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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전격 인하, '신중파' 이주열 총재 변심의 배후

18일 한은 금통위 1.75→1.50% 선제적 결정…경제 상황 악화와 미 연준 움직임 감안

2019.07.18(Thu) 14:10:48

[비즈한국] 한국은행이 1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p) 인하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한 박자 빠른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그동안 경제 전망 수정이나 기준금리 결정에 있어서 신중했던 것과 달리 이번 기준금리 결정은 선제적으로 움직인 탓이다. 

 

고용난과 생산 및 투자 하락, 미·중 무역 전쟁과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 등 연달아 터지는 내우외환, 그리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하락 분위기 등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이 1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p) 인하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한 박자 빠른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이날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그동안 이주열 총재는 기준금리 결정에 있어서 한 발씩 느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총재는 2014년 4월 한은 총재에 앉을 당시 매파적 입장을 보이며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당시 세계 경제는 신흥국 신용위기 여파로 시달릴 때였고, 미국 기준금리는 0~0.25%로 사실상 제로(0) 금리를 보일 때여서 이 총재 발언은 상황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한은은 이 총재 취임 후 4개월 후인 2014년 8월에야 기준금리를 낮췄지만 정부는 이 총재의 움직임이 느리다는 불만을 표시했다. 이러한 불만이 그해 9월 터진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척하면 척’ 발언이었다. 한은은 한 달 뒤인 10월에 기준금리를 다시 낮춘 것을 시작으로 2015년 3월과 6월, 2016년 6월까지 네 차례 인하해 기준금리를 1.25%까지 낮췄다. 

 

그럼에도 이 총재가 이끄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지나치게 느리게 진행된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이 총재가 금통위 7명 중 1명이지만 방향을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총재가 지나치게 신중하다는 지적이었다.

 

이주열 총재의 신중함은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반대 흐름에서도 똑같이 나타났다. 미 연준은 2016년 12월 기준금리를 0.25%p 올린 것을 시작으로 2017년에 세 차례, 2018년에 네 차례 인상을 실시했다. 반면 한은은 기준금리를 2017년 11월에서야 0.2%p 올린 데 이어 1년 만인 2018년 11월에 또 한 차례 인상했다. 미국 기준금리는 2.25~2.50%인데 반해 한국 기준금리는 1.75%(이번 인하 전)로 더 낮은 상황이 벌어졌다. 

 

그나마 그동안 두 차례 인상도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을 잡기 위한 대출금리 조절용으로 한은을 압박한 때문이다.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언급해 한은 독립성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처럼 이 총재의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행보 탓에 당초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7월이 아닌 8월에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3∼8일 104개 기관의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7월 인하를 전망한 비율은 30%였다. 반면 오는 8월 30일로 예정된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본 응답은 70%나 됐다. 

 

시장의 예상을 깨고 이 총재가 발 빠르게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그만큼 한국 경제 사정이 좋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고용과 생산, 투자, 수출 모두 악화일로다. 6월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에 비해 6600명 줄었고, 6월 수출은 1년 전보다 13.7%나 감소했다. 5월 제조업 생산지수는 한 달 전에 비해 1.5% 줄었고, 5월 설비투자는 한 달 전보다 8.2% 감소했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은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고,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국 반도체 산업이 악영향을 받고 있다. 한은은 경제 전망을 낮춰 한국 경제 사정이 이른 시일 내에 좋아지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17일 기준금리를 발표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하향조정했다. 

 

이러한 경제 상황과 함께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분위기도 이 총재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1일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11일 미 상원 은행위원회, 16일 파리 컨퍼런스 잇따라 참석해 글로벌 경기둔화와 무역갈등의 부정적 영향을 지적하면서 조만간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거듭 시사해왔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7월 말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경제계 관계자는 “이주열 총재가 미국 금리 결정 몇 달 뒤에서나 금리 행보를 결정하던 과거 행보에서 벗어나 선제적으로 움직임으로써 통화 정책 방향이 완화로 갈 것임을 확실하게 시장에 보였다”며 “정부와 여당이 추가경정예산을 조속히 처리해서 재정으로 뒷받침해야 경기 부양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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