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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시즌 8] 김영일-쇼윈도에 비친 도시의 욕망

2022.09.13(Tue) 15:17:58

[비즈한국]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는 스타 작가 탄생에 초점을 맞춘 다른 공모전과 달리 민주적으로 작가를 발굴해 미술계의 텃밭을 기름지게 하려는 것이 목표다. 따라서 특정 경향이나 장르 혹은 미술 활동 경력, 나이에 상관없이 대상 작가의 스펙트럼이 넓다. 일곱 번의 시즌을 통해 180여 명의 작가를 발굴했다. 이 중에는 미술계에 첫발을 내딛은 작가가 있는가 하면, 활동 경력이 풍부한 작가도 있었다. 미술시장의 주목을 받게 된 작가도 나왔고, 작품 활동의 모멘트가 된 작가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프로젝트 출신 작가들이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협회’를 만들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결실이다.

 

김영일 작가는 쇼윈도와 그곳에 진열된 상품을 사진처럼 정교하게 묘사해 소비의 허망함을 말한다. ​사진=박정훈 기자


현대문명의 백화점은 도시다. 그래서 도시는 여러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다. 그 얼굴에는 인간의 다양한 욕망이 빚어낸 표정이 있다. 이런 점에서 도시는 가장 인간적인 모습인 셈이다.

 

현대적 의미의 도시 모양새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중반쯤이다. 자연 속에 숨겨져 있던 거대한 힘(에너지)를 발견하고, 그것을 쓸 수 있는 기술로 개발하면서부터 공업이 인간사의 중심이 되었다. 이를 역사에서는 ‘산업혁명’이라고 부른다. 땅을 일구며 여기저기 흩어져 살았던 사람들은 공장이 들어선 곳을 중심으로 모여들었고, 여기서 도시가 태어나게 된 것이다.

 

살아온 환경과 조건, 방식 그리고 가치관이 각기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생긴 도시는 탄생부터 다양한 얼굴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다양성은 예술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바다 같은 존재가 되었다.

 

Forgetting-City Life 45: 162×162cm Oil on canvas 2018


인상주의 화가들은 순간순간 변해가는 도시의 다양한 표정을 빛으로 해석했고, 이탈리아 미래주의 예술가들은 도시의 역동적인 모습에서 운동의 원리를 찾으려 했다. 그런가 하면 페르낭 레제 같은 화가는 도시를 이루는 기계적이고 구조적인 모습에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뽑아내기도 했다.

 

찰리 채플린은 기계화된 도시의 구조에서 부속품 혹은 일회용품으로 변해버린 인간의 모습을 특유의 페이소스로 풀어냈으며, 미국 20세기 음악을 대표하는 조지 거슈인은 ‘랩소디 인 블루’라는 곡을 통해 다양한 도시의 얼굴을 경이롭게 묘사하기도 했다. 이러한 도시의 매력은 지금도 예술가들의 창작 욕구를 자극하는 대상이다. 그 자극에 반응하고 있는 많은 미술가 중에 김영일도 있다.

 

그는 도시에서 감성의 텃밭을 일구어낸 세대다. 따라서 김영일에게 도시는 낯선 공간이 아니다. 친숙한 풍경이며 마음 놓이는 안전한 공간이다. 심지어 인간적 교류가 차단된 콘크리트 상자 속에서도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절대 자유를 즐길 줄 아는 신인류 감성을 지닌 작가다.

 

Forgetting-City Life 40: 87×194cm Oil on canvas 2018


 

김영일이 작품에 품어내는 도시의 얼굴은 자본주의 꽃인 소비다. 상업주의 동력인 쇼퍼홀릭에 대한 쿨한 경고다. 현대인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도 쉽게 쇼핑에 빠진다. 도시는 이러한 소비적 쇼핑을 부추기는 많은 장치를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쇼윈도다. 멋지게 연출된 쇼윈도의 상품들은 많은 사람들을 유혹하고 쇼핑에 빠지도록 만든다. 김영일은 사진처럼 정교한 묘사로 쇼윈도를 그린다. 그곳에 진열된 상품과 함께. 그런데 그가 그린 쇼윈도는 공허한 느낌이 든다. 소비의 허망함을 말하기 때문이다. ​

전준엽 화가·비즈한국 아트에디터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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