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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배우자 주식 백지신탁' 불복 소송 패소

'재경위원' 정보 접근·영향력 행사 가능성 인정…천하람 "법리 판단 받아보고자 소송, 주식은 모두 처분"

2026.02.13(금) 16:13:11

[비즈한국]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배우자가 보유한 주식을 백지신탁하라는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결국 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은 천 원내대표가 당시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위원이었음을 고려할 때 직무관련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사진)가 배우자 보유 주식에 대한 백지신탁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사진=연합뉴스


#배우자가 가진 주식도 ‘직무관련성’ 인정

 

서울행정법원 제14부(재판장 이상덕)는 천 원내대표가 주식백지신탁 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직무관련성 인정 결정 취소 소송을 지난달 29일 기각했다. 소송비용 역시 패소한 천 원내대표가 부담하게 됐다.

 

천 원내대표는 2024년 11월 주식백지신탁 심사위원회가 배우자 보유 주식들에 대해 직무관련성을 인정한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청구했다. 대상이 된 주식은 삼성전자(보통주·우선주), LG디스플레이, 네이버, 미래에셋벤처투자, 삼성중공업, 세종텔레콤, 솔루스첨단소재, 아하, 카카오 등 10여 개 종목이다. 야놀자 1만 주 등 비상장주식도 포함돼 있다. 

 

천 원내대표는 같은 해 5월 22대 국회 입성 후 당시 기획재정위원회(현 재정경제기획위원) 및 운영위원회 위원으로 배정됐다. 주식백지신탁 심사위원회는 천 원내대표가 국가 경제 및 재정 정책 전반을 다루는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위원이라는 점에 주목해 직무관련성이 인정된다고 결정했다. 

 

재경위원은 국가 경제·재정정책, 예산·기금의 편성·집행, 세제 및 조세 부과, 정부물품구매·공급, 공사 계약, 각종 통계 등을 담당하는 재정경제부(옛 기획재정부),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등을 소관하는 의안과 청원을 심사한다. 기업 및 주식에 관련된 광범위한 업무를 관할하기에 심사위원회는 천 의원이 기업 관련 정보에 접근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정보 유용 의심만으로도 위임관계 훼손”

 

천 원내대표 측은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우자 보유 주식 전반에 대해 직무관련성을 폭넓게 인정한 것은 과도하다는 취지로 법정에 섰다. 하지만 재판부는 배우자가 보유한 주식이 자신의 직무와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관련성이 없다는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2차 종합특검법안이 상정되자 천하람 원내대표가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를 신청해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이종현 기자


재판부는 “국가의 근본적인 경제정책결정 및 법률입안 등에 깊숙이 관여하는 고위공직자가 그 직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식을 거래하는 경우에는 당연히 일반국민들로부터 직무집행 중에 획득한 정보를 유용해 사적인 주식거래를 한다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실제로는 직무와 상관없이 순전히 개인적인 경로를 통해 수집한 정보에 기해 그 주식을 거래하였다고 할지라도 일반국민의 입장에서는 외관상 이를 구별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고위공직자의 주식거래의 경우 단순히 부당이득 환수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주식과 직무 간의 이해충돌을 사전에 방지해 그 위임관계가 훼손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가 중시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고위공직자일수록 잣대 엄격해야”…재판 중 주식 전량 처분

 

재판부는 주식을 직접 관리하거나 처분하지 못해 천 원내대표 부부가 받는 불이익이 있더라도, 그보다 공직윤리 확립과 직무 공정성 확보라는 공익이 현저히 더 크다면서 백지신탁 심사위원회의 손을 들어줬다. 천 원내대표가 맡은 재경위원이라는 직책의 특수성은 주요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원고가 해당 직무와 관련해 접하는 정보는 경제 전반에 걸친 것으로 그 범위가 매우 넓고 수준 또한 높으며, 비공지의 고급 정보를 접할 가능성도 상당하다”며 “주가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상당히 크고 그 범위 또한 포괄적”이라고 판시했다. 

 

직무 관련 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하거나 직무상 영향력 행사에 따른 주가변동의 가능성은 막연한 관념적·이론적 우려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구체화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한 사안이라고도 봤다.  

 

개별 주식과 직무 사이의 직접적·구체적 연관성이 실질적으로 심사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배척했다. 재판부는 “직무범위와 권한이 더욱 넓고 커지는 고위공직자에 해당할수록 오히려 개별 주식의 직무관련성이 부정되는 결과를 초래해 주식백지신탁제도의 취지를 몰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천 원내대표 측은 이번 행정소송 중에 이해충돌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논란이 된 주식을 모두 처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천 원내대표 측은 “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법리적 판단을 받아보고자 소송을 제기했으나, 재판 과정에서 주식은 모두 처분 완료했다”고 밝혔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재산공개 대상자 등 고위공직자는 본인 및 배우자 등이 보유한 주식이 30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2개월 이내에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해야 한다. 다만 주식백지신탁 심사위원회로부터 직무관련성이 없다는 결정을 받으면 의무에서 제외된다.​

 

한편 천 원내대표는 같은 날 선고된 ‘10·15 부동산 대책’ 취소 소송에 이어 이번 사건에서도 패소하며 하루에 두 건의 행정소송에서 고배를 마셨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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