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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PLCC, 2021년에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데이터'

'도메인 갤럭시' 통해 PLCC 세계관 만든 현대카드…빅테크 기업 대항할 데이터 확보가 '핵심'

2021.01.07(Thu) 15:52:47

[비즈한국] 2021년,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PLCC’​가 더욱 핫해질 전망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금융업 진출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데다 본격적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이 시작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금융업계의 패러다임이 변화할 토대가 마련된 만큼 전통 금융사는 데이터 확보에 유리한 PLCC 시장을 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PLCC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건 ‘​현대카드’​다. 2015년 이마트와 ‘이마트 e카드’​를 선보인 뒤 2017년 현대·기아차, 2018년 이베이, 2019년 쓱닷컴·​코스트코와 파트너를 맺었다. 작년에도 대한항공·​스타벅스·​배달의민족 등과 협력하며 파트너사를 공격적으로 늘렸다. 사진=현대카드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란 카드사가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해당 업체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최적화된 혜택을 주는 카드 상품이다. 일반​ 제휴카드는 카드사가 상품에 관련된 비용과 수익을 모두 관리하는 데 비해, PLCC는 기업이 상품 설계하고 카드사는 모집·발급에 집중하는 등 업무를 분담하고 수익도 나눈다. 소비자에게는 ​제휴카드보다 해당 기업에 최적화되고 집중된 혜택을 제공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

 

#일찍 뛰어들어 비용절감 효과 톡톡히 본 현대카드

 

PLCC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건 현대카드다. 작년 8월에 이와 관련해 ‘PLCC 본부’를 신설할 만큼 영업에 힘을 쓰고 있다. 2015년 12월 국내 최초의 PLCC ‘이마트 e카드’​를 선보인 뒤 2017년에는 현대·기아차, 2018년에는 이베이, 2019년에는 신세계그룹 산하 쓱닷컴​·​​​코스트코 등​​과 PLCC 파트너를 맺었다. 작년에도 대한항공, 스타벅스, 배달의민족, 쏘카 등 PLCC 파트너사를 공격적으로 늘렸다. 

 

효과는 실적에서도 증명된다. 현대카드와 이베이그룹이 함께 출시한 ‘스마일페이’ 카드는 2018년 6월 출시 이후 작년 12월까지 100만 장 넘게 발급됐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개인회원 수는 2018년 773만 명에서 2019년 867만 명, 지난해 9월에는 907만 명으로 꾸준히 늘었으며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2324억 원)도 전년 동기(1518억 원) 대비 53.1%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PLCC를 통해 카드사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카드 설계나 홍보 마케팅 비용을 기업과 나눌 수 있기 때문에 전체 실적을 견인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현대카드가 효과를 누린 대표적인 케이스다. 선두업체로 어느 정도 검증이 됐기 때문에 KB국민, 삼성 등 다른 카드사도 시장에 뛰어들거나 고민하는 단계다. 유통업뿐만 아니라 쏘카, 배달앱 등 업종이 다양해지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전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오픈뱅킹 시스템과 전자금융법 개정 등으로 금융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PLCC는 미래 경쟁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체 영업이익이 줄어도 PLCC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면서 순이익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중하위권 카드사의 경우 ‘어떤 기업과 협업을 했는지’에 따라 인지도가 올라가는 효과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빅테크 기업 견제하며 ‘데이터’로 하나 되는 카드사-제휴사

 

PLCC가 카드사의 주력 사업 중 하나로 떠오르게 된 건 위기감 때문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업에 진출하면서 전통 금융사들은 점차 파이가 작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올해는 마이데이터 사업 시작과 오픈뱅킹 본격화로, 금융사와 새롭게 등장한 빅테크 기업의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 금융사의 경쟁자는 네이버파이낸셜, 레이니스트(뱅크샐러드),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플랫폼 기업으로까지 확대된다.  

 

따라서 카드사가 주목하는 건 ‘데이터’다. 제휴사는 PLCC 사용 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자사 사용 패턴을 분석할 수 있다. 고객이 주로 사용하는 서비스, 이용하는 시간대와 주로 거주하는 장소 등의 정보를 수집해 마케팅에 이용한다. 카드사 또한 빅데이터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PLCC 사업을 통해 얻게 되는 비금융 데이터를 상품 개발 등 다방면에 사용해 탈출구를 찾을 수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11월 배달의민족과 손잡고 PLCC 배민현대카드를 출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업종 수혜 흐름을 타고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배달의민족

 

카드사는 이를 강조하며 협업할 기업을 늘리고 있다. 현대카드가 PLCC 사업을 통해 구축하려는 ‘플랫폼 기업’의 이미지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카드가 PLCC 제휴를 맺은 곳은 모두 업계에서 1·2위를 다투는 핵심 기업이다. 시너지를 내기에 최적일 뿐 아니라 많은 양의 차별된 소비자 데이터를 다룰 수 있다는 뜻이다. 현대카드는 각 기업을 행성에 비유한 ‘도메인 갤럭시’ 개념도 만들었다. 도메인 갤럭시에 들어온 PLCC 제휴사들이 상호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축하는 식이다. ‘수수료와 이자 수입 중심으로 돌아가던 기존 사업모델을 탈피해 데이터 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유통·금융 등 많은 전통 기업이 새롭게 등장한 빅테크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플랫폼화’를 고민한다. 빅테크 플랫폼의 금융업 진입에 대응하기 위해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금융업 또한 그들과 비슷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PLCC도 여러 기업과의 제휴를 좀 더 긴밀한 방식으로 진행하며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개인 맞춤형 상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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