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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 분리' 시동 건 한화 김동선, '드림파크' 개발 지지부진 속사정

'돔형 테마파크 조성' 1년째 제자리걸음, 2500억 계획 반토막…한화 "사업 방식 조율 과정"

2026.01.26(Mon) 16:23:58

[비즈한국] 한화그룹이 인적분할을 통해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의 유통·레저 독립 경영에 힘을 싣고 있지만, 김 부사장이 직접 챙겨온 인천 드림파크 개발이 1년 넘게 제자리걸음이다. 2014년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추억이 담긴 승마장을 세계적인 테마파크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첫 삽조차 뜨지 못한 채 겉도는 모양새다.

 

2025년 1월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오른쪽)이 인천시와 수도권매립지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에 참석했다. 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제공

 

#구상은 ‘인천판 롯데월드’, 현실은 동네 유원지?

 

2025년 1월, 인천시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드림파크) 일대 개발에 나섰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마땅한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해 표류하던 드림파크 승마장을 세계적인 레저단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한화가 당시 내놓은 계획은 이른바 ‘인천판 롯데월드’였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측은 투자금 2500억 원을 들여 축구장 24개 면적에 달하는 17만 ㎡ 드림파크 승마장 부지에 아쿠아리움과 놀이기구 등을 갖춘 실내 돔형 테마파크를 구상했다. 잠실 롯데월드처럼 초대형 돔 형태의 시설을 구축해 날씨와 상관없이 언제든 즐길 수 있는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당초 일정대로라면 현재 부지 조성과 설계 작업 등이 본격 궤도에 올라 있어야 하지만, 업무협약 체결 이후 1년이 지나도록 사업은 구체적인 확정안조차 나오지 않은 상태다. 현재로서는 당초 계획했던 2027년 준공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사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부지 활용에 따른 공공성 확보 때문이다. 드림파크 부지는 국유지로, 국유지를 활용한 대규모 개발 사업의 경우 정부는 민간 기업의 수익성뿐 아니라 지역 사회 기여도와 공익적 가치까지 함께 엄격하게 들여다본다. 하지만 기재부 민간투자사업 사전 심의에서 이 사업은 ‘공공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단순히 테마파크를 지어 입장료 수익만 올리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을 위한 환원 시설이나 공공 인프라 성격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화는 당초 사업 핵심이던 ‘돔형 실내 테마파크’를 사업안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전면 수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 위주의 실내 놀이시설이 줄어들고, 대관람차나 야외 체험시설 중심의 생태공원 형태로 사업이 변경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전체 실내 돔형 중심에서 실내외 복합 형태로 변경됐다”며 “기존에 계획한 아쿠아리움은 유지한다”고 전했다.

 

MOU 체결 당시 한화가 제시한 드림파크 테마파크 조감도. 돔 형태로 계획했던 사업을 ​현재 ​전면 수정하고 있다. 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제공

 

핵심 시설로 꼽히던 초대형 실내 돔이 빠지면서, 전체 사업비 역시 당초 2500억 원에서 절반 수준인 1100억 원대로 축소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인천판 롯데월드’를 기대했던 지역 사회에서는 사업이 ‘반쪽짜리 유원지’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진다.

 

한화 측은 현재 사업 계획을 전면 수정해 인허가 기관과 사전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와 사업 방식에 대한 세부 협의가 지연됐다”며 “현재 수정제안서 제출 후 인천공공투자센터를 통해 본 접수 전 사전 검토를 받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관건은 앞으로 남은 절차다. 사전 검토가 끝나더라도 KDI(한국개발연구원)의 민자 적격성 심의와 제3자 공모 절차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앞선 관계자는 “KDI 심의 및 제3자 공모 등 민투사업 필수 절차를 이행 중이므로, 2028년 하반기 또는 2029년 상반기 착공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동선, 경영능력 입증할까

 

사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드림파크 개발을 둘러싼 부담이 김동선 부사장에게 집중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이 사업을 추진한 배경에는 김 부사장의 개인적 인연과 관여가 적지 않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있다. 

 

드림파크 승마장은 김 부사장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 승마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상징적인 장소다. 김 부사장은 2025년 1월 수도권매립지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에도 직접 참석해 “2014년 온 국민의 주목을 받았던 아시안게임 개최지에 새로운 랜드마크를 조성할 수 있게 돼 매우 뜻깊다”며 “완전히 새로운 놀이문화 공간을 만들어 이곳이 다시 한번 전 국민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드림파크 개발이 정부의 행정 가이드라인 문턱조차 넘지 못한 채 표류하면서, 김 부사장이 공언한 사업 구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이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4일 (주)한화는 이사회를 열고 테크·라이프 부문을 떼어내 신설 지주회사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 체제로 전환하는 인적분할 계획을 확정했다. 사진=최준필 기자

 

이 사업은 최근 그룹에서 유통·레저 부문을 맡아 독자 노선을 걷기 시작한 김 부사장이 주도하는 대표적 프로젝트 중 하나로 꼽힌다. 한화그룹은 최근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 지주사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 설립을 추진하고, 김 부사장의 유통·레저 부문을 중심으로 계열을 정비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적분할을 김 부사장의 독립 경영 체제 출범으로 해석한다. 이에 따라 드림파크 개발의 성패가 김 부사장의 경영 능력을 평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김 부회장의 사업 의지와는 별개로, 재무 부담 확대가 향후 사업 추진의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최근 아워홈과 안토(파라스파라 서울)를 잇달아 인수하며 외형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2025년 5월 아워홈을 8695억 원에 사들였고, 8월에는 부채 3900억 원을 승계하는 조건으로 유상증자 금액 295억 원을 포함해 약 300억 원에 안토를 인수했다. 연이은 대형 M&A로 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2024년 말 193.3%였던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08.3%까지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재무 부담이 향후 대규모 개발 사업 추진 과정에서 또 다른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측은 드림파크 사업 자금 확보 등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테마파크 민간투자사업 절차를 이행 중이기 때문에 착공이 예상되는 2028년 하반기 또는 2029년 상반기에는 자금 확보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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