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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쇼핑, 하림지주로 편입…'양재 물류단지' 성과 채가기 행보에 주주 반발

투자법인 NS홀딩스 합병, 지주사로 자산 이전…김홍국 하림 회장·오너 일가 최대 수혜

2021.11.25(Thu) 11:12:53

[비즈한국] 하림지주가 계열사 NS쇼핑(엔에스쇼핑)을 하림지주의 완전자회사로 편입한다. NS쇼핑은 2015년 상장한 지 6년 만에 상장폐지가 추진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안정적인 수익을 바탕으로 그룹의 자금줄 역할을 하던 NS쇼핑은 사업법인과 투자법인으로 분할될 것으로 보인다. NS쇼핑의 주요 자산은 지주사로 흡수될 예정이다. 특히 최근 속도를 내는 ‘양재동 첨단물류단지 조성사업’이 하림지주 산하로 들어가는 것을 두고 지주사가 개발이익을 취하려는 조치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하림그룹 계열사 NS쇼핑이 하림지주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분할된다. 사진은 첨단물류단지가 조성될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옛 화물터미널 부지. 사진=하림그룹 제공


#투자법인 NS홀딩스 떼어내 지주사로 흡수…NS쇼핑은 홈쇼핑에 주력 

NS쇼핑은 19일 이사회를 열고 하림지주와의 포괄적 주식교환 안건을 상정해 의결했다. NS쇼핑이 밝힌 주식교환의 목적은 경영 효율성 제고와 사업 역량 재편. 하림지주는 NS쇼핑의 주식교환 결의가 그룹 내 사업 포트폴리오 명확화와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유효하다고 판단해 이사회를 열어 의결했다고 밝혔다.

하림지주는 신주발행을 통해 NS쇼핑 주주들(NS쇼핑 자기주식, 하림지주 소유 주식 제외)에게 1:1.41 비율(NS쇼핑 1주당 하림지주 1.41주)로 주식을 교부하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한다. NS쇼핑은 가칭 NS홀딩스(투자법인)와 NS쇼핑(사업법인)으로 분할될 예정이다. NS쇼핑은 현재의 홈쇼핑사업에 주력하고, 하림산업 등 자회사를 보유한 NS홀딩스는 하림지주와 합병함으로써 하림산업 등 자회사들을 하림지주 자회사로 편입하는 구상이다.

주식교환은 내년 3월 1일로 예정돼 있다. 양사는 2022년 1월 11일 주주총회를 개최, 주주총회일로부터 23일 간 합병 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가 가능하도록 해 이해관계자 보호 절차를 적법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NS쇼핑 관계자는 “NS쇼핑은 분산돼 있던 사업역량을 홈쇼핑 사업에 집중해 기존 홈쇼핑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기업가치 재평가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라며 “기존 TV홈쇼핑 사업 기반에서 디지털 환경에 걸맞은 쇼핑 플랫폼을 구축하고 다양한 콘텐츠 개발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재동 물류단지’ 비용 떠안았던 NS쇼핑, 개발이익은 지주사로

NS쇼핑은 하림그룹의 캐시카우로 꼽힌다. NS쇼핑은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최근 수 년간 그룹의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순수 지주사인 하림지주를 도와 그룹의 자금력을 뒷받침하는 중간지주사의 역할을 해온 셈이다. NS쇼핑은 최근 5년간 평균 76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TV홈쇼핑 업계 전반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올해 2분기에도 홈쇼핑 사업의 매출액(1367억 원)과 영업이익(176억 원)이 전년 대비 늘면서 두각을 보였다. 하지만 자회사와 하림그룹 계열사의 사업 부진으로 인해 부담을 떠안으면서 실적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액 주주들은 이번 합병 계획이 NS쇼핑 물류 사업의 미래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지주사의 일방적인 결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전북 익산 하림지주 사옥. 사진=하림그룹 제공

소액 주주들은 이번 합병 계획이 NS쇼핑 물류 사업의 미래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지주사의 일방적인 결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전북 익산 하림지주 사옥. 사진=하림그룹 제공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NS쇼핑 내·외부적으로 논란을 이끌었다. 2015년 코스피에 상장한 NS쇼핑이 다시 비상장사로 바뀌고, 주요 자산이 지주회사로 넘어가게 되면서다. 임직원뿐만 아니라 NS쇼핑의 미래가치에 기대를 걸었던 개인 주주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번 합병이 지주사의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는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가 있다. 최근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자 지주사가 개발이익 등 주요 성과를 빼돌린다는 비판이다.

하림그룹은 서초구 양재동에 도시첨단물류단지를 구축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서울 지역 생활 물류 서비스 수요에 대응하는 디지털 기술 기반의 물류센터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NS쇼핑의 자회사인 부동산 개발관리 전문법인 하림산업은 2016년 양재동 파이시티(옛 화물터미널) 부지 9만 4949㎡를 4525억 원에 매입해 물류단지 설립을 추진했다. 서울시와의 갈등으로 사업 추진이 5년 넘게 지체됐지만 최근 감사원이 ‘서울시가 인허가 과정을 의도적으로 지연시켰다’고 하림그룹의 손을 들어주면서 물류단지 사업은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해당 부지는 하림그룹이 NS쇼핑 자회사인 하림산업을 통해 사들였다. 부지 매입에만 4525억 원이라는 대규모 자금이 투입됐고 첫 삽도 뜨지 못한 상황에서 비용만 나가고 있던 상황. 물류단지 조성사업이 지연되는 동안 각종 세금과 금융비용, 개발용역비 등 손실이 약 15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NS쇼핑 연결 영업이익과 개별 영업이익의 격차는 매년 심화돼 왔다. 지난해의 경우 NS쇼핑은 개별 영업이익으로는 642억 원을 기록했으나 자회사들의 손실 탓에 연결 영업이익이 294억 원에 그쳤다. 

NS쇼핑이 막대한 인적·물적 자원을 투입해 사업을 순항 궤도에 올려놓은 후 개발이익 창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기 시작한 시점에서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지주사와 최대 주주인 오너 일가가 가장 큰 수혜를 누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양재동 개발 사업에는 용적률 800%가 적용돼 조 단위의 수익이 예상된다. 중간지주격인 NS쇼핑을 거치는 것보다 ‘하림산업⟶하림지주’로 지배구조가 단순해지면 지주사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게 늘어난다. 개발이 본격화되면 곧 배당금과 주가상승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상황인데 물류단지 사업의 가시적 성과는 고려하지 않고 현재 주가만 단순 적용한 인수 방식도 함께 지적 받는다.

현재 하림지주는 김홍국 회장의 장남 김준영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올품 등에 대한 계열사 부당 지원, 부당이익 제공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부과에 이어 국세청의 세무조사까지 받고 있다. 일반 투자자들을 배제한 총수 일가의 부당한 이익 추구에 연이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배경이다.

하림지주 관계자는 “이번 주식교환을 통한 사업구조 재편으로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사업을 보다 신속하게 추진함으로써 도시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은 하림그룹이 신개념의 융복합 서비스사업을 창출하는 생태계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한 하림지주의 기업가치 증대는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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