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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날' 다가오는 메디톡스, 생존 시나리오 어떻게 되나

메디톡신 품목 허가 취소 결정 한 달 후 ITC 예비판결도…차세대 제품·수출 확대로 활로 모색 전망

2020.06.02(Tue) 17:51:51

[비즈한국] 무허가 원액을 사용한 혐의를 받는 메디톡스의 운명이 결정될 시기가 임박했다. 결과에 따라 메디톡스의 추후 사업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메디톡스를 둘러싼 대형 이벤트는 두 개다. 우선 메디톡스가 개발한 국내 최초 보툴리눔톡신 제제 메디톡신주(메디톡신)의 품목허가 취소를 결정할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2차 청문회가 열린다. 5년째 펼쳐지는 대웅제약과의 보툴리눔 균주의 ‘기술 도용’ 분쟁에 대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예비판결은 이번 주 나올 예정이었지만 7월로 연기됐다.

 

무허가 원액을 사용한 혐의를 받는 메디톡스의 운명을 결정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결과에 따라 메디톡스의 추후 사업 방향도 정해진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사진=메디톡스 홈페이지 캡처

 

#제약업계 “허가 취소 가능성 높아”

 

오는 4일 식약처에서 품목허가 취소를 결정지을 최종 담판인 2차 청문회가 개최된다. 지난달 22일 1차 청문회에 이은 두 번째 회의다. 일반적으로 청문 절차는 한 번으로 끝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메디톡스는 메디톡신을 살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억울함을 소명했다는 후문이다. 메디톡스와 식약처는 전문가 의견 등 추가 자료 제출을 통해 충분한 소명이 필요하다는 데 궤를 같이했다.

 

메디톡스 입장에서는 기회를 한 번 더 얻은 셈이지만, 업계에서는 2차 청문회에서 결과를 뒤집기는 어려우리라는 반응이 우세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청문회는 양측 의견을 들어보는 절차라 웬만큼 설득되지 않으면 식약처에서 기존 입장을 고수할 듯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식약처는 4월 17일 메디톡신주 50단위, 100단위, 150단위에 대해 잠정 제조·판매·​사용 중지 명령을 내리며 “약사법 위반으로 품목허가가 취소될 예정”이라고 명시했다.​

 

청문회에서 메디톡스가 약사법 제62조 2항과 3항을 위배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제시하면 기사회생할 가능성도 있다. 메디톡스는 무허가 원액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고 원액 및 역가(효능 강도) 정보 조작을 통해 국가출하승인을 취득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그러나 검찰이 같은 혐의로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를 4월 17일 불구속기소한 바 있어 이제 와서 뒤집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약사법 위반은 품목허가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

 

다만 품목허가 취소 처분이 과하다는 주장도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조작은 잘못된 일이지만 심각한 정도의 조작은 아니다. 안전성과 유효성에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주세포가 변경됐고 변경된 세포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인보사)와는 달리 봐야 한다”며 “다만 식약처가 행정주의에 입각해 처분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 허가 취소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고 밝혔다.


#적응증 관련 임상 허가 지체될 수 있지만 호재도 분명

 

메디톡신은 메디톡스 매출의 40%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제품이다. 메디톡스는 메디톡신에 대해 2006년 본태성눈꺼풀경련을 적응증으로 국내 허가받아 2010년 첨족기형, 2011년 미간주름, 2012년 뇌졸중후상지경직, 2019년 눈가주름, 올해 2월 경부근긴장이상을 적응증으로 추가했다. 그러나 허가가 취소되면 꾸준히 적응증을 늘려온 노력이 무색하게 1년간 같은 성분으로 품목허가를 신청할 수 없다.

