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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법] 민주노총은 돌아오라, 국민의 품으로

노동계 고용세습, 대화 불참 투쟁 일변도 등 '국민 외면의 길'로만 가 우려

2018.11.26(Mon) 05:00:37

[비즈한국] 민주노총 산하 노동조합이 회사에 제시한 고용세습 우선순위에 퇴직을 3년 앞둔 조합원 자녀를 최우선으로, 이어 퇴직을 4년 앞둔 조합원 자녀, 조합원 친·인척과 지인,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청년 순으로 제시했다고 한다. 취업 순위에서 우리 청년 구직자들은 총 4단계에서 마지막 자리에 놓인 것이다. 마치 카스트제도 하에서의 신분제 사회를 보는 것 같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노총 금속노조 울산지부 소속 S 사 노조 요구로 회사 측은 2011~2013년과 올해 노조원 자녀와 친·인척 등 40명을 채용했다”고 밝혔다. 이날 하 의원이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S 사는 울산에 위치한 현대자동차의 1차 부품 협력사로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이 2조 원에 달하는 중견기업이다. 

 

특히 노조는 위와 같이 4단계로 취업순위까지 정해 회사에 이를 요구했고, 회사는 어쩔 수 없이 이를 따랐다고 한다. 노조는 자신들 자손 대대로 - 능력과 무관하게 - 일자리를 제공받고자 한 것이다. 이들에게 공정한 사회니 헌법상 평등이니 운운하는 것은 사치일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고용세습 문제가 불거진 서울교통공사 노조도 민주노총 소속이다.

 

민주노총은 22일 출범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끝내 불참했고, 21일에는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논의 등에 반발하며 총파업 투쟁에 나섰다. 그러나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오히려 국회에서는 민주노총이 총파업 투쟁을 벌인 21일에 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 문제로 촉발된 ‘공공기관 채용 비리 의혹’과 관련한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여야가 합의했다.

 

민주노총이 지난 21일 오후 국회 앞 의사당대로에서 탄력근로제 확대 철회와 노동법 전면 개정 등을 요구하는 총파업 투쟁 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민주노총이 국민의 지지와 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 민주노총이 노동인권과 민주화에 긍정적으로 기여한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청년실업이 심화되고, 나라의 경제 동력이 원활하지 않는 현 시점에서는 고용세습이나 대화를 거부하는 투쟁일변도의 모습이 부정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단적으로, 탄력근로제 기간확대를 반대한다면 우선 경사노위에 참여해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전국 최고의 노조연합단체로의 품격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더구나 현 정부는 지난 정부보다 친 노동자 성향이고,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민주노총 금속노조 출신이다. 

 

고용세습 논란도 마찬가지다. 법원에서도 산재 노동자의 유족이 회사를 상대로 단체협약에 따라 고용승계를 요청한 한 소송에서 무조건 채용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정의 관념에 반한다고 무효를 선언한 마당이다. 민주노총이 직접 나서서 산하 사업장에 대해 고용승계가 담긴 단체협약을 폐지할 것을 선언하면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 않을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탄력기간제 확대 반대 등 민주노총이 관심을 갖는 현안은 국민의 지지가 없으면 관철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오히려 이런 현안들은 민주노총이 아니라도 많은 국민들과도 이해관계가 있는 사안이다. 

 

그렇다면 더욱 더 국민들이 경청할 수 있는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지난 10월 30일에 벌어진 민주노총 경북지부 소속 조합원들의 경북 김천 시장실 점거나, 지난 22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한국잡월드분회 노조원 등의 청와대에 진입 시도는 정부에도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냉담만 가져올 뿐이다.

 

노동계의 고용세습 논란은 앞으로도 뜨거운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지난 9일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등 110인은 노조원의 친인척을 부당하게 우선 채용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서 금지하는 노동조합법개정안을 발의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자와 영세 제조업체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무조건적인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기존의 정규직 노동자뿐만 아니라 고용대란에 고통을 받고 있는 취업준비생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여론도 민주노총은 인식해야 한다.

 

민주노총에게는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국민들의 지지를 얻을 것인지, 아니면 계속해서 국민들에게 외면을 받는 정반대의 길을 걸을 것인지, 그들이 옳은 선택을 하길 바란다.

 

※외부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한규 변호사·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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