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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대우·GS 대형 건설사가 스타트업 인수에 뛰어든 까닭

자동설계·드론 관제·모듈러공법 확보 차원…업계 "기술 개발 한계로 외부에 눈 돌려"

2021.01.21(Thu) 18:10:00

[비즈한국] 건설업계가 ‘스마트 건설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중대재해법)​이 새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건설현장에서 안전과 생산성을 담보하는 첨단기술을 수혈하고자 외부 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업계는 이런 투자가 자체 기술 개발의 한계를 극복하고 경제성과 유연성을 높일 것이라 분석했다.

 

스마트 건설기술은 4차산업혁명 기술을 융합한​ 건설기술이다.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 건설 단계별로 적용하던 전통적인 건설기술에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건설정보모델링(BIM), 드론, 로봇 등을 접목하는 식이다. 전문인력에 의존하던 건설 업무를 기계화해 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이고, 건설 단계 간 단절을 해소하는 게 핵심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6년 세계 스마트 건설기술 시장 규모는 100억 달러 수준으로 연평균 12%씩 성장하고 있다.

 

건설 단계별 스마트건설 적용기술. 자료=국토교통부 스마트 건설기술 로드맵

 

#현대건설-자동설계, 대우-드론, GS건설-모듈러·로봇 스타트업 투자

 

현대건설은 건축자동설계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텐일레븐’​ 지분 6%(약 20억 원)를 취득한다고 11일 밝혔다. 2014년 설립된 텐일레븐은 지형, 조망, 건축 법규 등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공동주택 배치설계안을 도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건설은 ‘AI 기반 공동주택 3D 자동설계 시스템’을 텐일레븐과 공동 개발해 자사 아파트 브랜드인 ‘​디에이치’​와 ‘​힐스테이트’​에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스타트업에 대한 지분 투자는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개방형 혁신)​을 통한 스마트 건설기술의 선제적 도입으로 회사 경쟁력과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앞으로도 스마트 건설 및 신사업 분야의 역량 있는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3월 드론제조 스타트업 ‘아스트로엑스’​에 지분 투자했다. 사진은 2019년 대우건설이 국내 건설사 최초로 구축한 드론관제시스템 운용 모습. 사진=대우건설 제공

 

대우건설은 지난해 3월 드론 제조 스타트업 ‘아스트로엑스’​ 지분 30%를 사들였다. 2018년 설립된 아스트로엑스는 중장거리용 수직이착륙 무인기(VTOL)를 국산화하는 등 드론 제작 기술력을 입증해 미국, 독일 영국 등 13개국에 딜러사를 유치했다. 대우건설과 아스트로엑스는 양 사 기술력으로 산업용·군사용 드론을 고도화하고 대우건설 자체 드론 관제시스템을 접목한 패키지 상품을 기존 판매망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내놓을 계획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구축한 ​자체 ​드론 관제시스템은 240여 개 현장을 동시에 관제할 수 있다. ​지난해 가을 기준 ​베트남 현장을 포함한 150개 사업장에서 이 시스템을 활용했다”​며 “현재 건설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드론과 관제시스템 개발 분야에서 아스트로엑스와 자사 드론 전문가가 의견을 나누고 있다. 대우건설은 앞으로도 스타트업의 혁신 성장을 위해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연계를 통해 신규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GS건설이 지난해 1월 인수한 영국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 엘리먼츠가 영국 런던에 건축물을 시공하는 모습. 사진=GS건설 제공

 

GS건설은 지난해 1월 유럽 모듈러 업체 두 곳을 동시에 인수했다. 모듈러공법은 건축물의 주요 구조와 내·외장재를 ​공장에서 ​사전 제작하고 현장에서는 설치만 하는 기술이다. 인수 회사는 폴란드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회사 ‘단우드’와 영국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 ‘엘리먼츠’​다. 인수 금액은 단우드가 1800억 원이며, 엘리먼츠는 공개되지 않았다. 당초 두 회사와 함께 인수 예정이던 미국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 ‘스카이스톤’과의 계약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잠정 보류됐다.  

 

GS건설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가 해외 선진 모듈러 업체를 인수한 것은 처음이다. GS건설은 지난해 해외 모듈러 업체 인수에 이어 모듈러의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는 프리캐스트콘크리트(Precast Concrete, 사전제작 콘크리트) 공장을 음성에 열었다. 모듈러는 미래 주택 사업의 총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업 기술 수혈로 자체 개발 한계 극복할까 

 

건설업계가 스마트 건설기술 도입에 외부 자원을 동원하는 이유는 자체 기술 개발의 한계 때문이다. 세상에 없던 기술을 만들어 내는 만큼 자본과 인력을 투입하는 위험 부담을 지기에 앞서 가시적인 성과를 낸 기업과 협력하는 전략이다. 조직 내·외부 집단지성을 활용해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개방형 혁신이다. 

 

앞서의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4차산업혁명 기술 접목을 통한 기술 개발은 건설업계의 세계적 추세다. 사실상 우리보다 한 발 앞선 유럽과 일본 등에 맞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스마트 건설기술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건설사가 ​4차산업 분야 ​ 모두를 아우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할뿐더러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기술개발 영역을 잠식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상생하는 방향을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도 “회사 기술연구소에서 연구과제를 만들어 자체 개발 또는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지만, 빠르게 기술을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자본과 전문인력을 마냥 투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개방형 혁신 차원에서 스타트업 지분 투자를 고민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경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스마트건설지원센터장은 “대형 건설사가 스마트 건설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은 경제성과 유연성 측면에서 신기술에 접근하는 것”이라며 “기술력을 뽐내기 위해 스마트 건설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기업도 있지만 세계적인 건설사인 ‘스칸스카’​ 등 많은 해외 건설사는 스타트업 기술을 현장에 적용해 상용화 가능성을 살피고 향후 투자를 늘리는 식으로 스마트 건설기술을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해 들어 사업장의 안전규제가 한층 강화되면서 고위험 업무를 소화하는 스마트 건설기술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지난 8일 사망 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에 대한 형사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을 제정했다. 이 법에 따르면 안전사고로 노동자가 사망할 경우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 징역이나 10억 원 이하 벌금을, 법인에는 50억 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노동자가 다치거나 질병에 걸릴 경우에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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