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를 오는 5월 10일 시행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유예 종료 시점이 이미 정해진 사안이라며 재연장 기대에 선을 그은 것이다. 이 같은 발언 이후 시장에서는 다주택자가 “중과 시행 전까지 팔아야 한다”는 위기감과 “이번에도 버티면 바뀔 수 있다”는 관망 심리가 맞서는 모습이다.
#”재연장은 오산” 5월 9일 ‘유예’ 종료
이재명 대통령은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유예가 5월 9일에 종료되는 것은 지난해 2월 이미 정해진 것이다. 재연장하는 법 개정을 또 하겠지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비정상으로 인한 불공정한 혜택은 힘들더라도 반드시 없애야 한다”고 적었다. 지난 23일 “다주택자 양도세 면제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힌 지 이틀 만에 양도세 중과 부활을 재확인한 셈이다.
다만 이 대통령은 “지난 4년간 유예 반복을 믿게 한 정부 잘못도 있으니 5월 9일까지 계약한 것은 중과세 유예를 해주도록 국무회의에서 의논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면 5월 9일까지 잔금을 납부하거나 소유권 이전을 마쳐야 하는데, 이날까지 계약만 체결하더라도 유예 대상에 포함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양도세를 무겁게 매기는 제도를 말한다. 현행 양도세 기본세율은 과세표준에 따라 6~45% 수준이지만, 2주택자는 20%p,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p를 가산해 과세한다. 특히 3주택 이상 보유자는 중과한 양도세 75%에 지방소득세(10%)까지 더할 경우 최고 세율이 82.5%까지 오른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시에는 보유기간에 따라 양도차익을 공제하는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도 배제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2004년 노무현 정부 당시 처음 도입됐다. 1가구 3주택자 양도세율을 60%까지 올리는 내용이었다. 이후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자 이명박 정부는 2009년부터 양도세 중과를 계속 유예했다. 그러다 이후 집권한 박근혜 정부가 2014년 이 제도를 폐지했다. 보수 정권으로 바뀌면서 10년 만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규정이 폐지된 셈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2018년 8·2부동산대책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를 되살렸다. 이듬해 4월부터 2주택자에게는 양도세 기본세율에 10%p, 3주택 이상 보유자는 20%p를 가산했다. 이 같은 가산 세율은 2021년 각각 20%p, 30%p로 오르며 지금과 같은 수준이 됐다. 하지만 이듬해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양도세 중과를 1년 유예했다. 이후 유예 기간을 매년 1년씩 연장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다주택자 주택 처분을 유도하는 조치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11월 기준 2건 이상 주택을 가진 다주택자는 237만 7047명에 달한다. 전체 유주택자 14.9%에 해당하는 수치다. 수도권의 경우 경기 56만 659명(13.8%), 서울 37만 1826명(14%), 인천 12만 936명(13.7%) 순으로 다주택자가 많았다. 다주택자 비중은 2020년 15.8%, 2021년 15.1%, 2022년 14.9%, 2023년 15.0%, 2024년 14.9%로 감소 추세다.
#한쪽에선 조급, 다른 쪽에선 관망
현장에서는 다주택자가 호가를 내리거나 세입자 이사비를 얹고 매도를 시도하는 사례가 나타난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 공인중개사는 “일대 다주택자는 세입자 때문에 팔 수가 없는 상황이 많다. 세입자에게 몇천만 원이라도 이사비를 보태주고 5월까지 집을 팔겠다는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노원구 상계동 공인중개사는 “다주택자 의뢰인이 양도세 중과 시행 전까지 꼭 팔아야 되니 신경 써달라는 연락이 왔다. 다주택자 매물 호가는 보통 1000만~2000만 원 정도 낮은 가격에 형성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다주택자 매물이 급증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도 있다. 종로구 평동 공인중개사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거래는 줄었지만 가격은 2억~3억 원 뛰었다. 호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다주택자 급매물은 현재까지 나오지 않았다. 다주택 매물은 비수도권 등 양도차익이 적은 지역부터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원구 상계동의 다른 공인중개사는 “규제 시행과 폐지가 반복되면서 규제가 완화될 때까지 계속 버티자는 다주택자가 여전히 많다”고 전했다.
보유세 강화 등 추가적인 부동산 세제 개편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5일 앞선 발언 이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란 지적에 대해 “팔면서 내는 세금보다 들고 버티는 세금이 더 비싸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보유세 개편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세제 개편이) 마지막 수단으로 제일 좋지 않겠냐”면서도 “안 쓸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 절세 매물은 4월 중순까지 나올 것이다. 하지만 서울과 경기 12개 지역 아파트는 토지거래허가 대상으로, 매수자로서는 전세 낀 갭투자가 어려우니 집주인도 전세 기간에는 팔 수가 없다.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는 다주택자도 많을 것”이라며 “양도세 중과 부활로 시행 전까지는 오름세가 주춤할 것 같다. 이후에는 거래 절벽, 똘똘한 한 채 트렌드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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