 

허가 취소 시 메디톡신 국내 임상시험 진행 절차도 불투명하다. 메디톡스는 메디톡신의 사용 범위를 미용에서 치료 분야로 넓히며 시장 확대를 모색해왔다. 메디톡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현재 과민성 방광을 적응증으로 추가하기 위한 국내 임상3상을 진행 중이고, 다한증과 양성교근비대증(사각턱)에 대한 국내 임상3상을 완료해 신약허가신청(NDA) 심사가 진행 중이다. 특히 메디톡스는 사각턱과 다한증 관련 적응증은 올해 승인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메디톡스는 메디톡신의 사용 범위를 미용에서 치료 분야로 넓히며 시장 확대를 모색해왔다. 메디톡신주 50단위. 사진=메디톡스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7월 품목허가가 취소된 인보사케이주가 코오롱생명과학의 유일한 시판 의약품이었던 것과 달리 메디톡스는 메디톡신 이외에 다른 의약품이나 의료기기를 갖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메디톡스는 분말형 제형인 메디톡신 이외에도 액상형 제형 이노톡스와 톡신 내성 발현율을 줄인 코어톡스를 갖고 있다. 또 의료기기에 해당하는 히알루론산 필러 뉴라미스도 계속 판매된다. 메디톡스는 약 60개국에 뉴라미스를 수출하고 있다. 다만 이노톡스 및 코어톡스 매출은 전사 매출의 10%에 불과하다.

 

내수보다 수출 실적이 더 좋다는 점도 메디톡스에 위안거리다. 지난 1분기 메디톡스는 수출로 연결 기준​ 매출 205억 원을 벌어들였지만 내수는 90억 원의 실적을 냈다. 또 국내에서 메디톡신 허가가 취소돼도 메디톡신 수출은 이어나갈 수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나라별로 허가 기준이 다르다. 해당 국가에 허가증이 있다면 수출은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의료계 관계자는 “국내 허가사항에 변동이 발생하면 타 국가에도 알려야 하고 해당 국가에서 이를 평가하게 된다. 그래서 상당한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노톡스도 시험성적서 조작 혐의…미국 엘러간과는 문제 없을까

 

메디톡스는 2013년 미국 엘러간과 이노톡스 기술수출(라이선스아웃) 계약을 맺은 바 있는데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내다본다. 이노톡스는 시험성적서 조작으로 제조업무정지 3개월의 행정처분이 예고돼 있다. 이노톡스가 안전성 자료까지 조작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앞서의 의료계 관계자는 “엘러간이 결정할 부분인데 큰 영향은 없을 듯하다. 엘러간도 보톡스 제제를 만드는 기업이니 자체 검증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메디톡신에 대한 품목허가 취소는 과하다는 게 저희의 일관된 입장이다. 물론 메디톡신 허가가 취소되면 영향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다른 업체들은 한 제품만 가지고 있지만 메디톡스는 두세 번째 제품을 통해 시장을 공략하면 된다”며 “이노톡스 제조업무정지 3개월 행정처분도 별개의 사안이다. 메디톡스가 추후 잘못했다 하더라도 메디톡스의 기술을 엘러간이 구매해 임상3상을 하는 것이라 연관이 없다”고 답했다.  

 

오는 5일(현지 시각) 예정됐던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 예비판결은 7월 6일로 연기됐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대웅제약. 사진=비즈한국 DB


한편 오는 5일(현지 시각) 예정됐던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 예비판결은 7월 6일로 연기됐다. 예비판결이 미뤄지면서 최종판결도 10월 5일에서 11월 6일로 늦춰졌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메디톡스의 불법적인 행위에 대한 자료를 비롯한 몇 개 문서를  ITC에 증거로 제출했고 ITC가 이를 채택했다”고 밝혔다. ITC 예비판결은 최종에서 뒤집어지는 경우가 드물어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지난한 싸움이 이번 주 일단락될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2017년 6월 대웅제약은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메디톡스가 불법적으로 취득했다며 미국 법원에 지적재산권 반환과 관련해 제소했다. 법원이 2018년 4월 이를 기각하자 메디톡스는 지난해 1월 ITC에 대웅제약을 제소했다. 패소하는 기업은 상대 기업에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지불해야 하는 등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두 기업의 주가가 급등락할 가능성이 크다. ITC 예비판결 연기 발표 이후 메디톡스 주가는 하락세로 들어섰다.​ 

김명선 기자

line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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