도 실제 서비스 운영 시 ‘로밍’ 비용이 큰 장벽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스테이지엑스 전국망 사업은 기존 통신사들의 네트워크를 유료로 빌려 공동 사용하는 로밍 방식을 포함한다. 지속적으로 나가는 비용인 데다 기존 사업자가 새 경쟁사에 저렴한 가격을 책정해줄 리가 만무해 난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스테이지엑스는 이 로밍 비용을 비용 계산에 넣지 않았다. 주파수 할당대가에 통신설비 투자(1827억 원)만 더했을 뿐이다. 사업 운영에 필요한 인력 규모와 그 비용 추산 역시 고려되지 않았다. 

 

기자간담회 현장에서도 자금 조달 계획과 주요 투자자 명단, 인력 운영 비용·방식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서 대표는 “추후 사업설명회에서 상세히 말씀드리겠다”며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않았다.

 

서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스테이지엑스의 사업 구상을 공개하며 추후 사업설명회를 통해 자금 조달 계획 등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사진=강은경 기자

 

아직까지 3% 이상 주주 구성이나 컨소시엄 참여자들의 역할도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권혁준 신한투자증권 기업금융2본부장은 “3년 전부터 금융주관사로서 자금 조달 관련 사안을 자문해왔다. 사전에 접촉한 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자금 시장과 투자자 간 소통 등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역할을 다 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서 대표는 “대다수 참여사들이 상장사거나 그에 준하는 규모의 회사들이다. 공개하기 전에 여러 가지 사항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운영 인력 등 원가 관련 비용은 사업설명회를 통해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사업설명회는 연내 개최를 시사했지만 시기는 특정하지 않았다.   

 

지난해 SKT가 관련 사업을 철수하면서 이통3사는 모두 5G 28Ghz에서 손을 뗐다. 투자 대비 수익성이 낮아서다. 일각에서는 스테이지엑스의 계획안대로 기술 구현이 가능할지조차 장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업 진행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정책 실패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정부는 최대 4000억 원 규모의 정책금융과 세액공제 외에도 정책적인 지원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김용희 동국대 영상대학원 교수는 “단일 주파수를 이용하는 방식이 아니고 안정적으로 작동될지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시스템 구현이 상당히 복잡하다”며 “기간통신 사업은 절대적인 자본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업인데 투자에만 의존하는 자금 조달 형태나 개괄적인 수준의 사업 계획 등은 의문점을 남긴다”고 짚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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