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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CEO] '은둔의 경영자'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승승장구 비결

담합·접대·공사대금 지연 없어…'유별난 골프 사랑' KLPGA 회장 올라

2018.09.13(Thu) 11:10:16

[비즈한국] 2012년 69개 건설사가 공정위원회로부터 세금 폭탄을 맞았다.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국책사업이던 4대강 사업의 공사 수주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을 아끼기 위해 슬그머니 설계항목을 줄이는 방법으로 입찰 담합을 벌였기 때문이다. 당시 69개 건설사는 정부의 신규공사 입찰 제한에 2019억 원을 출연하여 사회공헌재단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등 13개 건설사만 52억 2000만 원을 납부했을 뿐이다. 이는 각 사가 약정한 금액의 10%에도 못 미치는 기금만 출연한 것​으로 전체 약정금액으로 보자면 2.5% 수준에 불과하다. 거기다 두산중공업, 코오롱글로벌, 한라 등 56개 건설사는 약속한 사회공헌기금을 단 한 푼도 납부하지 않았다.

 

4대강 사업뿐만 아니라 굵직한 건설공사 입찰 때마다 건설사들의 담합 의혹이 계속해서 불거진다. 그런데 설립 이래 단 한 번도 입찰 담합 관련 뉴스에 이름이 거론되지 않은 건설사가 있다. 지난 2월 회생기업이던 리솜리조트를 2500억 원에 인수하며 레저사업으로 영역을 확장, 전국구 건설사로 도약하는 호반건설이다. 

 

 

호반건설 창업주인 김상열 회장은 1961년생으로, 만 28세이던 1989년 자본금 1억 원, 종업원 5명으로 ‘호반’이라는 이름의 건설사를 ​전라도 광주에 ​설립했다. 1996년에는 금융사인 현대파이낸스를 설립했다. 현대파이낸스는 1997년 현대여신금융으로 사명을 바꿨고, 1999년 신화개발로 사명을 또 한 번 변경했다. 이때 호반의 건설 부문을 양수한 신화개발은 본격적으로 건설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호반건설산업, 호반건설로 사명을 바꾸었다. 조선대학교 건설공학과를 졸업한 김 회장은 점차 금융업보다는 건설업에 주력해 나갔다. 

 

2000년대 초반까지 호반건설은 중흥건설과 함께 호남 지역을 대표하는 중소 건설사로 통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호남에 그치지 않고 2001년 경기도 여주 스카이밸리 컨트리클럽을 인수하고, 2005년 사옥을 서울로 옮기면서 고급 주택 브랜드 ‘호반 베르디움’을 론칭했다. 당시 호반건설이 경기도 용인시 구성택지지구에 조성한 ‘호반 베르디움’ 아파트는 수도권 최초로 분양률 100%를 기록하며 전국구 건설사로 성장할 수 있음을 드러냈다. 

 

호반 베르디움의 성공적 분양뿐만 아니라 호반건설이 유망 골프선수의 든든한 후원자로 나서면서 전 국민에게 호반건설의 존재를 톡톡히 알렸다. 호반건설은 2009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소속 4명의 선수(정미희·김은정·​이명환·​이선화)로 구성된 골프단을 창단했으며, 이후 이정은5, 배희경, 문현희 등과도 메인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했다. 호반건설이 후원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소속 선수는 이상희, 김비오, 맹동섭 등이다.    

 

유망 골프선수의 후원자로 나선 호반건설은 2001년 경기도 여주 스카이밸리 컨트리클럽, 지난 2010년 하와이 와이켈레 컨트리클럽을 인수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골프장을 인수한 것도 유망 선수에게 후원을 아끼지 않는 것도 김 회장의 골프 사랑이 남다르기 때문”이라며 “한국프로골프협회장 선거에서 사퇴하자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장으로 추대된 것도 골프업계에서 유명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2월 28일 서울 강남구 호반건설 본사에서 열린 ‘2017년 장학금 전달식’에 참석한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호반장학재단 이사장·왼쪽)과 부인인 우현희 태성문화재단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2015년 11월 김 회장은 한국프로골프협회 제17대 회장 선거에 단독 후보로 올랐다가, 양휘부 ​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이 입후보하자 곧바로 사퇴했다. 이후 2017년 3월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의 제13대 회장으로 추대돼 현재 협회장직을 맡고 있다. 

 

앞서의 관계자는 “골프 사랑이 남다른 만큼 한국여자골프협회와 한국 여자골프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골프를 좋아하는 김 회장은 정교한 샷을 날리듯 회사 경영에도 꼼꼼한 면모를 보인다. 특히 하도급 업체에 지급해야 할 대금을 2주 이상 미뤄본 적이 없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경영진들이 윤리경영, 준법 경영 등을 준수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며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이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 회장은 호반건설 설립 이래 단 한 번도 언론과의 인터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 이유에 대해 앞서의 관계자는 “호반건설만 잘 이끌면 된다는 생각”이라며 “좀처럼 자신을 자랑하거나 과시하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라고 말했다. ​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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