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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법] 리벤지 포르노, 인격살인을 언제까지 두고 볼 건가

'혜화역 집회' 다시 시작 "불법촬영 범죄 처벌 강화" 요구에 귀 기울여야

2018.10.08(Mon) 09:14:33

[비즈한국]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 등에 “저는 오늘 오후 4시 30분부터 현재까지 약 1만 5000개의 문자폭탄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가 삭제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4선 중진의원이며 SNS 등을 통해 국민들과 활발한 소통을 하고 있는 박 의원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박 의원에게 문자를 보내라고 한 단체는 ‘불편한 용기’다. 6일 혜화역에서 집회를 주최하면서 비단 박 의원뿐만 아니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상규 위원장 등 법사위원들의 전화번호를 공개했다. 이들의 메시지는 아주 간략하면서도 분명했다. 

 

“편파판결 편파수사 방지, 불법촬영을 비롯한 여성 혐오 범죄 처벌을 강화하도록 법조항을 제정하라.”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성관계 영상이 세상에 공개되는 것은 인격살인행위다. 성관계 영상을 공개할 것 같은 행동은 (인격) 살인을 하겠다는 협박과 마찬가지다. 한국여성단체연합 회원들의 지난 8월 경찰청 앞 기자회견 모습. 사진=연합뉴스


올 상반기 홍익대 남성 누드모델 몰래카메라 사건에 대한 편파수사에 반발하며 네 차례에 걸쳐 모였던 시민들이 지난 6일 또 다시 한 목소리를 냈다. 이번에 이들을 분노하게 한 것은 걸그룹 카라 출신의 구하라 씨를 성관계 영상으로 협박한 의혹을 받는 전 남자친구 최 아무개 씨 사건이었다. 

 

고전적인 성폭력범죄는 강간죄나 강제 추행죄와 같이 신체적인 접촉을 예정하고 있지만, 인터넷 등 문명의 발달에 따라 피해자와 직접적인 신체적 접촉이 없이도 성폭력 범죄로 처벌되는 경우가 있다. 헤어진 연인에게 보복할 목적으로 사귈 당시 촬영한 성적인 사진이나 영상을 유포하는, 소위 리벤지 포르노(Revenge Porno)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형법의 특별법인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는 촬영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거나 의사에 반하지 않더라도 이를 반포, 판매 등을 한 자를 처벌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이러한 디지털 성폭력범죄의 심각성이 사회전반에 인식되고 있다. 여성단체가 주도한 집회에는 남녀노소불문하고 수만 명이 모여들었고, 성관계 영상으로 협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 씨를 강력히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청원이 불과 3일 만에 20만 명을 돌파했다. 정부도 지난 4월부터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고, 경찰청은 ‘사이버성폭력 특별수사단’을 본청 사이버안전국에 설치하고 11월 20일까지 사이버성폭력 사범을 특별 단속에 나섰다.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성관계 영상이 세상에 공개되는 것은 인격살인행위다. 성관계 영상을 공개할 것 같은 행동은 (인격) 살인을 하겠다는 협박과 마찬가지다. 자신의 영상이 온라인상에 유포된 피해자들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매일 강간을 당하는 고통을 받는다고 한다. 그들의 처절한 외침이 정말로 가슴에 와 닿는다. 성관계 영상이 유출되어 극심한 고통을 겪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피해자의 영상이 지금도 어디선가 공유되고 있다는 사실은 참담하기만 하다. 

 

이번 사건을 통해 두 가지만 당부하고 싶다. 우선 리벤지 포르노로 협박할 경우에 엄중하게 처벌된다는 것을 사법당국이 보여줘야 한다. 최 씨는 구하라 씨와 다투고 나서 그녀에게 2차례에 걸쳐 성관계 영상을 보냈고, 한 매체에 동영상을 언급하며 제보하겠다는 취지를 밝히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필자도 가해자의 실명을 공개하지는 못했지만, 언론에 실명이 공개되는 연예인이나 공인에 대한 비난 가능성이 높은 범죄에 대해서는 가해자도 방송 등 언론에 노출된 전력이 있으면 그 역시 동일하게 실명이 공개되는 것이 정의에 부합하지 않을까. 이 사건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 최 씨 이름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 

김한규 변호사·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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