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현대건설과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재생에너지 직접 전력구매계약(PPA) 추진 소식을 전하며 국내 산업계의 전력 조달 방식에 변화를 예고했다. 대규모 태양광 전력을 장기간 확보하고, 공장 유휴 공간을 활용한 온사이트 PPA까지 확산되면서 PPA가 탄소중립과 RE100 이행의 ‘현실적 해법’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다만 제도적 비용 부담과 시장 구조의 경직성이라는 이행 장벽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어서, 정책·시장 설계 전반의 개선 요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탄소중립 위한 ‘PPA’, 현대건설·코오롱 등 산업계 확산
현대건설은 태양광 발전 시공 기업 탑솔라와 1.5GW 규모의 재생에너지 전력공급 협력에 합의했다. 단일 기업 간 직접 전력 거래로는 국내 최대 수준으로, 대형 원전 1기와 맞먹는 용량이다. 현대건설은 2028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태양광 전력을 공급받고, 20년 이상 장기 계약을 통해 전력 수급의 안정성을 확보한다. 전력 거래를 넘어 EPC(설계·조달·시공)와 운영관리(O&M)까지 포괄하는 협력으로 민간 중심의 PPA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와 전문가, 정책 지원과 전력시장 구조개편 제안
업계는 글로벌 경쟁력 유지를 위해 실질적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경협은 △PPA 부대비용의 한시적 면제 △소규모 전기 사용자 참여 허용 △다수의 발전소·수요자가 자유롭게 거래하는 N:N 계약 방식 도입 등을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PPA 확대가 전력 시장의 구조적 개편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국회미래연구원은 한전 중심의 단일 구매자 구조가 ‘규제형(한전)’과 ‘비규제형(PPA)’의 이중 시장을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우량 수요가 PPA로 이탈하면 한전에는 수익성이 낮은 고객만 남아 시스템 지속가능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해법으로는 △요금 결정 △시장 감시를 담당할 독립 규제기구 신설 △송·배전과 판매 부문의 회계 분리 △단계적 소매시장 개방 로드맵이 제시된다. 일본과 EU 사례처럼 정치적 변수에서 벗어난 원가 기반 요금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PPA는 국내 기업의 재생에너지 조달 선택지를 넓히는 동시에, 현행 전력 시장 구조의 한계를 드러내는 제도로 작동하고 있다. 다만 PPA 확산이 곧바로 전력 시장 전반의 효율성 제고로 이어질지는 제도 설계와 정책 조정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용 부담, 시장 이중 구조, 기존 전력 시스템과의 조화 등 해결 과제가 적지 않은 만큼, PPA를 둘러싼 정책 효과와 시장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며 단계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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