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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재건축 수주 사활 걸었다" 삼성물산, 압구정 전담 사업소 신설

압구정 아파트지구 관할, 베테랑 직원 전진 배치…단일 아파트 지구 대상 사업소는 최초

2025.06.02(Mon) 11:39:03

[비즈한국] 올해 하반기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사업 시공자 선정이 석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삼성물산이 주택사업본부 산하에 압구정사업소를 신설한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 사업소 관할 사업지는 압구정2구역을 포함한 압구정 아파트지구 전체인데, 삼성물산이 단일 지구를 대상으로 사업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 아파트지구 전경. ​삼성물산이 주택사업본부 산하에 압구정사업소를 신설한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사진=박정훈 기자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1일 주택사업본부 산하에 압구정사업소를 신설했다. 이 사업소 관할 사업장은 압구정2구역을 포함한 압구정 아파트지구 전체다. 삼성물산은 신반포3차·경남(래미안 원베일리)아파트 통합재건축을 10년간 이끈 사내 주택전략수주 태스크포스(TF) 팀장을 신임 사업소장으로 내정하고, 정비사업 베테랑 직원들을 사업소에 전진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 압구정사업소 설립은 기존 조직 체계를 살폈을 때 이례적이다. 현재 삼성물산은 주택사업본부 산하에 △서초사업소(서울 서남권) △용산사업소(서울 북부권) △강남사업소(서울 동남권) △부산사업소(영남권) △리모델링사업소를 주택사업소로 두고 있다. 이들 사업소 관할 사업장은 여러 자치구를 포괄하는 생활권 단위인데, 단일 아파트지구를 대상으로 한 사업소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설된 삼성물산 압구정사업소 사무실은 최근 개관한 삼성물산 주택 브랜드 홍보관 건물에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6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 ‘S 라운지’라는 주택 브랜드 홍보관을 열었다. 지상 6층 규모인 이 홍보관에서는 삼성물산이 그리는 주택 단지 모습와 미래 비전 등을 영상과 프리젠테이션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삼성물산 압구정사업소는 자사 주택 브랜드를 홍보하는 이 건물에 입주해 시공자 선정을 앞둔 압구정2구역 수주 전략을 모색할 계획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통상 대형건설사 정비사업 수주 부서는 관리 부서와 이원화돼 수주 이후 사업 관리를 별도 관리부서에 맡기곤 하는데, 삼성물산은 수주부터 착공, 분양, 입주, 정산까지 정비사업 모든 생애 주기를 한 사업소에서 맡는다. 압구정사업소 설립은 삼성물산이 압구정 재건축사업에 임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압구정 아파트지구는 우리나라 재건축 최대어로 꼽힌다. 서울시는 1970년대 아파트 공급을 활성화하고자 강남구 한강변에 압구정 아파트지구를 조성했다. 이후 압구정 현대(1~14차)와 미성(1~2차), 한양(1~8차)​ 아파트 등이 빼곡히 들어섰다. 대부분 준공 40년 차가 넘어서 현재 인접 단지들끼리 6개 구역으로 나누어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9월에는 총 사업비 2조 4000억 원 규모인 압구정2구역(현대9·11·12차, 신현대)이 일대 처음으로 시공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최근 압구정2구역 수주를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달 6일 사업장 인근에 주택 브랜드 홍보관을 개관한 데 이어 같은 달 30일에는 압구정2구역 사업비 조달을 위해 국내 5대 시중은행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압구정2구역 단지 대안설계를 마련하고자 세계적인 건축 거장 노만 포스터가 이끄는 영국 건축설계사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와도 손을 잡았다. 원안 설계를 바탕으로 한강 조망을 극대화하고, 주거동과 주요 동선을 최적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경쟁사인 현대건설도 압구정2구역 사업 수주를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3월 압구정 현대아파트 단지 이름을 상표로 출원한 데 이어, 기존 압구정 재건축 수주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압구정재건축영업팀’으로 확대 개편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주거래은행인 하나은행과 압구정2구역 재건축사업과 관련한 업무협약을 체결 소식을 전하면서 금융기관 협력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관련기사 [단독] 현대건설 '압구정 현대' 상표권 출원, 재건축 수주 '자존심 걸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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