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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구본무 LG 회장 추억 어린 한남동 단독주택 철거 사연

직접 건축주로 참여해 짓고 1991~2005년 거주하며 회장 취임, 새 집 짓고 매각

2018.08.24(Fri) 18:48:15

[비즈한국]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고급주택가는 대기업 오너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이들 주택들은 보안을 위해 높은 담벼락과 견고한 출입문, 감시용 카메라가 눈에 띄는 것이 특징이다. 이 주택가 사이에 고즈넉히 자리했던 저택이 최근 철거되면서 주변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이 집은 고 구본무 LG 회장이 생전 직접 건축주로 참여해 짓고 15년간 살았던 집으로, 그의 별세와 함께 추억도 사라진 셈이다. 

 

고 구본무 LG 회장이 건축주로 직접 참여해 지었던 한남동 단독주택이 철거됐다.  사진=박정훈 기자

 

1972년 구 회장은 김영식 씨와 결혼하면서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공동주택에 신혼집을 마련했다. 장남 원모 씨와 장녀 연경 씨가 태어난 이후 구 회장은 가족과 함께 살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1983년 10월 정 아무개 씨가 소유한 용산구 한남동 부지(978㎡, 295.85평)에 지하 1층~지상 1층 규모(연면적 326.5㎡, 98.77평)의 단독주택을 지었다. 구 회장이 건축주로서 자신이 살고 싶은 집을 지은 것으로 새로운 보금자리에 대한 애착을 짐작할 수 있다. 

 

구 회장이 지은 단독주택은 정 씨 소유로 남아있다가, 1991년 5월 구 회장에게 토지와 함께 매각됐다. 이후 구 회장은 가족과 함께 삼성동 공동주택에서 한남동 단독주택으로 이사했고, 2005년 10월까지 15년간 살았다. 구 회장은 한남동 단독주택으로 이사온 후 회장에 올랐으며 차녀 연수 씨가 태어났다. 또 동생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 구광모 현 LG 회장을 양자로 입적한 것도 한남동 단독주택에 살았을 때다. 

 

고 구본무 LG 회장이 15년간 살았던 한남동 단독주택의 철거 전 모습.  사진=네이버지도 캡처

 

이 단독주택이 지난 7월 초 철거됐다. 2006년 4월 구 회장으로부터 단독주택 및 토지를 매입한 을지재단의 박준영 회장, 홍성희 을지대학교 총장 부부가 용산구청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후 철거한 것이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6월 말 토지 소유주로부터 철거신청서가 접수됐고, 승인이 떨어져 7월 9일 완전히 철거됐다”며 “개인 정보라 합법적으로 철거됐다는 사실 외에는 어떠한 정보도 알려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을지재단 관계자도 “회장 일가의 자택과 관련된 사안은 개인적인 일”이라며 “철거 부지에 새로운 단독주택을 지을지, 아니면 다른 목적의 건물을 지을지는 재단에서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을지재단의 박 회장 부부는 구 회장이 지은 단독주택을 철거하기 석 달 전 토지 지분 일부를 네 자녀에게 동등하게 증여했다. 다시 말해 박 회장 부부가 토지를 절반씩 소유하고 있다가 네 자녀와 함께 동등한 지분을 나눠갖게 되면서 박 회장 일가의 공동 소유 재산이 됐다. 박 회장 일가가 낡은 건물을 철거한 후 새 단독주택을 지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005년 6월에 완공된 ​고 구본무 LG 회장의 ​두 번째 한남동 단독주택.  사진=비즈한국DB

 

한편 구 회장은 첫 한남동 단독주택에 거주할 당시인 2002년 12월 이태원역에서 그랜드하얏트호텔로 올라가는 언덕길에 위치한 1572.2㎡ 크기의 한남동 부지를 LG전자와 함께 공동명의로 매입했다. 이듬해 4월 구 회장은 LG전자가 소유한 62.5%의 토지 지분을 추가 매입한 후 기존의 단독주택보다 20배나 넓은 단독주택(지하 2층~지상 2층 규모, 연면적 1998.13㎡, 604.43평)을 2005년 6월에 지었다. 

 

구 회장은 단독주택이 완공된 지 다섯 달 후인 2005년 11월에야 이 집으로 이사했다. 구 회장이 타계하기 전까지 살았던 이 집은 아직 상속되지 않은 채 구 회장 명의로 남아있다.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지하 2층은 기계실(176.71㎡, 51.94평), 지하 1층은 미술관(593.71㎡, 179.6평), 지상 1층은 주차장(440.14㎡, 133.14평) 및 단독주택(430.95㎡, 130.36평), 지상 2층은 단독주택(356.62㎡, 107.88평) 목적으로 쓰이고 있다. ​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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