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2021년 이른바 ‘LH 땅 투기 사태’가 불거진 이후 공직사회에 부동산 신규 취득 제한 지침이 마련됐지만, 정작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과 직계가족이 LH 개발사업지 아파트를 매입해 잇따라 지침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위반 사례에 대한 징계는 모두 최저 수위인 ‘견책’에 그쳤다. LH는 위반 사례들이 사전 정보를 이용한 투기가 아니라 장기간 미분양된 아파트를 매입한 경우라며 처분 배경을 밝혔다.
비즈한국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문진석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LH는 2024년과 2025년 각각 사내 부동산 신규 취득 제한 지침 위반 사례를 적발했다. LH 서울지역본부 전문위원(2급)인 A 씨는 2023년 9월 LH 재개발사업지인 경기 성남시 성남중1구역 아파트를 사들였고, 경기북부지역본부 전문위원(3급) B 씨의 자녀 2명은 각각 2024년 7월과 8월 LH 택지개발사업지인 경기 양주시 옥정지구 아파트를 매입했다.
이 같은 지침 위반 행위는 이듬해 LH 내부 감사 과정에서 적발됐다. A 씨는 해당 주택재개발사업 주민대표회의에서 매각을 요청한 보류지 물건 중 미계약된 잔여 아파트를 수의계약으로 취득했다. B 씨는 독립해 생활하던 자녀 2명이 2022년 7월 최초 입주자 모집 공고 이후 장기간 미분양된 아파트를 준공 이후 수의계약 방식으로 취득했다. 공사는 두 사례 모두 지침상 예외적 취득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징계 처분했다.
징계 수위는 가장 낮은 수준인 견책에 그쳤다. LH 인사규정에 따르면 LH 임직원 징계는 견책, 감봉, 정직, 강등, 해임, 파면 순으로 중하다. 이 중 견책은 서면 훈계하는 수준으로, 향후 6개월간 승진이 제한된다. LH 부동산 신규 취득 제한 지침 위반과 관련 징계양정기준을 보면 ‘비위 정도가 가볍고 경과실인 경우’로서 임직원이 관련 업무 분야 등을 취득할 때 감봉~견책 처분을, 타인 명의 등 부정당한 행위로 취득할 때 견책 처분을 내린다.
LH는 2022년 2월 부동산 신규 취득 제한 및 신고에 관한 지침을 제정했다. 이 지침에 따라 같은 해 3월부터 LH 전 부서 임직원과 임직원 배우자, 직계가족 등 이해관계자들은 △LH가 사업 수행을 위해 취득할 토지와 건물 △LH가 분양·공급하는 토지와 건물을 취득할 수 없다. 취득 제한 기간은 공사 사업 참여 사실이 대외적으로 공표된 날로부터 수분양자 등에게 소유권을 이전한 날까지다. LH 사장은 부동산 신규 취득 제한 지침을 위반한 임직원에게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
이 같은 지침이 마련된 것은 2021년 LH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3기 신도시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LH에 따르면 당시 관련 투기 의혹으로 직원 31명이 기소돼 현재까지 18명이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유죄 확정된 직원 4명은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 혐의가 인정됐고, 14명은 농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8명은 무죄 판결을 받았고, 5명은 현재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다.
LH 관계자는 “LH 부동산 신규 취득 제한 규정은 과거 사전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마련됐다. 앞서 적발된 지침 위반 사례는 사전 정보를 이용한 투기가 아닌 미분양 물건을 매수한 사례로 모두 견책 처분됐다”고 설명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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