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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선캠프 비전문가, 농협금융·가스공사·난방공사 수장 낙하산 논란

“공공기관 파티 끝났다”며 대대적 혁신 선언했던 윤석열 정부, 알고보니 '자기사람 심기' 포석

2022.12.09(Fri) 11:09:46

[비즈한국] “공공기관 파티는 끝났다”며 대대적 혁신을 선언한 윤석열 정부에서 '대선캠프 활동' 비전문가들이 공공부문 수장 자리를 꿰차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 예산통 출신인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은 최근 차기 NH농협금융지주(농협금융) 회장에 사실상 내정됐다. 철도전문가인 최연혜 전 의원은 최근 한국가스공사(가스공사) 사장에, 재선 의원 출신 정치인 정용기 전 의원은 지난 11월 한국지역난방공사(난방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이들은 모두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선캠프에서 활동했고 그간의 이력를 점검해 보면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실력과 정당성이 부족한 낙하산 인사는 노조의 눈치를 보느라 조직 개혁 등에서 추진력을 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현 정부의 공공부문 혁신 의지를 의심케 한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왼쪽부터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최연혜 신임 가스공사 사장, 정용기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사진=박은숙 기자


차기 농협금융 회장에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석준 전 실장이 농협금융 회장으로 취임하면 금융관료 출신 전직 농협금융 회장들과 달리 예산 전문가라는 점에서 전문성과 관련한 뒷말이 예상된다.  

 

농협금융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인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을 최종 후보로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실장 외에 하마평에 오르는 별다른 인물도 없다는 점에서 농협금융 임추위는 그를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확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금융 지분 100%를 보유한 농협중앙회가 이 전 실장 내정에 힘을 실었다는 후문이다. 

 

이석준 전 실장은 관료 시절 기획예산처 장관정책보좌관, 기획재정부(기재부) 경제예산심의관, 정책조정국장, 예산실장 등을 거쳤다. 이후 기재부 2차관,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지냈다. 관료시절 금융 관련 경력은 2011년 금융위원회(금융위) 상임위원 외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는 대선캠프에서 정책자문단 총괄간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특별고문을 맡았다. 

 

2012년 농협 신경(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에 따라 농협금융지주 출범 이후 내부 인사인 초대 신충식 회장이 취임 후 3개월 만에 물러난 후 신동규, 임종룡, 김용환, 김광수 등 정통 금융관료 출신들이 후임 회장으로 뒤를 이어 전문성 논란은 없었다. 

 

3대 임종룡 회장은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과 금융정책심의관, 기재부 경제정책국장과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기재부 1차관, 국무총리실장을 거쳐 농협금융 회장을 맡았다. 이후 금융위원장으로 관료사회로 복귀하기도 했다. 4대 김용환 회장도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 증권감독과장과 증권감독국장을 거쳐 금융위 상임위원, 금융감독원(금감원) 수석부원장을 지냈다. 제 5대 김광수 회장도 금감위 은행팀장과 은행감독과장 등을 거쳐 재경부 금융정책과장,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을 거친 후 2018년 농협금융회장에 취임했다. 그는 2020년 12월부터 은행연합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따라서 예산통인 이석준 전 실장은 전문성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금융권 일각의 지적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최근까지 현 손병환 회장이 올 연말 임기 2년을 마친 후 내년 한 해 1년간 임기 연장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었다. 전임인 임종룡, 김용환, 김광수 회장이 모두 2년 임기를 마친 후 1년 더 회장으로 재임함에 따라 손 회장도 같은 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손 회장이 농협 내부 출신이고 디지털금융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데다가 농협금융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임기 1년 연장은 당연하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며 “하지만 최근 임기 연장 불가가 유력하다는 소식에 의외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손 회장은 1990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농협맨이다. 그는 농협은행 지점장과 스마트금융부장, 농협중앙회 기획실장 등을 거쳐 농협금융 사업전략부문장, 농협금융 경영기획부문장, 농협은행장을 거쳐 지난해 1월부터 농협금융 회장에 취임했다. 이러한 높은 조직 이해도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손 회장은 임기 첫해인 지난해 농협금융 연결기준 순이익 사상 첫 2조 원 돌파라는 성과를 이끌어 냈다. 지난해 농협금융은 전년 대비 32% 급증한 2조 2919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고 올해 들어서도 3분기까지 누적 1조 9700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 순이익 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최연혜 전 의원은 가스공사 신임 사장에 취임한다. 가스공사는 7일 대구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장후보자에 최 전 의원을 상정하고 임기 3년의 사장 선임안을 의결했다. 채희봉 사장은 7일 임시주총 이후 이임식을 가졌고 최연혜 신임 사장은 산업부 장관 제청과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쳐 내주 쯤 공식 취임할 전망이다. 

 

최 신임사장은 에너지 비전문가다. 한국철도대학, 철도공사(코레일) 전신인 철도청 차장, 철도공사 부사장과 철도대학 총장을 거쳐 철도공사 사장을 지낸 철도 전문가다. 20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했고, 지난 대선캠프에서 탈원전대책특별위원회 총괄간사와 산업에너지 공동특보단장 이력이 에너지와 관련한 이력이다. 

 

가스공사 사장이 되기까지 우여곡절도 있었다. 그는 가스공사의 7월 신임사장 공모에 응모했지만 면접관들이 전문성 부족 등을 이유로 낮은 점수를 준 것으로 전해지며 탈락했다. 그럼에도 산업부는 남은 후보 중 적임자가 없다며 재공모를 하면서 최 전 의원이 최종 신임사장 단독 후보에 내정됐다. 

 

가스공사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이 올 7월 임기 만료에도 사퇴하지 않고 있어 전 정부의 알박기 인사 논란이 적지 않았다. 현 정부로서는 빠른 후임 인사가 절실했다는 이유로 코드가 맞는 사장 인선을 밀어붙였다는 해석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채희봉 전 사장은 동력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가스산업과장, 에너지자원정책과장, 에너지산업정책관, 에너지자원실장, 무역투자실장을 지낸 에너지 자원분야의 관료 출신이다.  

 

채 전 사장은 문재인 정부의 역점 사업 중 하나였던 탈원전 핵심 인물 중 하나였다. 그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함께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으로 기소돼 청와대 산업정책 비서관 시절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해 직권 남용과 업무 방해 혐의로 재판을 받는 중이다.  

 

최연혜 신임사장은 취임 후 가스공사의 LNG수급, 미수금, 자금조달 등 막중한 난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가스공사 노조는 최 사장을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며 출근 저지 투쟁을 예고하는 등 안팎으로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 달 난방공사 수장으로 취임한 정용기 사장은 정치인으로서 이력만 화려할 뿐 에너지 분야와 관련한 경력은 찾아보기 어렵다. 정 사장은 국민의힘 전신인 민주자유당 중앙사무처 공채 1기로 정가에 발을 디딘 후 이회창 대통령후보 상근 보좌역을 거쳐 9대와 10대 대전 대덕구청장을 지냈다. 

 

이후 2014년 대전 대덕구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돼 19대 국회에 입성했고,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재선 국회의원 출신이다.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원내대변인과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을 지냈고 윤석열 대선캠프에서 상임정무특보로 활동한 후 난방공사 사장을 맡게 됐다. ​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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