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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지배구조 5] 신동빈 회장, 롯데지주 출범이후 일본롯데 예속 희석 호텔롯데 상장 안갯속

한국롯데 지주회사 출범 이후 거미줄 순환출자 해소, 3세 승계 과정 국적·지분 논란 불가피

2023.03.10(Fri) 15:24:52

[비즈한국]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주회사인 롯데지주 외에도 롯데케미칼, 롯데제과, 캐논코리아 사내이사를 겸하고 있다. 신 회장은 이달 주총에서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로 3년 만에 복귀하면서 그룹에 대한 장악력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 

 

신동빈 회장은 계열사들 간 복잡한 순환출자구조 상징으로 여겨졌던 롯데그룹에 대한 지배구조 개선에 괄목할 성과를 이뤄냈다. 하지만 지배구조 개선의 화룡점정으로 꼽히는 한국롯데의 일본롯데 예속 논란을 희석시킬 수 있는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상장)는 아직도 안갯속이다. 고희를 앞둔 신 회장은 일본 국적의 외아들인 신유열(일본명 시게미쓰 사토시) 롯데케미칼 상무로의 향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지분과 국적 논란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2017년 4월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타워 그랜드 오픈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주요 참석자들과 악수로 인사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롯데그룹의 출발은 신동빈 회장의 부친인 고 신격호 명예회장이 1948년 일본에서 설립한 껌 제조기업 롯데다. 신 명예회장은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1967년 한국에 롯데제과를 설립하면서 한국 사업을 시작했고 이렇게 한일 양국에서 롯데그룹은 영역을 넓혀 현재에 이르게 됐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무차입 경영을 원칙으로 하는 경영철학에 롯데그룹은 자금조달 중 상당 부분을 계열사들 간 차입과 출자를 통해 해결하면서 얽히고 설힌 복잡한 순환출자구조가 형성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2014년 6월 이전 무려 75만개에 달했다. 순환출자의 대표적인 문제는 한 계열사가 부실해지면 출자한 다른 계열사까지 동반 부실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투입된 자본에 비해 총수가 지나친 의결권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신격호 명예회장과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1955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자란 신동빈 회장은 노무라증권과 일본 롯데상사를 거쳐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 입사해 한국롯데에 관여했고 1997년 한국롯데 부회장을 거쳐 2011년 회장이 됐다. 지난 2015년 신동빈 회장과 친형인 신동주 당시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회장) 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롯데의 지배구조 문제와 함께 그룹 최상위 회사의 일본 존재로 국적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적잖은 외풍에 시달려야 했다. 

 

결국 신동빈 회장은 2015년 8월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지배구조 개선을 약속했다. 롯데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에 돌입했고 한국롯데그룹을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체제 전환에 나선 결과 2017년 10월 탄생한 지주회사가 롯데지주다. 

 

롯데지주는 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를 투자와 사업 부문으로 분할했고 투자 부문에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4개 상장 계열사의 투자 부문을 합쳐 출범했다. 롯데지주 설립 전부터 롯데그룹은 순환출자 구조 해소에 박차를 가해 왔다. 결국 2018년 롯데GRS, 한국후지필름,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상사, 대홍기획,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비상장 계열사가 투자사업 부문을 롯데지주에 통합시키면서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가 완전히 해소됐다. 롯데그룹은 2019년에는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들을 매각해 계열분리에 성공했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롯데케미칼(25.59%), 롯데쇼핑 (40.0%), 롯데칠성음료(45.0%), 롯데제과(47.47%) 등 주력 계열사들의 최대주주로 한국롯데를 지배하고 았다. 

 

의결권 있는 보통주를 기준으로 롯데지주 최대주주는 13.0%를 보유한 신동빈 회장이다. 총수일가 중에서는 신 회장의 이복누나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이 3.3%를 보유해 신 회장 다음으로 많다. 

 

주목할 사안은 일본롯데는 호텔롯데와 롯데알미늄을 통해 롯데지주에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이다. 롯데지주의 2대 주주는 11.1%를 보유한 호텔롯데이고 롯데알미늄은 5.1%를 보유한 3대주주다. 부산롯데호텔도 0.9%를 갖고 있다. 이들은 모두 사실상 일본롯데 측 지분이 전량에 달하는 계열사들이다. 이밖에 일본롯데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가 2.5%를 갖고 있고 일본롯데 계열 투자회사들인 L제2투자회사(1.5%), L제12투자회사(0.8%)도 보유 중이다. 이들의 지분을 모두 합치면 22%에 육박해 롯데지주에 대한 전체 특수관계인들의 지분 41.7%의 절반이 훌쩍 넘는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 19.07%를 포함해 일본 11개 L투자회사, 일본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고준샤), 일본 패미리 등 일본롯데 쪽이 자체적으로 99.28%를 보유 중이다. 나머지 0.55%는 부산롯데호텔(0.55%)과 롯데호텔 자기주식(0.17%)이다. 부산롯데호텔은 일본 롯데홀딩스 46.62%, 일본 L투자회사들이 53.38%를 보유해 일본롯데가 100% 장악한 회사다. 

