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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진품 돌려줘”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미술품 반환 항소심서 패소

1심 “칼더 작품 교환, 서로 반환하라” 판단 뒤집혀…법원 “2012년 교환계약, 취소권 소멸”

[비즈한국]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홍송원 전 서미갤러리 대표를 상대로 낸 미술품 반환 소송에서 1심 승소 판결을 받았다가 항소심에서 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 전 회장은 10여 년 전 홍 전 대표와 알렉산더 칼더 작품을 맞바꿨는데, 이후 자신이 넘겨받은 작품이 위작으로 확인됐다며 교환계약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냈다. 하지만 항소심 법원은 홍 전 회장이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기간이 이미 지났다고 판단했다.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사진)이 홍송원 전 서미갤러리 대표를 상대로 낸 미술품 반환 소송에서 1심 승소 판결을 받았다가 항소심에서 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서울고등법원 제5-2민사부(재판장 김대현)는 지난달 25일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홍송원 전 서미갤러리 대표를 상대로 낸 미술품 반환 소송 항소심에서 홍 전 대표 1심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홍 전 회장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앞서 홍 전 회장은 홍 전 대표가 보유하던 가짜 미술품과 자신이 보유한 진품을 교환한 거래를 물러달라며 소송을 냈고, 지난해 6월 1심에서 승소했다.

분쟁은 양측이 알렉산더 칼더 작품이라고 주장하는 미술품을 교환하면서 시작됐다. 칼더는 ‘모빌의 창시자’로 알려진 20세기 미국의 조각가다. 홍 전 회장은 과거 자신이 보유하던 ‘빨강(THE RED)’과 홍 전 대표가 보유하던 ‘잃어버린 날개(MISSING WING)’를 맞바꾸는 계약을 맺고 작품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홍원식 전 회장이 넘겨받은 작품은 위작으로 판정됐다. 홍 전 회장이 2024년 2월 칼더재단에 진품 여부를 문의한 결과, 칼더재단은 위작이라고 답했다. 잃어버린 날개는 칼더재단 자료 전산 시스템에 등재되지 않았고, 육안으로도 제작 방식이나 재료가 칼더의 것과 다르다는 설명이었다. 칼더재단은 칼더 가족이 1987년 설립한 비영리재단이다.

이에 홍원식 전 회장은 작품 교환을 물러달라며 2024년 5월 소송을 냈다. 홍 전 대표가 화랑을 운영하면서, 상당 기간 미술품 중개업에 종사해 잃어버린 날개가 칼더 작품이 아닌 것을 쉽게 감별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진품인 것처럼 속여 교환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다. 홍 전 회장은 사기나 강박으로 교환 계약이 체결됐다며 미술품을 교환하는 앞선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법원은 취소 시효가 지나 미술품 교환 계약을 취소할 수 없다고 봤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홍 전 회장과 홍송원 전 대표가 미술품 교환 계약을 체결한 시점은 2012년 4월로, 소송을 제기한 2024년 5월은 취소권 행사기간인 10년을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민법에 따라 착오나 사기·강박에 의해 의사표시를 한 자는 10년 내에 법률 행위를 취소할 수 있다.  

재판부는 △2012년 4월 서미갤러리 화랑에 잃어버린 날개 작품이 전시됐다가 △다음날 같은 자리에 홍 전 회장이 보유하던 빨강 작품이 설치된 점 △서미갤러리 직원의 업무수첩에 당시 미술품 이동 내용이 적힌 점 등을 근거로 양측 계약이 2012년 4월 체결됐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칼더 재단 설명만으로는 잃어버린 날개가 위작이라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항소심은 비즈한국 1심 판결 보도 이후 홍송원 전 대표가 추완항소를 제기하면서 진행됐다. 앞서 1심 재판은 홍 전 대표에게 소장 등이 제대로 송달되지 않자, 법원이 일정 기간 소송 서류를 공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홍 전 대표가 지난해 6월 말 소송 관련 기사를 접한 뒤 같은 해 7월 낸 항소를 적법한 추완항소로 판단했다. 추완항소란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기간을 지키지 못한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항소를 말한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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