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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에 AI더하기] 박영민 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 "죽음의 계곡 넘도록 집중 지원"

2단계 사업 성공 관건은 'AI·데이터·인프라'…"실험 데이터 공유 및 검증가능한 플랫폼 확보해야"

2025.12.01(Mon) 11:28:46

[비즈한국] AI(인공지능)의 파고가 산업 전반을 덮치고 있다. 일상은 물론 기업 경영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AI의 접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제약바이오 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정부가 ‘ABCD(AI·Bio·Culture·Defence)’ 산업을 차세대 국가성장축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히면서, AI와 바이오의 융합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AI가 제약바이오 산업의 연구개발부터 임상, 생산까지 어떤 변화를 불러오는지, 그리고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과제는 무엇인지 짚어본다.

 

박영민 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AI 활용 시 부족한 부분을 짚고 산업계와 협력해 AI 도입 병목을 해소해 신약개발로 전환을 촉진하는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국가신약개발사업단 제공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부, 보건복지부 등 3개 부처가 중심이 돼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작한 범부처 국가R&D 사업을 운영한다.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서 시장에 출시되기까지 신약개발 전주기를 지원하는 것. 매년 100여 건의 국가과제를 지원하며 제약바이오기업의 신약개발 요람 역할을 하고 있다.

 

2021년 1월 출범해 10년간 운영되는데, 올해로 1단계 반환점을 돌았다. 사업단은 2단계 R&D 포트폴리오 전략 및 성과달성 지원 전략 수립 사업을 통해 주관연구개발기관 및 지원사업 참여 연구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이 결과를 내년부터 시작되는 2단계 사업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최근 정부가 AI(인공지능) 활용을 강조하는 만큼 사업단이 공모하는 과제에도 AI의 중요성이 커질 전망이다. 기존 신약개발 방식으로는 신약을 개발하기까지 10~15년, 총 26억 달러(3조 8350억 원) 상당의 개발비용이 소요된다. 여기에 AI를 활용하면 기간이 3~4년 수준으로 줄고, 비용도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초기 탐색 및 전임상 기간을 4~7년에서 1년으로 크게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박영민 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은 “설문조사에서 국내 AI 신약개발은 초기 단계에 집중돼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우수한 아이디어가 글로벌 신약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bottom-up(상향식)’ 방식의 과제 중심 지원체계를 유지해 AI를 통해 효율성과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신약개발 과제를 적극 발굴하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임상·사업화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자금·인력 등이 부족해지는 ‘죽음의 계곡’ 구간에 있는 제약바이오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AI 신약개발 노력을 뒷받침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AI를 활용하는 데에 부족한 부분은 무엇일까. 박 단장은 인프라 보강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AI 신약개발의 어려움으로는 AI 전문 관리인력의 부재, AI 기술 적용결과에 대한 추가 실험적 검증 여력 부족, AI 기술 성숙도에 대한 신뢰 부족, 적합한 AI 개발 파트너 선정 기준 및 평가 역량 부족, 도입비용 부담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면서 “​산업계와 협력해 AI 도입 병목을 해소해 신약개발로 전환을 촉진하는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국가적 차원의 빅데이터 인프라 구축은 물론, 데이터를 공유하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점도 짚었다. 박 단장은 “미국 등 해외에서 다양한 AI 기반 신약개발 성과가 나오는 것과 비교하면 국내는 학습 데이터의 양과 품질, 표준화 수준, 기술 성숙도, 이를 뒷받침하는 연계 프로그램 측면에서 격차가 존재한다”​면서 “국내 개발사들이 보유한 성공·실패 실험 데이터의 공유와 검증 가능한 플랫폼 확보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업단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등도 국내에서 AI 신약이 나올 수 있도록 대규모 국책과제를 통해 AI 신약개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달 5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를 ‘K-AI 신약개발 전임상·임상 모델개발 사업’의 총괄기관으로 선정하고 한미약품, 대웅제약, 삼진제약 등의 제약사와 바이오기업을 참여시킬 예정이다. 4년 3개월간 약 371억 원을 투입해 AI 기반 신약개발 임상시험 설계·지원 플랫폼을 구축·개발하고 전임상·임상 단계를 연계해 전주기 AI 신약개발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목표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0월 31일 루닛을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과 KAIST 중심의 컨소시엄을 ‘AI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수행팀으로 선정했다. 각각 블랙웰 256장(138억 원)씩을 지원해 전주기 의과학 혁신을 위한 멀티스케일 의과학 특화 파운데이션과 생명현상의 핵심 분자구조를 정밀 예측하는 ‘차세대 바이오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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