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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6
“사탕으로 음악 듣고, 개 마음 읽고…” 이색 혁신제품 5선

일상 바꾸는 기발한 상상력이 현실로…AI 열풍 속 관람객 발길 멈춰 세웠다

[비즈한국] 올해 CES 2026의 중심 키워드는 단연 인공지능(AI)이었다. AI와 로봇의 결합을 통한 ‘피지컬 AI’는 거의 모든 글로벌 테크 공룡들이 강조한 핵심 메시지다. 그러나 CES가 단순한 첨단 기술 경연장에 머문 적은 없다. 이 전시회가 전 세계 기술 업계의 ‘상상력 시험장’으로 불려온 이유는, 실용성과 무관해 보이던 아이디어가 실제 제품으로 구현되는 순간들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관람객들의 시선을 붙잡은 것은 일상의 감각을 비틀고, 기술의 쓰임을 재정의한 이른바 ‘긱(Geek)형 제품’들이었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 기술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 이색 혁신 제품 5가지를 정리했다.

입안에서 터지는 서라운드 사운드 ‘롤리팝 스타’

미각과 청각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롤리팝 스타. 가격은 개당 9달러로 사탕 치고는 비싸지만, 스피커 치고는 싼 편이다. 사진=롤리팝 스타 홈페이지
미각과 청각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롤리팝 스타. 가격은 개당 9달러로 사탕 치고는 비싸지만, 스피커 치고는 싼 편이다. 사진=롤리팝 스타 홈페이지

“음악을 맛본다”는 기발한 발상이 현실이 됐다. 이번 CES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은 제품은 단연 골전도 기술을 접목한 음악 사탕 ‘롤리팝 스타(Lollipop Star)’였다. 평범한 막대사탕 형상을 하고 있지만, 핵심은 사탕 막대 내부에 숨겨진 블루투스 모듈과 진동 소자다. 사용자가 사탕을 입에 물면 발생하는 미세한 진동이 치아와 턱뼈를 통해 내이로 직접 전달되는 골전도 방식이다. 이어폰 없이도 머릿속에서 선명한 스테레오 사운드가 울려 퍼지는 독특한 청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이 제품은 단순한 사탕을 넘어 ‘다감각 엔터테인먼트’를 지향한다. 사탕의 맛과 어울리는 음악을 매칭함으로써 미각과 청각을 동시에 충족한다. 특히 주변 사람에게는 소리가 전혀 새어나가지 않아 조용한 공공장소나 사무실에서 나만의 비밀스러운 음악 감상이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사탕을 다 먹은 후에도 막대 본체는 세척해 지속적으로 골전도 디바이스로 재사용할 수 있어 긱(Geek)들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고기도 야채도 ‘이븐’하게 익히는 로봇 셰프 ‘나쉬’

전자레인지나 오븐에서 수백가지 요리가 가능하다는 건 가열 시간 조절에 불과하다. 로봇 셰프 나쉬는 진짜 수백가지 요리를 해준다. 다만 조미료와 식재료는 미리 손질해서 넣어둬야 한다. 사진=나쉬 홈페이지
전자레인지나 오븐에서 수백가지 요리가 가능하다는 건 가열 시간 조절에 불과하다. 로봇 셰프 나쉬는 진짜 수백가지 요리를 해준다. 다만 조미료와 식재료는 미리 손질해서 넣어둬야 한다. 사진=나쉬 홈페이지

로봇 요리사 ‘나쉬(Nosh)’는 주방 가전의 미래상을 제시했다. 이 제품은 단순한 자동 냄비를 넘어 500여 가지 글로벌 레시피를 수행하는 지능형 조리 플랫폼이다. 사용자가 식재료를 전용 컨테이너에 담아두면 AI 시각 센서가 재료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스캔한다. 양파가 투명하게 익거나 고기의 마이야르 반응이 정점에 달하는 순간을 정확히 포착해 다음 조리 단계로 넘어가는 등 전문 셰프 수준의 정교한 화력 조절을 보여준다.

나쉬의 진정한 혁신은 개인화된 학습 능력에 있다. 사용자가 식사 후 남긴 피드백을 기반으로 간의 세기나 익힘 정도를 데이터화한다. 사용을 반복할수록 AI는 주인의 입맛을 정교하게 학습해 “조금 더 바짝 익혀달라”는 요청 없이도 최적화된 결과물을 내놓는다. 퇴근 전 스마트폰 앱을 통해 조리 시작을 명령하면 귀가 시간에 맞춰 갓 요리된 집밥이 완성되는 시스템으로, 가사 노동의 획기적인 절감을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5초 만에 손톱 색상 바꾸는 ‘아이폴리시’

