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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파괴, 임원 폭행… 유성기업의 어제와 오늘

'노조파괴 대명사' 7년째 노사 갈등에도 해결 기미 안 보여

2018.12.10(Mon) 14:41:10

[비즈한국] 최근 전국금속노동조합 유성기업지회(유성기업 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유성기업 임원을 폭행해 논란이 되었다. 유성기업 측은 “유성기업 노조는 2011년 이후 현재까지 관리자와 타 노조 조합원들에게 비인간적인 행위를 서슴없이 해왔다”며 “이는 노조활동도 쟁의행위도 아닌 범죄행위로, 노조는 노조파괴의 피해자가 아니라 범죄행위를 지속하고 있는 가해자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유성기업 노조는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다는 정황을 제외한 나머지 내용 대부분은 소설 수준의 각색이 덧씌워졌다”며 “CCTV를 확인한 경찰도 상황은 2~3분 사이라고 확인했으며 부지불식간에 발생한 충돌은 1~2분 만에 정리됐다”고 항변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12월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유성기업의 노조파괴 사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진실이 어떻든 유성기업의 오랜 노사 갈등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갈등이 수면위로 드러난 건 2011년 5월 유성기업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서다. 당시 사측은 직장폐쇄를 단행했고, 용역 직원까지 동원해 폭력을 휘두르면서 크게 논란이 됐다. 이후 유성기업은 노조파괴의 대명사 격이 됐다.

 

# 유성기업은 어떤 회사

 

유성기업의 역사는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홍우 유성기업 명예회장은 1953년 종로3가에 자동차 부품 판매업체 ‘동명상회’를 개업했다. 1959년에는 경기도 소사읍 오류리(현 서울시 영등포구 오류동)에 피스톤링(피스톤 바깥 둘레에 끼우는 고리) 생산 공장을 설립했고, 1960년 유성기업이라는 법인을 세워 공장을 관리했다. 이후 동명상회는 매각했고 유성기업 경영에 전념했다.

 

유성기업은 1981년 전국품질관리대회에서 품질관리대상을 수상했고 1988년에는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유 명예회장의 아들 유시영 유성기업 회장은 1988년 유성기업 대표로 취임, 아버지와 함께 공동대표로 유성기업을 이끌었다.

 

유홍우 명예회장은 2012년 유성기업 대표에서 사임한 후 명예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경영일선에서 손을 뗐다. 후임 회장인 유시영 회장도 올해 8월 유성기업 대표에서 사임했고, 유시영 회장의 아들 유현석 유성기업 대표가 유성기업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유홍우 명예회장과 유시영 회장이 모두 생존해 있음에도 유성기업은 본격적인 3세 경영 체제로 접어들었다.

 

현재 유성기업의 주 생산품은 내연기관부품으로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자동차 업체와 농기구 생산업체 등에 납품하고 있다. 2010년대 들어서 매년 2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거뒀고 2014년에는 3000억 원을 넘기는 등 나쁘지 않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4년을 기점으로 매년 매출이 하락 중이다. 유성기업의 2014년 매출은 3035억 원, 2017년 매출은 2517억 원이었다.

 

유성기업은 분기보고서를 통해 “2011년 5월 이후 노조 파업사태로 제품생산과 공급에 차질이 생겨 시장점유율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며 “공장의 실제 출근일수는 170일, 공장의 평균가동률은 77.5% 정도”라고 설명했다.

 

소량이지만 LG유플러스, LG화학, KT, 미래에셋대우 등 대기업의 지분을 소유 중이고 방송사 채널A 주식 0.25%를 갖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유성기업은 대기업 지분 소유에 대해 단순투자라고 설명한다.

 

# 노조 갈등의 시작

 

유성기업 측 설명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실적 하락이 노사 갈등과 연관이 없지 않다. 시간을 돌려 2011년, 유성기업 노조는 주간조와 야간조가 교대하는 주야교대 체제에서 주간에만 2조가 근무하는 주간 연속 2교대를 요구했다. 협상이 결렬돼 노조는 파업에 나섰고 사측은 직장폐쇄와 용역 동원으로 응수했다.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유성기업이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에 ‘노조파괴’를 의뢰한 사실이 드러나 큰 파장이 일었다. 금속노조는 2012년 10월 유성기업의 주요 임원을 검찰에 고소했다. 

 

2013년 3월, 진보정의당(현 정의당)은 논평을 통해 “유성기업은 창조컨설팅을 통한 노조파괴 시나리오의 실행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부당노동행위가 만천하에 드러난 사업장”이라며 “불법이 만천하에 드러났지만 고용노동부의 무능과 검찰의 무책임 속에 불법을 저지른 고용주 등 누구도 처벌되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2017년 2월, 법원은 유시영 회장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검찰이 구형한 징역 1년보다 높은 판결이었다. 2심 재판부는 징역 1년 2개월로 감형했고, 대법원도 원심을 확정했다. 유 회장은 올해 4월 만기 출소했다.

 

# 끝이 보이지 않는 갈등

 

유 회장은 출소했지만 노사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 유성기업은 2011년 해고한 직원 27명을 2013년 5월 복직시켰지만 같은 해 10월 11명을 재해고했다. 올해 10월 대법원이 해고가 부당하다는 2심을 확정하면서 직원들은 복직했다.

 

유성기업 노조는 올해 11월 배임 및 횡령 혐의로도 유 회장을 고발했다. 유성기업 노조 관계자는 “유성기업은 노조파괴 과정에서 발생한 천문학적인 법률비용에 회사자금을 사용함으로써 회사에 손해를 가했다”며 “형사처벌된 사무직 직원들의 법률비용, 유 회장 자신이 자행한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법률비용 등 모든 재판비용에 회사자금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유성기업 관계자는 유 회장의 배임·횡령 혐의에 대해 “고발인 조사가 끝나고 경찰에서 별도로 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부적으로는 사실무근으로 안다”고 전했다.

 

최근 유성기업 노조 폭행 사건이 불거지면서 노조를 비판하는 의견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폭력을 정당화할 수는 없지만 그간 ​사측의 ​잘못도 크기에 문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유성기업 관계자는 “유성기업 노조는 2012년 조합원 찬반투표로 쟁의권을 획득한 이래 지금까지 계속 파업 중이고, 전면파업을 한 적도 여러 번”이라며 “불법파업도 비일비재하지만 쟁의 기간 중 신분보장 규정 때문에 회사는 징계도 할 수 없다”고 전했다.

 

반면 유성기업 노조는 “하루라도 빨리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해 주말을 포함해 언제라도 교섭을 이어가자 제안했지만 사측은 무책임한 태도만 보였다”며 “해결 의지 없이 차별과 배제로 노사관계를 형성하려는 사측의 태도에 현장 조합원들의 분노가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 사이 유성기업은 2014년과 2015년 2년 연속 산업재해율 1위를 기록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유성기업의 2014년과 2015년의 재해율은 각각 15.53%, 14.89%다. 2위(2014년 풍생 6.54%, 2015년 팜한농 11.19%)와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수치다. 2016년에는 산업재해 발생 건수 공표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고, 2017년 재해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유홍우 명예회장이 설립한 유성기업은 60년가량의 역사를 자랑하며 한때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표창까지 받았다. 현재는 이어지는 실적 하락에 노조파괴 대명사라는 불명예 타이틀까지 갖고 있다. 유 명예회장의 아들인 유시영 회장과 손자 유현석 사장이 노조와의 관계를 어떻게 회복하느냐에 사실상 유성기업의 명예 회복이 달려 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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