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CEO 뉴페이스] 정점에서 운전대 넘겨받은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

내부서도 놀란 '깜짝인사'…반도체 시장 하향세 전망이라 '고심' 클 듯

2018.12.12(Wed) 14:29:53

[비즈한국] SK그룹은 지난 6일 정기임원인사에서 이석희 사업총괄사장(COO)을 SK하이닉스 대표이사(CEO)에 내정했다. 당초 재계는 올해 SK하이닉스를 사상 최대 실적으로 이끈 박성욱 대표이사 부회장이 유임될 것이라 봤다. 예상 밖의 소식에 재계는 물론 SK​하이닉스 내부에서도 놀라는 눈치다. 이석희 대표이사는 지난 10일 공식 취임했다.

 

이 대표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슈퍼사이클의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설 전망이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올해가 정점일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과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모두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1~2년 정도는 전망이 밝지 않다”며 “박 부회장은 오점 없이 SK하이닉스의 전성기를 이끈 인물로 남게 됐지만, 바통을 넘겨받은 이 대표가 고심이 클 것”이라고 귀띔했다.​

 

SK그룹은 지난 6일 정기임원인사에서 이석희 사업총괄사장(COO)을 SK하이닉스 대표이사(CEO)에 내정했고, 이 대표는 지난 10일 공식 취임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는 상황에서 뜻밖의 결정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2012년 2200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내던 SK하이닉스는 박 부회장 취임 직후인 2013년 영업이익 3조 3800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듬해인 2014년 영업이익 5조 원대에 진입했고, 2017년 13조 7000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이미 16조 4137억 원으로 지난해 총영업이익을 2조 원 이상 초과한 상태다.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수 있었던 이유로, 가상화폐 채굴장치 시장이 꼽힌다. 지금은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의 주요 매출처였던 채굴장치 시장이 침체된 상태다. 세계적인 IT 업체들은 서버 투자 비중을 낮추는 추세다. 공급 물량은 과다한 상황이라 업황이 악화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 4분기 D램 출하량 증가율은 1%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의 자체 전망치보다 낮은 수치다. 4분기 D램 가격 또한 3분기보다 8%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아우르는 종합 반도체 전문가로 알려졌다. 그는 서울대학교 무기재료공학과를 나와 1990년 현대전자에 입사했다. 이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재료공학 박사 학위를 받고, 2000년부터 인텔에서 11년간 근무했다. 2010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13년 SK하이닉스 전무로 영입됐다. 이 대표는 인텔에서 일할 때 최고 기술자에게 수여되는 ‘인텔 기술상(Intel Achievement Award)’을 3회나 받은 실력파다.

 

이 대표는 SK하이닉스에서 미래기술연구원 원장, DRAM개발사업부문장, 사업총괄사장을 역임하며 입지를 다졌다. 이 과정에서 D램 미세공정 기술 발전에 기여했고, 반도체의 생산성과 수익성에 중요한 불량률을 줄이는 큰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하이닉스를 첨단 기술 중심의 회사로 다지며 현재 반도체 고점 논란과 글로벌 무역전쟁 등 쌓여 있는 과제를 타개할 인물로 꼽힌다.

 

이 대표는 지난 11일 업황을 진단하고 직원들을 격려하는 것으로 SK하이닉스 대표로서의 첫 행보를 보였다. 이 대표는 회사 내부망에 올린 취임사에서 “시장의 단기적 부침은 있겠지만 메모리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산업의 꾸준한 성장은 명확한 사실”이라며 “당장의 추위에 대비하되 더욱 멀리 보고 준비하자”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기술 혁신을 강조하며 임직원 소통 강화 등의 경영 방침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승패를 가르는 경쟁력은 ‘기술’로 수렴될 것”이라며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은 우리 먹거리인 동시에 변화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SK하이닉스라는 존재 자체가 기술 혁신을 의미하는 모습임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표는 “수요자와 공급자라는 기존의 관계를 넘어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ICT 기반의 새로운 생태계를 구현하는 주역이 돼야 한다”며 “고객에게 제공하는 제품의 가치를 위해 추구해온 기술 혁신은 물론 내부 효율을 위한 혁신 기술을 과감히 도입해 생산과 경영 시스템 전반을 미래지향적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공감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변화로 이어질 수 없음을 알고 있다”며 “여러분의 어려움과 기대를 읽기 위해 노력하고, 동료이자 선배로서 제가 먼저 다가가며 소통하겠다. 성공 스토리를 함께 만들어온 구성원의 가치를 인정하고, 개인의 성장과 기업의 성장이 다르지 않음에 동감할 수 있는 변화를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리더십 혁신을 위해 세대교체를 지속하고, 유능한 인재의 조기 발탁 및 전진 배치를 통해 미래 리더의 육성을 가속화했다”고 설명했다. 6년간 SK하이닉스​ 대표였던 박 부회장은 SK그룹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 아래 정보통신기술(ICT) 위원장을 맡게 됐다. ​

 

대한민국 경제의 기틀을 일군 기업들은 창업 1~2세대를 지나 3~4세대에 이르고 있지만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족 승계는 더 이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사회적으로도 카리스마 넘치는 ‘오너경영인’ 체제에 거부감이 커지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담당 업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늘고 있다. 사업에서도 인사에서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문경영인이며 그 자리는 뭇 직장인들의 꿈이다. ‘비즈한국’은 2018년 연중 기획으로 각 업종별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의 위상과 역할을 조명하며 한국 기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

[핫클릭]

· [CEO 뉴페이스] '배당오류 사태 구원투수' 장석훈 삼성증권 부사장
· [핫 CEO] 전격 퇴임 이웅열 코오롱 회장 '진심과 외압 사이'
· '미스터피자' MP그룹 상장폐지, 가맹점주들에게 물어보니
· ​[CEO 뉴페이스] 'IB 강화로 체질 개선'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내정자
· [CEO 라이벌 열전] '따로 또 같이' 은행연합회 김태영 vs 금투협회 권용원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