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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감 vs 만석' 분분, 일본 여행 안 가기 효과의 진실

7~8월 성수기 취소는 많지 않지만 예약률은 줄어…9월은 돼야 영향력 확인될 듯

2019.07.22(Mon) 19:19:01

[비즈한국] 7월 1일발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로 인해 일본상품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여행상품에 대한 불매운동과 취소율도 심상치 않다고 전해진다. 여러 매체에서 일본 여행의 수요가 현저하게 줄고 있어 여행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보도하는 가운데, 한국 여행객이 많았던 사가현 등 일본의 각 지방정부에서도 이를 호소하고 있다.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일본 여행 갈까 말까’에 대해 논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실제로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 여행객들에게선 “현지에서는 별로 체감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일본행 여행객은 정말 크게 감소한 것일까? 여행사, 항공사, OTA(Onling Travel Agency) 등에 실태를 물었다. 

 

7월 1일발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로 인해 일본상품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여행상품에 대한 불매운동과 취소율도 심상치 않다고 전해진다. 일본행 여행객은 정말 크게 감소한 것일까? 여행사, 항공사, OTA(Onling Travel Agency) 등에 실태를 물었다. 사진=MBC 뉴스 캡처


# 패키지사, OTA 취소율 많지 않고 예약율은 50% 이상 빠져

 

대형 패키지 여행사들의 두세 달 이후 일본 여행 예약률은 50%가량 확실히 줄었다. 하지만 7~8월 일본 여행 취소율은 예년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다. 휴가철 성수기에 들어가는 7~8월 여행은 두세 달 전에 미리 예약하는 경우가 많기에 급작스럽게 취소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취소수수료는 둘째치고라도 미리 잡아놓은 휴가 일정과 일행과의 스케줄 조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외교적 이슈로 개인의 휴가까지 망치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다는 뜻이다. 

 

하나투어는 “현재는 성수기라 취소율이 높지 않지만 이 분위기가 장기화된다면 타격이 클 것 같다. 항공노선이 중국이나 동남아 지역으로 분산될 예정인 만큼 여행상품도 중국과 동남아 상품이 늘어나지 않을까 예상한다”면서도 “패키지는 신규 예약 둔화가 뚜렷하지만 LCC(저비용항공사) 특가항공권 때문인지 개별여행객들의 호텔이나 현지투어 등의 수요는 지금도 예약이 꽤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모두투어는 “7월 첫 주까지는 별 영향이 없다가 둘째 주부터 예약률이 50% 이하로 급감하고 있다. 하지만 출발일이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면 날짜에 따라 10~20%의 취소수수료를 내야하기 때문에 취소율은 높지 않다. 개인 여행자보다는 공무원 집단이나 학교 단체 등의 취소가 있는 편이다. 취소율은 느는 반면 상대적으로 예약율이 적어 일본행 여행객 순유입율은 예년 대비 마이너스(-) 70% 수준”이라고 밝혔다. 

 

노랑풍선도 “일본 쪽 예약율은 확실히 30% 정도 줄었고 기존예약 취소율도 50% 정도 된다. 하지만 7~8월 성수기 취소분보다는 출발 한 달 이전이라 취소수수료를 물지 않아도 되는 9~10월 출발 상품의 취소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일본 전문 여행사로 시작해 현재 전체 상품 중 30% 정도가 일본 상품인 여행박사는 “신규 예약이 전년 동기간 대비 감소하기는 했지만 체감할 만한 수치는 아니다. 7~8월 성수기이기도 하고 가족여행이 많아 취소율이 그다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패키지 여행사들의 일본 상품 진행 현황은 예약이 이미 완료된 성수기 7~8월 상품은 이상 없지만 신규 예약을 받기 시작해야 하는 9월 상품부터가 문제라는 것으로 압축된다. 때문에 일본을 대체할 수 있는 근거리 여행지인 중국과 대만, 싱가포르, 블라디보스토크, 베트남 등을 대안으로 홍보하고 일본 여행 상품 취소자들의 경우에도 고객이 원한다면 타 지역으로 돌리고 있는 방향이다. 

 

패키지 여행사 관계자들은 “일본 이슈와 관계없이 자유여행객들이 늘면서 OTA가 점유율을 늘리고 있어 패키지 여행시장의 업황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다. 전년 동기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게다가 2017~2018년도는 중국의 사드 보복에 영향을 받은 중국 여행 감소가 일본 여행에 반사이익을 줬기 때문에 일본 여행이 더 성황이었다. 사실 작년 하반기부터 일본 여행 예약은 서서히 감소 추세였다”고 말한다. 다만 작은 여행사의 경우에는 주로 인맥을 통한 단체 여행 모객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취소율이 더 높을 수 있다는 것. 예약률이 더 낮은 것도 이 때문이다. 

 

개인 여행자가 많은 OTA의 예약률은 어떨까. 한 유력 OTA가 분석한 일본행 항공권 예약 현황은 7월 4일~17일 기준, 전년 동기간 대비 -37%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역시 예약률일 뿐 이 기간 실제 취소율이나 출발률은 통계에 잡히지 않았다. 