손톱에 네일을 붙인 다음 손톱 끝을 기계에 넣어 색상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사진=아이폴리시 홈페이지
손톱에 네일을 붙인 다음 손톱 끝을 기계에 넣어 색상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사진=아이폴리시 홈페이지

매니큐어를 바르고 말리는 시대는 끝났다. 뷰티 테크 기업이 선보인 ‘아이폴리시(iPolish)’는 영화 속에나 나오던 ‘순간 변색 네일’을 구현했다. 이 제품은 화학적 도료 대신 전기 신호에 따라 입자 배열이 바뀌는 초박형 전자잉크(e-Ink) 필름을 네일 팁에 적용했다. 전용 앱에 탑재된 400여 가지 컬러와 패턴 중 하나를 선택하면 단 5초 만에 손톱 디자인이 즉각 변경된다.

사용자는 매일 아침 그날의 코디나 기분에 맞춰 네일 아트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오전에는 단정한 누드 톤으로 업무를 보고, 저녁 모임에서는 화려한 글리터 패턴으로 변신하는 것이 스마트폰 터치 한 번으로 가능하다. 특히 아세톤 같은 독한 용제를 사용해 지울 필요가 없고, 바르고 말리는 시간도 불필요해 손톱 건강과 편의성을 동시에 잡았다. 뷰티 산업에 지속 가능성과 디지털 혁신을 결합한 대표적 사례가 될지 주목된다.

멍멍이 속마음 읽어주는 AI 목줄 ‘칼라 고’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 칼라 고는 반려견의 상태를 24시간 체크하고 그 결과를 대화형으로 보호자에게 전달한다. 사진=사테라이 홈페이지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 칼라 고는 반려견의 상태를 24시간 체크하고 그 결과를 대화형으로 보호자에게 전달한다. 사진=사테라이 홈페이지

사테라이(Satellai)가 선보인 ‘칼라 고(Collar Go)’는 단순 위치 추적기를 넘어선 반려견 전용 스마트 웨어러블 디바이스다. 이 제품은 반려견의 짖는 소리, 수면 패턴, 심박수 등 생체 데이터를 24시간 수집해 클라우드 AI로 분석한다. 단순히 강아지의 상태를 수치로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반려견의 감정 상태나 건강 이상 징후를 보호자의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번역해 전송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이번에 강화된 대화형 AI 기능은 반려인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사용자가 “우리 아이가 오늘 왜 이렇게 기운이 없지?”라고 물으면 AI는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해 “어제 산책량이 평소보다 많아 근육 피로를 느끼고 있습니다”거나 “실내 습도가 낮아 호흡기 불편함을 느끼는 것으로 보입니다”와 같이 구체적인 답변을 제공한다. 데이터 기반의 양육 가이드를 통해 반려견과 보호자 사이의 언어적 장벽을 허물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건전지 교체 없는 반영구 도어록 ‘V150 플러스’

이론적으론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한 데슬록 V150 플러스는 도어록 배터리 관리가 귀찮은 사람에게 안성맞춤이다. 사진=데슬록 홈페이지
이론적으론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한 데슬록 V150 플러스는 도어록 배터리 관리가 귀찮은 사람에게 안성맞춤이다. 사진=데슬록 홈페이지

도어록 배터리 방전으로 인한 출입 불가 사태는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데슬록(Desloc)의 ‘V150 Plus’는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인 페로브카이트를 탑재해 에너지 자립을 실현했다.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와 달리 흐린 날이나 실내 조명 같은 저광도 환경에서도 전력을 생산하는 이 기술은 아파트 복도의 희미한 조명만으로도 배터리를 지속적으로 충전한다.

지능형 에너지 관리 시스템도 돋보인다. 만약 조명이 꺼진 상태가 장기간 지속돼 전력이 부족해지면, 기기 스스로 필수 보안 기능을 제외한 모든 전력을 차단하는 ‘초절전 자생 모드’로 전환한다. 사용자가 배터리 교체 주기를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제로 메인터넌스(Zero Maintenance)’를 구현한 셈이다. 가장 전통적인 보안 기기에 최첨단 에너지 공학을 결합해 실용성과 혁신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다.

CES 2026
봉성창 기자

기업이 말하는 성장의 언어와 그 뒤에 놓인 현실의 간극을 집요하게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의 변화는 숫자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투자와 고용, 기술과 규제, 혁신과 책임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비로소 기업의 진짜 얼굴이 드러납니다. 그 균열을 놓치지 않고, 복잡한 산업 이슈를 독자가 납득할 수 있는 맥락으로 풀어내는 일을 해왔습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장의 소음 속에서도 끝까지 물어야 할 질문을 붙들고, 비즈한국 산업팀만의 날카롭고 균형 잡힌 시선으로 산업의 현재와 다음을 기록하겠습니다.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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