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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주춤한 사이 카카오·SKT 연합, 모빌리티 합종연횡 시작됐나

택시호출 1, 2위 업체 간 지분 맞교환…모빌리티 시장 '규모의 경제' 형성 전망

2019.10.31(Thu) 16:56:19

[비즈한국]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가 정부, 검찰, 택시조합의 협공에 주춤한 사이 카카오 모빌리티와 T맵택시가 서로의 터보 엔진이 될 모양새다. 카카오 모빌리티 모회사 ‘카카오’와 국내 이동통신 1위 기업 ‘SK텔레콤’이 파격적인 동맹을 맺었다. 사실상 카카오 모빌리티와 SK텔레콤이 국내 모빌리티 시장을 장악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는 28일 SK텔레콤과 약 3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교환하며 동맹을 선언했다. 카카오는 SK텔레콤에 신주를 발행하고, SK텔레콤은 자사주를 카카오에 매각하기로 한 것. 이렇게 되면 카카오는 SK텔레콤 지분 1.6%, SK텔레콤은 카카오 지분 2.5%를 보유하게 된다. 카카오의 신주 상장예정일은 11월 19일로 이 이후에 지분 맞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8일​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왼쪽)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3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교환하고, 미래 ICT 분야에서 사업 협력을 추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사진=SK텔레콤


기업 간 주식 교환은 단순 사업 협력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두 기업이 장악한 통신·커머스·디지털 콘텐츠·미래 ICT와 같은 분야에서 빠르게 결속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모빌리티 업계도 카카오택시와 T맵택시의 협력 성사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한 매체는 카카오택시와 T맵택시가 서로 이용자를 공유해 택시를 연결하는 방식을 예상했다. 이용자가 카카오택시를 호출했을 때 근처에 등록 택시가 없다면, T맵택시가 이용자를 태우는 게 그 예다. 

 

양 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로선 논의된 게 전혀 없다. 주식교환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벌써 상생을 논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11월 이후나 돼야 논의 가능성에 대해 검토할 것이다. 업계 추측은 추측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카카오 관계자 역시 “기업 간 업무협약의 목적은 서로가 잘하는 것을 공유하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번 협력은 모빌리티에만 국한된 사항이 아니다. 카카오 전체적으로 진행될 일이다. 모빌리티 분야에서 논의된 건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SK텔레콤과 카카오의 지분 교환 구조. 자료=카카오


두 기업의 지분 맞교환은 서로에게 상당히 플러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모빌리티 입장에서는 대기업의 모빌리티 시장 입성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카카오 모빌리티가 국토부가 회의 중인 택시제도 개편방안이 규정되기 전부터 택시법인과 줄줄이 손을 잡으며 영향력을 확대해 나간 것도 이 때문으로 해석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택시법인 인수 당시 “변화할 모빌리티 산업에 대비하기 위한 ‘기초 체력’”이라고 하면서도 “우리는 한 회사의 자회사일 뿐이다. 엄청난 자금을 들고 국내·외 대기업이 모빌리티 시장에 진입한다면 상대하기 버겁다”며 타 대기업의 모빌리티 시장 진출에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카카오 모빌리티의 우려처럼 T맵택시는 SK텔레콤이 지닌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택시업계에 빠르게 녹아드는 중이다. 10월 기준 이용자 300만 명, 택시 기사 20만 명을 돌파했다. 2018년 11월 서비스를 리뉴얼한 이후 1년여 만에 이룬 성과였다. 

 

반대로 SK텔레콤의 경우 모빌리티 시장에서는 카카오보다 후발주자다. 카카오를 좇는 입장에서 이번 협약이 반가울 터다. 

 

유정훈 아주대학교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교통 분야 전문가들은 오래전부터 SK텔레콤이 모빌리티 산업에 뛰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휴대전화, 집전화, 인터넷, IPTV까지 패키지로 묶었는데 모빌리티라고 연결 못 하겠나”라며 “그러려면 업계 1위인 카카오와의 협력이 중요하다. SK텔레콤이 이번 협약을 진행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추측했다. 

 

따라서 택시 호출 서비스에서 1·2위를 달리는 두 대기업의 전략적 동맹에 국내 모빌리티 시장이 ‘규모의 경제’를 형성하는 건 시간문제가 아니겠냐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이제 모빌리티 시장에 진입해 이들을 상대하려면 더 큰 비용을 들여야 할 수도 있다. 가장 활발하고 창의적으로 성장해야 할 모빌리티 시장이 택시와 대기업이란 울타리에 갇힐 수도 있다는 우려가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기업들은 규모와 상관없이 똑같은 위치에서 공정하게 경쟁해야 한다. 판단은 소비자가 할 것이고, 그게 곧 시장 점유율로 나타날 것”이라며 “그러나 카카오와 SK텔레콤의 업무협약으로 규모의 경제가 형성된다면 스타트업들은 어떻게 진입하고, 살아남아야 하나”라고 심경을 밝혔다. 

 

반면 유정훈 교수는 “교통 분야는 공공성이 강해 시장 논리와는 다르게 움직이지만, 규모의 경제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궁극적으로 서비스 이용자가 어떤 혜택을 받느냐가 중요하다. SK텔레콤이 지닌 여러 가지 패키지와 모빌리티를 연결한다면 이용자의 교통비를 줄일 방안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그는 “좋은 아이디어를 지닌 스타트업들은 한 분야에 머물기보단 아이디어 개발 후 높은 가격으로 이를 팔아 엑시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1일 검찰이 타다를 기소한 것과 관련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유감을 나타냈다. 그는 “신(新)산업 시도는 필히 기존 이해 당사자와의 이해 충돌이 발생한다. 상생 관점의 조화가 필요했다. 그 상생 해법이 충분히 강구되기 전에 이 문제를 사법적 영역으로 가져간 것은 유감이다. 여타 분야 신산업 창출의 불씨가 줄어들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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