 

한편 오사카 등의 매출이 컸던 현지투어 OTA인 와그는 “6월 대비 7월의 일본 매출이 25% 정도 줄었다. 7월이 여름 성수기임을 감안했을 때 예상 매출보다 30~40% 줄었다고 볼 수 있다. 일본 수요를 대만과 홍콩, 베트남, 싱가포르 등으로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 LCC, 아직은 영향 없어, 9월 연휴부터는 좀 더 지켜봐야

 

LCC의 경우도 패키지 여행사들과 비슷한 양상이다. 현재 상태에서는 취소율이 높지 않다. 티웨이,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등 LCC의 일본노선 비중은 대략 30~35%선. 얼핏 큰 타격을 받을 것 같았지만 현재로선 ‘이상무’​다. 

 

티웨이는 “여름 성수기라 일본행 노선의 탑승률은 모두 90% 이상이다. 현재까지는 예약율과 탑승률에 큰 변화를 못 느낀다”고 전했고, 제주항공도 “지금은 극성수기라 탑승률이 빠지지는 않았다”며 “추석 예약률도 이제 서서히 지켜볼 시점이라 섣불리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 역시 “8월까지는 큰 영향 없을 것”이라고 한다. 이스타항공에 편도 2만~4만 원의 일본 노선 관련 프로모션이 많이 뜨고 있지만 이는 이번 이슈 전에도 계속 해왔던 것이다. 전체 노선 중 일본 노선의 비중이 30~40%를 차지하는 LCC 입장에선 일본노선의 프로모션 개수도 상대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다. 

 

전체적으로 LCC들은 현재로선 특별히 이번 일본 이슈에 영향 받지 않는 모양새다. 공식적으로 수학여행과 기업포상여행, 공무원 단체 여행 등이 취소수수료를 불사하고 빠지기도 하고 예약을 기피하기도 하지만 그 자리는 다시 개인 여행객들이 채운다. 자유여행객이 많은 일본 여행의 특성상 “싸면 간다”는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 사드 보복 여파로 일본으로 돌려진 노선들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출혈경쟁에 들어섰다. 고객은 싸면 간다. 변동성이 많은 정치 이슈보다는 가격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봄 오사카성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비즈한국DB


이는 LCC의 취소·환불 정책과도 연관이 있다. 특가가 많이 나오는 대신 무료로 취소할 수 있는 기간은 대략 출발일 60~90일 전이고 상대적으로 취소 수수료가 높거나 프로모션 상품에 따라서는 아예 환불이 안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일단 결제를 하면 취소율이 높지 않다. 일본에 가는 수요의 많은 부분이 경제적 여력이 많지 않은 20~30대가 차지한다는 것도 이유다. 또 취소 환불이 쉽지 않은 OTA를 통한 호텔예약과도 맞물려 있기 때문에 여행객의 취소에 따른 비용 부담은 더 커진다.

 

한편 LCC의 9월 이후 예약은 본격적으로는 이제부터 시작이기 때문에 좀 더 예약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LCC들의 9월 추석연휴 일본 항공권이 그리 저렴하지만은 않다는 것은 어쨌든 연휴에는 여전히 수요가 있다는 뜻이다.  

 

다른 국가로의 노선 변경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LCC 관계자들은 “공항의 슬롯이나 정책 때문에 쉽게 노선을 빼거나 타 지역으로 돌릴 수 없다. 그 지역에서 노선을 빼고 나면 다시 들어가기 어렵다. 동계·하계 시즌에 따라 공급과 수요에 맞춰 노선에 변화를 주지만 이슈에 따라 섣불리 움직이기 어렵다”고 단언한다. 

 

LCC의 노선 변경을 쉽게 이야기하는 언론들은 항공사의 입장을 잘 모르고 하는 말이라는 것. 이들은 “‘일본 노선을 뺀다’는 언론보도 역시 섣부르다”고 한다. 또 “더구나 정치적 이슈는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8월에라도 급 화해 무드가 조성될 수 있는데 함부로 노선 변경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일본 전문 여행사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는 불매운동을 한다고 해도 늘 ‘대기수요’가 충분하다. 공식적으로는 불매운동이 거세어져도 상황에 따라 LCC와 호텔 등의 가격이 싸지면 수요는 있을 것”이라며 “단체의 경우는 예외지만 일본 여행은 단체보다는 소규모 가족 여행이나 개인 자유여행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단체 여행객에 큰 영향을 안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 사드 보복 여파로 일본으로 돌려진 노선들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일본 노선은 점차 공급 대비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였다. 출혈경쟁에 들어섰다. 고객은 싸면 간다. 변동성이 많은 정치이슈보다는 가격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은 물론 일본 언론에서도 한국인의 일본 여행이 확 줄었다는 보도가 이어진다. 일본 관계기관이 “한국인 관광객의 예약취소가 최근 속출하는 등 점점 심각해지는 상황”이라고 전하기도 한다. 이는 현재 취소되고 있는 9월 이후의 상황일 공산이 크다. 하지만 양국의 상황에 따라 8월이라도 분위기가 전환된다면 다시 예약이 몰릴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

이송이 기자 runaindi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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