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금융위원회와 한국핀테크지원센터가 주최·주관하는 핀테크 산업 박람회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5’의 막이 올랐다. 올해 행사는 역대 최대 규모로 국내외 128개의 핀테크 업체, 금융사, 기관이 참여했다. 핀테크와 금융 업권에서도 미래 먹거리로 인공지능(AI)을 주시하는 가운데, 국내 주요 금융사가 이번 행사에서 공개한 신규 AI 서비스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폈다.
11월 26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양재aT센터에서 ‘핀테크 X AI, 금융에 취향을 더하다’라는 주제로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5가 열린다. 전시관은 업체들의 최신 핀테크 기술과 기술 동향을 확인할 수 있는 핀테크관, 금융관, 글로벌관, 협력관 4개로 구성됐다. 행사 기간에 국내외 전문가와 기관이 참여하는 핀테크 업계 관련 세미나도 열린다.
올해 핀테크 위크의 키워드는 인공지능(AI)이다. 금융관에는 △KB금융그룹 △IBK기업은행 △iM금융그룹 △NH농협은행 △신한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카카오뱅크 △삼성금융네트웍스가 부스를 열었다. 주요 금융그룹은 각 계열사에서 개발하거나 출시한 AI 서비스를 선보였다.
NH농협은행은 2026년 1월부터 일부 점포에서 시범 운영할 AI 스마트 ATM(STM)을 공개했다. STM으로는 음성으로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다. 또한 얼굴 인식과 손바닥 정맥 인식으로 신분 인증을 하기 때문에 실수로 카드나 통장을 가져오지 못했더라도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다.
농협은행은 AI를 활용한 투자 유형 분석, 카드 추천, 여행 사진 제작 서비스도 선보였다. 모두 미출시 서비스로 향후 고객 피드백에 따라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 투자 유형 분석 서비스의 경우 농협은행이 자체적으로 만든 16가지 유형인 ‘NBTI’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주는데, NBTI 테스트 이후 AI를 통해 투자 성향을 분석하고 적합한 금융 상품까지 추천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은 장애인, 고령층 등 금융 취약 계층의 접근성을 높인 ‘포용 금융’ AI 키오스크를 공개했다. 사용자에 맞춰 화면 구성과 기기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으며, AI 모니터링을 통해 보이스 피싱 등 금융 사고도 예방한다. 키오스크에 장착한 카메라로 사용자 휴대폰 화면을 분석해 피싱범의 지시에 따르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이번 행사에서 우리금융캐피탈은 AI를 활용한 차량 추천 서비스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개인 성향에 따라 리스 차량을 추천하고 매월 지불할 예상 금액까지 제시하는 서비스다.
신한금융 부스에서 눈에 띈 것은 더존비즈온 ERP(전사적 자원관리)와 연동한 제주은행의 ERP 뱅킹 서비스로 2026년 3월 출시 예정이다. 제주은행은 ERP 뱅킹 중 AI 에이전트를 통한 기업 자금 관리 서비스를 시연했다. 현장 직원은 “AI 자금 관리 서비스는 개발 중으로 ERP 뱅킹 출시 이후에 나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ERP 뱅킹은 더존비즈온 ERP 사용 기업의 자금 현황을 AI가 분석하고 기업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기업에 잉여 자금이 발생했다면 AI가 자금 분석을 거쳐 적합한 예금 상품을 추천한다. 반대로 자금이 부족하다면 기업 상황에 맞는 대출 상품을 안내한다. 기업은 ERP 뱅킹 안에서 상품 가입까지 할 수 있다.
KB금융은 부동산 매물 분석, 보험 상담 교육, 카드 추천, 투자 분석에서 각각 AI 에이전트를 활용했다. 은행 차원의 AI 서비스는 공개하지 않았다. KB손해보험은 AI 커뮤니케이션 코칭 솔루션 업체 쏘카인드의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보험설계사, 영업사원 등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직군에서 AI와의 가상훈련을 통해 고객 응대 방법을 교육하는 데 사용한다.
아이엠금융도 AI 에이전트 뱅킹을 선보였다. AI 어시스턴트가 아이엠뱅크 고객의 채무, 예금, 부동산 등 자산을 총체적으로 분석해주는 서비스다. 보유한 현금 자산을 어떻게 굴릴지 모르거나, 앞으로 얼마나 지출이 발생할지 예측하고 싶을 때 AI 어시스턴트에 물어보면 개인 자산 현황에 맞춰 답변한다. 현장 직원은 “이번에 시연한 AI 에이전트 뱅킹은 데모 버전으로 아직 개발 단계”라며 “적용한 AI는 1년 차 은행원 수준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2026년 2월 출시 예정인 AI 연금 투자 솔루션을 공개했다. 은퇴 후 얼마씩, 몇 년에 걸쳐 연금을 수령할지 계획을 제시하면 AI가 이에 따른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은퇴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목표 달성 확률을 제시하고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점이 눈에 띈다.
카카오뱅크는 △AI 이체 △AI 검색 △AI 얼굴 인식을 활용한 모바일 신분증 체험 부스를 마련했다. 출시 예정 서비스를 들고 온 타사와 달리 세 가지 서비스 모두 카카오뱅크 앱에 도입한 상태다. 이 중 AI 이체는 24일 출시한 신규 서비스로, 이체하고 싶은 대상의 이름을 쓰면 과거 이체 이력을 분석해 연관 있는 계좌를 제시해준다.
이처럼 금융사가 AI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선보인 가운데, 26일 개막 행사에 참석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금융권이 ‘AI 대전환’을 주도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 위원장은 “AI는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 전략 요소 중 하나”며 “금융권의 AI 대전환이 대한민국 신성장 동력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금융이 AI 대전환을 이끌 수 있도록 초대형 투자를 추진하고 인프라를 정비하겠다.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AI를 금융으로 주도하겠다”며 “금융권 AI 플랫폼을 구축해 편리하고 안전한 AI 금융서비스 개발·검증을 지원해 대전환을 이루는 토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핀테크 등 벤처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 환경을 조성하고, 5년간 5조 원 규모의 스케일업 펀드(고성장 기업의 규모 확대를 위한 펀드)를 조성해 신규 투자를 유도할 계획이다. 더불어 이 위원장은 “디지털 자산 생태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스테이블 코인의 규율 체계를 담은 입법안을 신속하게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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