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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평창에서 올림픽 열기만큼 뜨거운 소개팅 앱 '틴더' 해보니

각양각색 선수들 프로필 떠…선수촌 위치 사용자 수 1850% 증가

2018.02.22(Thu) 16:50:08

[비즈한국]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이 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세계 각국의 선남선녀들이 한 자리에 모인 선수촌에도 ‘스파크’가 튀고 있다. 일부 선수들은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앱) ‘틴더(Tinder)’​를 통해 매력을 어필하는 한편 경기일정을 마친 선수들은 선수촌 인근 주점 등에서 자연스레 다른 나라 선수들과 교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수들끼리의 만남에서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글로벌 틴더. 주위에 있는 이성을 소개시켜주는 이 앱을 통해 만남이 이뤄진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나이, 닉네임, 성별 등을 설정하고 사진을 올리면 가까운 거리의 다른 사용자 프로필을 볼 수 있고 서로 호감을 표시하면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선수촌에 묶여 있는 선수들에겐 일종의 ‘만남의 장소’ 같은 역할이다.

  

평창올림픽 경기가 한창이던 지난 21일 강릉에서 ‘비즈한국’이 직접 틴더를 사용해봤다. 접속하자마자 수많은 올림픽 선수들의 프로필을 볼 수 있었다. 앱에 나타난 선수들은 프로필에 강릉 경포대 해변, 올림픽파크, 선수촌 등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며 각자의 매력을 어필했다. 아울러 본인의 경기 모습을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해 놓은 선수들도 있었다.   

 

틴더 프로필에 사진을 올린 브라질 피겨 국가대표 선수 이사도라 윌리엄스(22). 사진=틴더 캡처


브라질의 피겨 국가대표 선수인 이사도라 윌리엄스(22)는 자신의 경기 모습을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해 매력을 어필했다. 그는 자신을 “두 번의 올림픽에 출전한 피겨 스케이터”라고 소개하며 “‘왕좌의 게임’, ‘반지의 제왕’ 등 유명 드라마나 영화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또 최근 옮긴 주거지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적었다. 이사도라 윌리엄스는 이번 올림픽에서 피겨 여자 싱글에 출전해 쇼트프로그램에서 55.74점을 받아 17위에 올랐고 오는 23일 프리프로그램을 앞두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여자하키 남북 단일팀과 경기를 펼친 스웨덴 여자하키팀의 레베카 스텐베리(25)도 눈에 띄었다. 레베카는 지난 12일 남북 단일팀과의 경기에서 득점까지 성공하며 8 대 0 대승에 기여한 선수다. 그 역시 유니폼을 입고 하키채를 들고 있는 모습을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했다.   

 

캐나다 스노보드 선수 테스 크리치로우(22)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도 자신의 경기 모습을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해 놓으며 매력을 어필했다. 테스 크리치로우는 이번 올림픽 여자스노보드 크로스 부문에 출전 9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 미국의 스키선수 윌리 메이플(27)과 영국의 컬링 선수 이브 뮤어헤드(27), 스켈레톤 미국 대표 캔달 웨젠버그(27) 등도 자신의 경기 모습을 프로필 사진으로 올려놓았다.  

 

선수들에게 이 같은 데이팅 앱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선수촌 인근에서 만난 한 스위스 스키팀 선수는 “게임에 집중하기 위해 계정을 없앴다가 요즘엔 기분 전환을 위해 다시 이용하고 있다”며 “세계 각국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매칭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난 잘생겼기 때문에 (성공은) 당연하다”고 답했다.  

 

왼쪽부터 스웨덴 하키대표팀 레베카 스텐베리(25), 미국 스켈레톤 캔달 웨젠버그(27),  테스 크리치로우(22) 등 틴더 프로필 모습. 사진=틴더 캡처

 

통역을 담당 자원봉사자 김 아무개 씨(22)는 “젊은 선수들이 2주간 짧은 기간에 같은 공간에 머무르는데 아무런 만남이 이뤄지지 않는 게 더 이상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사실 앱을 쓰지 않더라도 선수들이 다른 나라 선수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문화, 가치관을 공유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틴더의 이용자수 급증은 기록으로도 나타난다. 틴더에 따르면 평창에서의 틴더 사용자는 올림픽 개막 이후부터 지난 14일까지 348% 증가했고 서로 프로필에 ‘좋아요’를 보내 연결된 비율도 644% 급등했다. 아울러 자신의 위치를 선수촌으로 설정한 ‘패스포트’​ 기능 사용자 수는 무려 1850%나 증가했다. 그만큼 선수촌 또는 그 인근에서 매칭이 주로 이뤄지는 것이다. 

 

앞서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는 틴더 사용량이 129% 급증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는 선수촌에서 선수들의 SNS 사용이 엄격히 제한됐지만, 2014년 소치 올림픽부터 가이드라인이 느슨해지면서 올림픽 기간 중 데이팅 앱의 사용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로 알려졌다. 

  

한편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번 올림픽 기간 중 선수촌 등에 콘돔 11만 개를 비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선수들 간 교류와는 별개로 실제 콘돔이 얼마만큼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다. 자신을 미국팀 소속이라고 밝힌 한 관계자는 “비치된 콘돔은 선수들이 많이 가져가긴 한다”​면서도 “​하지만 실제 사용 목적보다는 기념으로 가져가려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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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이 아닌 선수촌 인근 식당이나 펍 등에서도 선수들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선수촌과 미디어센터를 양 옆으로 두고 가운데 자리잡은 ‘선수촌로 63번길’의 체코하우스가 대표적이다. 체코하우스는 올림픽 참가국인 체코가 설치한 올림픽 내셔널 하우스(국가 홍보관)로 체코 맥주를 경험해볼 수 있고 ‘JTBC-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 중인 미카엘 쉐프가 직접 체코 음식을 선보여 선수들 및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절정인 곳이다. 

 

21일 밤 찾은 체코관광청이 운영하는 ‘체코하우스’ 내부 모습. 자정을 향해가는 시각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사진=김상훈 기자


이날 자정을 향해가던 밤 11시 30분 찾은 체코하우스는 들어서자마자 50여 명의 내외국인들이 한데 어울려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이곳의 한국인 관계자는 “체코, 캐나다 선수들이 가장 많이 찾고 문 닫기 전까지 항상 북적거린다”며 “선수들, 코치진, 자원봉사자들까지 다양한 분들이 오고 맥주를 마시다보면 자연스레 합석하는 분위기도 연출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곳에선 틴더에선 보기 힘들었던 한국 선수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앞서의 관계자는 “오늘은 한국 남자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와 있다”며 한 무리를 가리켰다. 한편에 자리를 잡은 남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었다. 아울러 몇몇 선수들은 다른 나라 선수들과 셀카를 찍는 등 친목을 다지는 모습도 보였다.   

 

평소 흥이 많은 성격 덕분에 팬들 사이에서 ‘흥유라’로 불리는 피겨 아이스댄스 국가대표 민유라 선수의 목격담도 이어졌다. 이곳의 다른 관계자는 “선수 면면을 잘 몰라 얼마나 다녀갔는지는 모르지만 며칠 전에는 피겨댄스 민유라 선수도 친한 사람들과 와서 춤도 추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갔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ksangho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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