 

롯데알미늄은 이러한 호델롯데가 ​​최대주주로 지분 38.23%를 보유하며, 일본롯데 투자계열사인 L제2투자가 34.91%, 일본 광윤사가 22.84%를 갖고 있다. 일본롯데는 자체 지분율 외에도 호텔롯데를 통해 롯데알미늄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사진=박정훈 기자

 

호텔롯데의 국내 증시 상장을 통해 일본롯데 지분율을 최대한 희석시키고 롯데지주 중심의 한국롯데 지배구조를 완성하는 최종 관문으로 꼽히는 이유다. 동시에 신동빈 회장에게 호텔롯데 상장은 수차례 경영권 분쟁을 벌인 친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불씨를 차단하는 목적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롯데 총수일가 남매들이 가진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은 신영자 이사장 3.15%, 신동빈 회장 2.69%, 신동주 회장 1.77%, 신유미 전 롯데호텔 고문 1.46% 등이다. 롯데홀딩스 최대주주는 지분 28.14%를 보유한 광윤사다. 그리고 광윤사의 최대주주는 지분 과반 이상인 50.28%를 보유한​ 신동주 전 부회장이다. 그 외 광윤사 지분은 신동빈 회장(39.03%)의 친어머니인 시게미쓰 하츠코 씨(10.00%)가 갖고 있다.  

 

신동주 회장은 2015년 1월 일본롯데의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서 해임되면서 신동빈 회장과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됐다. 신동주 회장은 같은 해 7월 아버지 신격호 명예회장을 내세워 신동빈 회장을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하려다 실패했고 그 이후 8차례에 걸쳐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표 대결을 통해 복귀하려 했지만 모두 신동빈 회장에게  패했다.

 

신동빈 회장은 2020년 4월 일본 롯데 회장에 취임했고 같은 해 7월 일본 롯데홀딩스 단독 대표를 맡으면서 한일 롯데 경영권을 장악했다. 

 

신동주 회장은 2020년 7월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 해임을 요구하는 소송을 일본 도쿄지방재판소에 제기했지만 신격호 명예회장의 유언장이 공개되면서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신동주 회장이 광윤사 최대주주 자리를 확고히 유지하고 일본롯데가 호텔롯데 등을 통해 한국롯데를 지배하는 현 상황이 지속되는 한 신동빈 회장과 경영권 분쟁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 사진=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부자간 향후 경영권 승계 과정도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신유열 상무는 아버지처럼 노무라증권에서 일하다가 2020년 일본 롯데에 입사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일본 롯데케미칼 동경지사 상무보를 거쳐 지난해 12월 연말 그룹인사에서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상무로 승진했다. 

 

신 상무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불거질 문제들은 국적 문제와 그의 취약한 지분으로 요약된다. 신동빈 회장과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1남 2녀 중 장남인 신 상무는 현재 일본 국적만 갖고 있다. 신 상무는 일본인 여성과 결혼해 아들을 두고 있다. 향후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될수록 그의 한국 국적 취득 문제는 롯데의 국적 논란을 더욱 배가시킬 수 있다.

 

아버지 신동빈 회장이 고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이중국적을 유지하다 41세가 되던 1996년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택했던과 달리 신 상무는 일본 단일국적자다. 

 

롯데 측은 입장 표명을 자제하지만, 재계에서는 대체로 신 상무가 병역 문제가 해결된 후 한국 국적을 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병역법은 71조에서 국적회복자는 만 38세에 병역면제(전시근로역) 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1986년생인 신 상무가 만 38세가 되는 시점은 오는 2024년이다.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신 상무의 지분 확보도 과제로 거론된다. 신 상무는 아직 한일롯데 주요 회사에 대한 유의미한 지분 확보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찌감치 지분을 차곡차곡 확보해 나가는 일반적인 재벌가와는 분명히 다른 양상이다. 신동빈 회장이 현재 건재하고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향후 경영권 승계 작업과 관련해 적잖은 고민에 휩싸일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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