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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사태' 하나금융그룹, K리그 구단 품고 '반전' 성공할까

대전 시티즌 투자협약 체결…축구팬 지지 받으며 DLF 불완전 판매로 무너진 이미지 회복할지 관심

2019.11.06(Wed) 16:26:54

[비즈한국] 하나금융그룹이 한국 프로축구 2부 리그인 K리그2 소속 대전 시티즌을 인수하기로 대전광역시와 합의했다. 이 같은 결정에 K리그 관계자와 많은 축구 팬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최근 DLF 불완전 판매 사태로 크게 나빠진 하나금융그룹의 이미지를 쇄신하는 데 도움이 될지도 주목된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왼쪽)과 허태정 대전시장이 지난 5일 프로축구 구단 대전 시티즌 양도·양수를 목적으로 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사진=대전시 제공

 

하나금융그룹과 대전시는 5일 대전시청 대회의실에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과 허태정 대전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대전 시티즌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하나금융그룹의 투자 형태는 영업권에 대한 양도·양수를 포괄하는 방식으로 매각 절차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하나금융그룹은 ‘친(親) 축구’ 기업으로 유명하다. 그룹 산하 KEB하나은행은 1998년부터 21년 동안 국가대표팀 경기를 주관하는 대한축구협회를 후원하고 있다. 국가대표 친선경기를 치를 때마다 ‘하나은행 초청 국가대표팀 친선경기’라는 이름으로 스폰서 역할을 도맡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기업은 브랜드 노출을 목적으로 스포츠 분야에 뛰어들었다. 하나은행도 그렇게 시작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하나은행이 지속해서 축구에 관심을 보이며 지원하는 건 감사할 일”이라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2017년부터 한국프로축구연맹 산하 K리그의 메인 스폰서로 활동 중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프로축구연맹 산하 프로축구리그인 K리그의 메인 스폰서 역시 하나은행이다. 계약 기간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총 4년이다. 계약금은 14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올 시즌 K리그는 ‘하나원큐 K리그 2019’라는 타이틀로 진행되고 있다. 

 

메인 스폰서를 맡은 이후 하나은행은 이용 고객에게 K리그 입장권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올 시즌부터는 ‘축덕카드’라는 체크카드를 만들어 축구팬들을 위한 마케팅에 힘을 더했다. 이에 더해 최근엔 축덕카드 이용 고객이 주택청약통장을 신규 개설할 경우 추첨을 통해 3박 5일 영국 프로축구 해외 원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여기에 대전 시티즌 인수 소식까지 전해지자 축구팬들은 “하나(금융그룹)가 한국 축구 살린다”, “모든 금융 거래 하나로 바꿔야겠다” 등 칭찬하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친 대전’ 기업이기도 하다. 1998년 외환 위기로 경영난에 빠진 충청은행을 인수한 당사자가 하나은행이기 때문이다. 당시 지점 수 확대가 필요했던 하나은행은 대전광역시, 충청남도가 거점인 충청은행 인수함으로써 덩치를 늘릴 수 있었다. 

 

함영주 부회장도 5일 투자협약 자리에서 이를 의식하듯 “하나은행은 충청은행을 인수하면서 지역기관·단체의 주거래은행으로서 강한 연고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함 부회장은 “앞으로 대전시민의 사랑을 받고 시민과 함께하는 진정한 프로축구구단을 만들겠다”며 “대전 시티즌이 국제적 명문구단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에서 지원하겠다. 이렇게 되면 하나금융그룹이 꿈꾸는 글로벌 금융과도 일맥상통한다”​고 강조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지난 10월 21일 금융감독원·금융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 일반 증인으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찬웅 기자


한편 대전 시티즌 인수가 최근 실추된 하나은행의 이미지 회복을 가져올지도 주목된다. 

 

하나은행은 최근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 의혹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DLF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고객에게 원금 손실 가능성을 사전에 필히 고지해야 한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8월 말부터 1일까지 실시한 ‘주요 해외금리 연계 DLF 관련 합동 현장 조사’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경우 이를 고지하지 않거나, DLF 상품을 안전한 상품으로 오해하게 한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금감원은 조사 대상인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불완전 판매 의심 사례가 최소 50% 이상일 것으로 점치고 있다.

 

여기다 하나은행이 금감원 현장 조사 전 DLF 관련 자료를 대거 삭제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동성 금감원 부원장보는 10월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 국정감사에서 “크게 2개 파일을 삭제했고, 손해배상 검토를 위한 전수 조사 파일로 지성규 하나은행장이 지시로 작성된 파일이고, 저희가 발견하기 전까지 은닉했다”고 말한 바 있다. 금감원은 현장 조사가 끝난 만큼 연내 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하나은행에 조만간 책임을 묻겠다는 계획이다.​

 

함영주 부회장은 지난 10월 21일 국정감사에 출석해 “금감원의 분조위 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하겠다. 피해자들에게 전액 보상하라는 판결이 나와도 따르겠다. 향후 불완전 판매 역시 완전히 차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하나금융그룹이 ​대전시민들의 마음을 얻는 데 이어 DLF 사태까지 원만히 해결해 그룹 전반에 닥친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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