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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3대 경제정책 '트릴레마'에 빠진 까닭

일자리 창출과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이 서로 충돌…2기 경제팀 위기 돌파 '주목'

2018.11.23(Fri) 22:14:05

[비즈한국]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은 일자리 창출과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 세 가지로 압축된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세 가지 경제정책이 서로 충돌을 일으키며 세 정책 모두 위기에 빠지는 ‘트릴레마’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자리는 줄어들고, 소득 증가는 체감이 되지 않고, 혁신은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세 가지 경제정책이 서로 충돌을 일으키며 세 정책 모두 위기에 빠지는 ‘트릴레마’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8일 포항에서 ‘지역산업 혁신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력’이라는 주제로 간담회를 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일자리 창출과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을 기치로 내걸었다. 이는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정권인수위원회 역할을 했던 국정기획위원회가 내놓았던 ‘국정운용 5개년 계획’에 잘 드러나 있다. 

 

당시 4대 과제 중 1번이 ‘불평등 완화와 소득주도 성장을 위한 일자리 경제’였고, 2번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혁신 창업국가’였다. 3번이 ‘인구절벽해소’, 4번이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제정책의 목표는 일자리 창출과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세 가지인 셈이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공공기관 채용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 최저임금 인상을 중심으로 한 소득주도 성장에 집중해왔다. 이후 경기 침체가 지속되자 혁신 성장을 앞세웠지만 이 세 가지가 기본 틀이라는 점을 변함이 없다. 

 

문제는 이러한 정책들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기보다 오히려 서로 효과를 감소시키는 역(逆) 시너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소득주도 성장을 위해 추진한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 창출을 막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추진한 공공기관 채용확대가 혁신 성장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성장률도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성장 자체가 사라질 조짐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소득주도 성장을 강조하며 올해 최저임금을 16.4% 인상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의 부작용에 대한 지적이 계속됐지만 문재인 정부는 내년에도 최저임금을 10.9% 올리기로 하고, 경제팀을 교체하며 소득주도 성장을 밀어붙일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일자리 축소를 가져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10월 경제전망에서 지난해 32만 명이었던 취업자수 증가가 올해 9만 명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취업자수 증가는 올 상반기 14만 명에서 하반기 4만 명까지 급락할 전망이다. 취업자수가 줄면서 소득을 늘려 경제 성장을 이룬다는 소득주도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최저임금 인상은 또 저소득층 소득에 타격을 주고 있다. 통계청이 내놓은 3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1분위(소득하위 20%)의 소득은 1년 전보다 7.0% 줄어들면서 빈부 격차가 2007년 이후 최악으로 벌어졌다. 게다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물가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 올해 8월 1.3%였던 생활물가 상승률은 9월 2.2%, 10월 2.4%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물가가 올라가면 실질 소득이 줄어들기 때문에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뼈대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해 실시한 공공기관 채용확대는 혁신 성장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가 2020년까지 공무원을 17만 명 늘리겠다고 발표한 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대폭 늘어났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취업 관련 시험 준비 중인 청년은 105만 명인데 이 중 40%에 가까운 41만 명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다.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몰리면 혁신 성장의 주체가 되는 민간기업은 그만큼 쓸 만한 인재를 빼앗기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정부가 일자리 예산 마련에 집중하면서 혁신 성장에 도움을 주는 연구·개발(R&D) 예산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지는 모양새다. 정부는 일자리 예산을 올해 19조 2000억 원에서 내년 23조 5000억 원으로 22.0% 늘렸다. 반면 R&D 예산은 같은 기간 19조 7000억 원에서 20조 4000억 원으로 3.7% 늘어나는데 그쳤다. R&D 예산 증가율은 전체 예산안 증가율 9.7%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실질소득은 제자리걸음인 상태에서 혁신 성장 기반도 마련되지 못하다 보니 경제성장률 자체가 고꾸라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3.1%였던 경제성장률이 올해 2.7%로 떨어지고, 내년에도 2.7%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옥스포드이코노믹스는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2.6%, 내년 성장률은 더 하락한 2.5%로 전망하고 있다. 

 

새로이 지명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를 중심으로 한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 ​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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