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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업회생' 피자헛, 배달 오토바이까지 내놓고 마른 수건 짜기

유휴자산 처분으로 버티기 돌입…'차액가맹금' 215억 배상 확정, 매각에 영향 우려

2026.01.21(Wed) 10:46:58

[비즈한국] 국내 1세대 피자 프랜차이즈의 상징인 한국피자헛이 배달용 오토바이까지 매각하며 생존 싸움에 나섰다. 2024년 말 회생 절차를 신청했지만 M&A가 난항을 겪으며 유동성 위기감이 고조됐고, 결국 유휴 자산까지 처분하며 버티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한국피자헛 측은 경영 정상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대법원 판결로 215억 원 규모의 배상 책임이 확정되면서 업계에서는 피자헛의 경영 정상화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한국피자헛이 최근 법원에 유휴 자산 폐기 등을 요청했다. 사진=한국피자헛 홈페이지


#이륜차 이어 식자재와 집기 폐기 허가도 신청

 

한국피자헛이 생존을 위한 ‘마른 수건 짜기’에 돌입했다. 비즈한국 취재 결과,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한국피자헛은 최근 서울회생법원에 ‘이륜차 보전처분 등록 말소 촉탁 신청’을 제출했다. 회생절차로 묶여 있던 본사 소유 오토바이들의 행정 기록을 말소해 판매하거나 폐기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이다. 이는 영업 현장에서 활용도가 떨어진 유휴 오토바이를 정리해 한 푼의 운영비라도 확보하고, 보험료나 세금 등 고정 비용 지출을 최소화하려는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한국피자헛은 ‘불용 자산 및 재고 폐기’에 대한 허가도 잇달아 신청했다. 더 이상 판매가 불가능한 식자재나 창고에 쌓인 집기 등을 정리하겠다는 취지로, 업계에서는 창고 임대료를 줄이겠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단기 유동성 확보가 절박한 본사가 창고 임대료와 관리비 등 고정비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국피자헛이 오토바이 처분에까지 나선 배경에는 가맹점의 줄폐업 영향이 적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한때 전국 400여 개를 넘어섰던 피자헛의 매장 수는 2024년 324개까지 급감했다. 특히 2024년 한 해 동안 신규 개점한 가맹점은 단 3곳에 불과한 반면, 40곳의 매장은 계약 종료나 해지로 문을 닫았다.

 

업계에서는 지난해의 경우 폐업한 가맹점이 전년보다 더 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물가와 소비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국피자헛이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브랜드 신뢰도마저 급락했기 때문이다. 문 닫는 가맹점이 늘어나면서 멈춰 선 배달 오토바이는 본사 입장에서는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가 되었고, 결국 이를 서둘러 처분해 운영비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국내 1세대 대표 프랜차이즈로 꼽히던 피자헛의 쇠락은 2010년대부터 본격화됐다. 피자헛은 1985년 이태원 1호점 출점 후 2000년대 초반까지 독보적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연매출이 4000억 원을 기록했고, 가족 외식 문화의 상징으로 통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1인 가구 증가와 배달 전문 저가 브랜드가 늘어나면서 대형 매장 중심으로 사업을 하던 피자헛은 서서히 활력을 잃기 시작했다. 미스터피자, 도미노피자 등의 경쟁 브랜드가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시장 입지도 좁아졌다. 2017년 미국 본사 얌 브랜드(Yum Brands)는 한국피자헛 지분 100%를 국내 투자회사인 오차드원에 매각했다.

 

오차드원에 인수된 후 배달 비중 강화 등에 힘입어 한국피자헛은 2020년 매출이 1197억 원을 기록하는 등 일시적인 반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1000억 원대를 유지하던 매출도 2022년부터 무너지기 시작했고, 2023년 869억 원, 2024년에는 831억 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도 2022년부터 적자 전환해 2024년 당기순손실은 약 273억 원에 달했다.

 

최근 한국피자헛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계획안 제출기한 연장 허가신청을 제출했다. 사진=한국피자헛 홈페이지


#‘215억 배상금 폭탄’, M&A 걸림돌 되나

 

한국피자헛은 결국 2024년 11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현재 삼일PwC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인가 전 M&A를 추진 중이지만, 매각을 통한 경영 정상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최근 확정된 215억 원 규모의 차액가맹금 반환 판결이 향후 매각 과정에서 상당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15일 대법원은 한국피자헛 가맹점주 94명이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앞서 2024년 9월 서울고등법원이 한국피자헛이 점주들에게 받은 차액가맹금 215억 원을 모두 돌려주라고 판결했는데,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가맹점주 손을 들어준 것이다.

 

대법원 판결로 확정된 215억 원 규모의 배상 책임은 우선적으로 한국피자헛 법인에 귀속된다.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한국피자헛을 인수하려는 원매자 입장에서는 인수가격 외에 추가로 떠안아야 할 채무 리스크가 발생한 셈이다. 이번 배상금 부담이 매각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우려는 실제 매각 일정 차질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지난 14일 한국피자헛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계획안 제출기한 연장 허가신청을 제출했다. 이에 법원은 15일, 당초 이달 16일까지였던 제출 기한을 오는 2월 13일로 연장한다고 공고했다.

 

한 달가량 시간을 벌게 됐지만 인수자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피자헛이 차액가맹금 215억 원의 배상 판결까지 받으면서 재무적 부담이 더 커졌다. 인수 희망자 입장에서는 잠재 채무 리스크가 명확해져 선뜻 나서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피자헛은 회생과 매각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지난 15일 한국피자헛은 입장문을 통해 “회생절차 및 매각 관련 절차는 법원의 감독 아래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회사는 채권자 보호, 가맹점 사업의 안정적 운영, 그리고 소비자 신뢰 유지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회생절차의 안정적 진행과 경영 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차질 없이 이행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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