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를 폐지했다. 법원은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 이행에 필요한 2000억 원의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수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홈플러스는 14일 이내 즉시항고를 할 수 있지만, 회생절차 재개를 위해서는 운영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단기간 내 2000억 원 규모의 자금 확보가 쉽지 않은 만큼 파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파산 가능성 커져
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홈플러스가 제출한 수정회생계획안의 수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3월 회생절차를 신청한 지 1년 4개월 만이다.
당초 홈플러스는 수익성이 낮은 점포 정리와 영업 양도, 인수·합병(M&A) 등을 담은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을 마련해 법원의 승인을 추진해왔다. 법원은 자금 조달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해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을 두 차례 연장했으며, 앞서 6월 30일까지 구체적인 운영자금 조달 방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결국 법원은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을 이행하는 데 필요한 최소 운영자금 약 2000억 원을 현재까지 확보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회생계획안은 수행 가능성이 없으므로 이를 관계인집회의 심리·결의에 부치지 않고 회생절차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이번 폐지 결정에 대해 14일 이내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다만 이번 결정의 핵심 사유가 운영자금 부족인 만큼, 항고 기간 내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야 회생절차 재개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2주 안에 약 2000억 원 규모의 운영자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금 조달에 실패할 경우 홈플러스는 파산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회생 무산에 직원·협력사 생계 위협
홈플러스는 1997년 삼성물산 유통부문에서 출범했다. 대구 칠성동에 1호점을 열며 대형마트 사업에 진출했고, 1999년 삼성물산이 영국 유통기업 테스코(Tesco)에 지분과 경영권을 넘기면서 합작 법인 형태로 전환됐다. 이후 2008년 홈에버(구 까르푸) 매장 33개를 인수하며 외형을 키웠고, 2011년 삼성 측 지분 정리 이후 사명을 ‘홈플러스 주식회사’로 변경하며 테스코의 100% 자회사가 됐다.
2010년대 초반까지 성장세를 이어가던 홈플러스의 위기는 2015년부터 본격화됐다. 테스코 본사가 경영난에 빠지면서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새 주인이 됐다. 이후 대형마트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고 온라인 중심으로 장보기 문화가 재편되면서 홈플러스의 실적도 빠르게 악화됐다.
MBK파트너스는 점포를 매각한 뒤 다시 임차하는 세일앤드리스백 방식으로 유동성을 확보해왔지만, 재무 부담은 오히려 커졌다. 결국 홈플러스는 수익성 악화를 버티지 못하고 2025년 3월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유지를 위해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에 2000억 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지만, 최종 조달에는 실패했다. 운영자금 확보 방안이 끝내 마련되지 않으면서 회생절차는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파산 절차가 현실화될 경우 가장 큰 타격은 임직원과 협력업체, 입점 점주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직원들과 협력사, 입점 점주 등은 지난달 국민신문고에 ‘파산만은 막아달라’며 정부 차원의 도움을 호소한 바 있다.
홈플러스 협력사들은 “홈플러스에 상품과 용역을 제공하는 4603개 협력사 중 47%는 매출의 절반 이상을 홈플러스에 의존하고 있다”며 “홈플러스가 파산하면 수많은 중소 협력사가 판매 채널을 잃고 무너지고, 수만 명의 직원들도 일터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홈플러스 노조는 회사가 파산할 경우 천문학적인 사회적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지난달 말 기준 홈플러스 직원은 약 1만 2000명이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관계자는 “현재 회생절차 폐지 결정과 관련해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재개를 위해 메리츠금융그룹에 다시 한번 자금 지원을 호소하고 나섰다. 홈플러스 측은 “법원은 2주 이내에 2000억 원의 운영자금을 마련해 즉시항고를 하면 재도의 고안, 즉 회생절차 재개가 가능하다고 했다”며 “그러나 지난 몇 주간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파트너가 제공한 1000억 원의 연대보증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이유로 자금 지원을 거절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에 2000억 원의 운영자금 대출을 간청한다”며 “향후 진행될 법적 절차에 적극 협조하면서 채권자와 직원 등 이해관계자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